[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우승은 우리가 차지한다."
최용수(41) FC서울 감독과 김학범(54) 성남FC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미디어 데이'에서 필승의 각오를 밝혔다.
2014년 대한민국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FA컵 결승에서 서울과 성남이 만났다.
서울은 1998년(당시 안양LG) 이후 16년 만에 FA컵 결승에 올랐다.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성남은 세 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지난 1999년(당시 천안일화)과 2011년 우승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16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FA컵 결승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며 "어렵게 만든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 홈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팬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FA컵 결승에 올라왔다. 굉장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성남일화에서 성남FC로 팀이 바뀐 뒤 많은 팬들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발 더 뛰며 상암벌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과 성남의 상대전적에서는 성남이 39승38무33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2승1무(이상 정규리그 기준)로 앞서 있다.
최 감독은 "최근 FA컵에서 성적을 내지 못해 서울의 존재감이 많이 위축됐다"며 "김 감독님 부임 후 성남은 상당히 끈끈한 팀으로 변했다. 준결승에서도 전북현대라는 무서운 팀을 꺾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순위는 다소 처져있지만 방심하면 큰 코 다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팀의 수비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았다. 골결정력 부분이 다소 아쉽지만 몰리나와 에벨톤이 모두 부상에서 복귀한 만큼 결승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집중력을 가지고 마지막 단판 승부에 임하겠다. 공격수들이 조금 더 과감한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득점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팀이 강등권에 있어서)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정규리그 경기가 매우 중요한데 그렇다고 FA컵 결승을 소홀히 할 수도 없다"며 "로테이션은 불가능하지만 선수들의 끈끈함을 믿겠다. 분명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마 99%의 사람들은 서울의 우승을 전망하고 있을 것이다. 99%-1%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내가 성남에 있을 때는 서울이 우리를 거의 이긴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 저력을 믿고 있다. 23일에도 서울은 성남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선수대표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진규(29·서울)는 "팀이 16년 만에 FA컵 결승에 올라 정말 기쁘다"며 "선수들은 이번 결승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감독님의 지시를 잘 따르기만 하면 우리가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2년까지 서울에서 뛰었던 김태환(25·성남)을 '경계대상 1호'로 꼽은 김진규는 "최근 김태환의 플레이가 상당히 좋다"며 "과거 우리팀에서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잘 막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박진포(27·성남)는 "힘들게 결승까지 올라왔다. 최근 서울 원정에서 승리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잘 준비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며 "전북이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기뻐하는 서울 선수들의 모습을 봤다. 약간 자존심이 상했다. 서울이 강팀인 것은 맞지만 '학범슨' 김 감독님을 믿고 원정 징크스를 깨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서울의 고광민이 요주의 인물이다"며 "결승전에서 옷을 잡아당기는 한이 있더라도 그의 득점을 막겠다"고 전했다.
서울과 성남의 FA컵 결승전은 오는 23일 오후 2시15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우승팀에는 상금 2억원과 트로피 그리고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6라운드(4강) 최우수선수(MOR)로 서울의 김주영(26)을 선정했다.
김주영은 지난달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 상주상무와의 준결승에서 전반 8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서울의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