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5 (목)

  • 흐림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0.3℃
  • 연무서울 5.6℃
  • 연무대전 6.6℃
  • 연무대구 6.4℃
  • 연무울산 9.5℃
  • 연무광주 8.6℃
  • 구름조금부산 11.2℃
  • 구름많음고창 8.3℃
  • 구름많음제주 12.7℃
  • 구름많음강화 6.0℃
  • 구름많음보은 3.9℃
  • 구름많음금산 4.4℃
  • 구름많음강진군 9.8℃
  • 구름많음경주시 9.5℃
  • 구름많음거제 8.3℃
기상청 제공

문화

삶을 담는 그릇, 허벅

URL복사
섬이 만든 그릇이 있다. 옛날에는 최대강우량 지역이면서도 물이 부족했던 제주.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산회토 지형이어서 비가 오면 물이 땅으로 빠져 해안가에서 물이 솟아나기 때문에 물을 길러 해안가 용천수나 봉천수가 있는 곳까지 가야만 했다. 자연히 물을 가득 담은 채 넘치지 않고 운반하기 위한 그릇도 필요했는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배는 부르고 목은 좁은 허벅이다.
이처럼 그릇에는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8월15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허벅과 제주질그릇’전에는 제주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생명수 담는 허벅
허벅은 물을 긷고 다녔던 물 운반용구이다. 배는 부르고 목은 좁으며 ‘물구덕’이라는 대오리(대나무)로 만든 구덕에 넣고 등에 지고 다녔다. 상수도시설이 없던 시절에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그릇’이었다. 제주 사람들에게 물을 운반하는 허벅은 생명수를 담고 다녔던 것으로 그 만큼 의미가 컸다.
이렇게 특수한 생활용기가 만들어지고, 물을 가까이에서 구할 수 없어서 멀리 길러 다니며 물 운반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등짐운반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지질, 풍토, 기후 등 발생배경에 대한 제주도의 자연 인문환경이 문헌과 지도를 통해 볼 수 있다.
이형상(李衡祥, 1653-1733)의 ‘남환박물’, 김정(金淨, 1486-1521)의 ‘제주풍토록’, 이원조(李源祚, 1792-1871)의 ‘탐라지초본’ 등에는 물을 운반하던 시대적 변천 모습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또한 ‘탐라지도병서’, ‘제주도도’, ‘제주십경도’ 등의 지도는 마을 구성의 중요한 요소로 차지했던 물, 그래서 물이 있는 해안가 용천대를 따라 환처럼 촌락이 형성돼 있고 한라산에서 이어지는 내천과 땔감을 풍부하게 구할 수 있는 곶자왈(숲), 조형성을 이루는 무의식적 미감인 수많은 오름 등에 대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장인의 손끝에서 살아나는 조형미
‘좁으면서 배부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허벅을 만드는 장인들 사이에 중요시됐던 문구는 허벅의 조형성을 잘 대변해 준다. 그릇을 생산하는 장인들의 가운데서도 이 허벅을 만들 수 있어야 대장이다. 건애꾼(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은 토림막개로 질흙을 때리고 물레대장은 왼손에 조막, 오른손에 수레착을 잡고 질흙을 두들겨댄다. 이렇게 때리는 것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그릇이 만들어진다.
제주질그릇의 대명사라 할 만큼 크기와 종류 또한 다양하다. 크기가 가장 컸던 바릇허벅, 성인들이 지고 다녔던 허벅, 15~16세의 소녀들이 물 길러 다닐 때 사용했던 대바지(대배기), 그리고 어린아이용인 애기대배기가 있다. 부리의 높고 낮음, 넓고 좁음의 차이에 따라 생김새와 기능이 달랐으며 부르는 이름도 등덜기, 방춘이, 능생이 등으로 세분화됐다.
한 굴(가마)치를 다 만들고 구우면 줄 고르기를 한 후에 등짐으로, 이곳저곳에 팔러 다녔다. 한 줄에 해당하는 그릇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웃통개, 알통개, 허벅, 망대기, 개장태, 소능생이, 대바지, 셋째비장태, 애기대배기, 합단지, 조막단지, 독사발 등이다. 이번 전시는 만들었던 생산자가 사용한 제작도구, 질그릇을 유통시켰던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판매 단위인 한 줄치의 그릇과 당시의 도로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지도를 함께 소개한다.
흙 제품 수요자 줄어 폐요
제주 생활속의 질그릇은 크게 가옥구조로 보는 것과 쓰임새로 보는 것으로 나누어 전시된다. 안방 바로 옆에 위치하는 고팡(곳간)은 씨앗, 햇곡식 등 주로 마른 곡식을 보관하고 ‘칠성신’을 모시며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소중한 공간이다. 이 곳에는 지새항, 씨항, 씨허벅, 삼귀항 등이 전시된다. 장항굽(장독대)은 주로 장류 등 젖은 음식을 보관하는 공간이며 가옥구조 상 외부에 위치하며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규모가 큰 대항, 양춘이, 춘두미, 웃통개, 알통개, 시불통개 등 제주도에서 생산했던 통개류(항아리류)를 볼 수 있다.
쓰임새로 보는 질그릇에는 술을 빚기 위한 도구인 고소리, 두병들이, 바랑 등이 있고 떡을 찌는데 사용했던 크고 작은 시리(시루)가 있다. 시리 중에는 굿시리(사발시리)라 하여 마을제, 당제를 드릴 때 사용했던 아주 작은 것이 있는데, 생활이 넉넉지 않던 시절 정성만은 담아야 했던 제주인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제주의 환경에 알맞게 만들어지고 사용됐던 ‘허벅과 제주질그릇’은 시대의 변천으로 흙 제품의 실수요자가 줄어들면서 급속히 사라졌고 1960년대 말에 완전히 폐요(廢窯)됐다. 현재 남아있는 가마터인 노랑굴과 검은굴의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된 신창현 도공의 허벅을 제작하는 과정을 영상을 통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흙 문화를 만들어낸 한 축에는 제주민속공예가 자리하고 있었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정치

