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 앞에 무더위라는 변수가 나타났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 오후 호주 캔버라에 입성해 한 차례 공식 훈련을 벌였다.
사전 베이스캠프로 삼았던 시드니의 선선한 날씨와는 달리 캔버라는 무더웠다. 뙤약볕이 뜨겁게 내리 쬐는 통에 10분도 지나지 않아 벌겋게 익기 일쑤였다. 뜨거운 태양이 눈이 부셔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였다.
훈련장에 들어선 선수들의 입에서는 "오우", "휴" 저마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훈련 시작 전부터 물을 찾았고 마신 물은 굵은 땀방울로 곧장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준비한 물과 음료수는 금방 동이 났다.
무더위에 익숙한 중동파 선수들도 캔버라의 뜨거운 태양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카타르 레퀴야에서 뛰고 있는 남태희(24)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았다. 그는 "더운 곳에 있으니 자연스레 표정이 일그러진다"고 말했다.
이명주(25·알아인)는 "중동에 비할 것은 못된다"면서도 "한국의 한여름 날씨처럼 뜨겁고 많이 덥다"고 했다.
캔버라의 1월 평균기온은 최저 13도에서 최고 27도를 오르내린다. 최근 이틀 동안은 낮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나들었다. 건조한 대륙성 기후여서 습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햇빛은 따가울 정도로 강하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캔버라가 아시안컵이 열리는 도시 가운데 가장 더운 곳이다. 멜버른이 가장 남쪽에 있기는 하지만 해안가에 있어 그다지 덥지 않다. 내륙에 위치한 캔버라가 더욱 덥다"면서 날씨 걱정을 했다.
한국은 2015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 가운데 1·2차전을 캔버라에서 치른다. 2경기 모두 낮 경기다.
오만과의 1차전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무더울 때다. 쿠웨이트와의 2차전은 13일 오후 4시에 잡혀 있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땡볕 아래서 경기를 벌여야 하는 부담이 더 크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무더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첫 선을 보인 '워터 브레이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킥오프 60분전 시간·온도·경기장 위치 등을 고려해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무더위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동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추운 겨울 날씨에 익숙해져 있다. 캔버라의 무더위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