더보기
정청래, 합당 논란에 “전 당원 여론조사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경청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에 대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란에 대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3조(합당과 해산)제1항은 “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때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중앙위원회를 수임기관으로 한다”고, 제4항은 “제1항 및 당의 해산을 결정할 경우, 그 전에 우리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선거의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및 투표를 사전에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이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으로 고가 1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정상화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정 사회와 경제 정의를 파괴해 온 주범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이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 대전환과 대도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다주택자 중과가 1년씩 네 차례나 유예되며 정책 신뢰를 훼손한 과오를 이번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의 희생양이 된 20·30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을 위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6만호를

사회

더보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희망터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교통진흥원)은 지난 4일 희망터 장애인사회적협동조합(이하 희망터)과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일 국토교통진흥원에 따르면 안양 호계동에 위치한 희망터는 성인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직업적응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지역사회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활한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진흥원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식을 기념해 희망터의 인지도 제고 등 홍보를 위해 사용될 팜플렛 1,000부를 제작하여 기증하였다. 기증된 팜플렛은 희망터에 관심이 있는 지역 장애인 또는 희망터 운영에 지원을 희망하는 후원자 대상으로 배포되어, 기관 주요 사업과 활동 내용을 알리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교통진흥원 원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성인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지원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루이스 캐럴 '앨리스' 시리즈 출간... 삽화 편지 등 수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문예세계문학선 신간으로 출간됐다. 앨리스의 모험을 다룬 두 작품, 존 테니얼이 그린 삽화 90여 점에 더불어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초판 출간 직전 삭제한 아홉 번째 장 ‘가발을 쓴 말벌’, 1876년에 앨리스를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를 함께 수록해 앨리스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 독자에게 읽히며 우리의 내면에 싱그러운 색깔을 불어넣는 기념비적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 이야기는 17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무수히 각색돼 상연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아동 문학, 환상 문학의 걸작인 동시에 정체성과 자아, 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적·논리적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의도치 않게 토끼 굴에 들어가며 모험의 첫발을 뗀다. 완전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