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시계는 바삐 돌아가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는 물론 전략 전술을 짜야 하고 상대팀에 대한 정보도 빠짐 없이 챙겨야 한다. 그 중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전력 탐색에 있어 기본이 되는 비디오 분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9일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28일 호주 시드니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뒤 선수단 비디오 미팅만 2~3차례 했다. 주로 훈련이 없는 오전 시간을 활용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메이저 대회인 브라질월드컵 영상을 활용하면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분석했다. 주로 독일·네덜란드 등 좋은 성적을 거둔 나라들의 영상이 비디오 분석의 교재로 쓰였다.
한국이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바로 그 대회에서 가장 빛났던 나라들의 활약상을 꼼꼼하게 되짚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평소 대표팀 소집 때도 스페인 명문 구단인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영상을 편집해 미팅 때 자주 활용하곤 했다.
지난 6일 시드니를 떠나 캔버라에 입성한 뒤에도 비디오 분석은 빼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오전에 한 차례 비디오 미팅을 진행했고, 9일 오전도 계획하고 있다.
시드니에서의 일주일 동안 2~3차례 했던 것을 비교할 때 횟수가 더욱 잦아진 것이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일반적인 비디오 미팅의 경우 대표팀의 경기 영상을 돌려보며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가리는 편이다. 다른 나라나 클럽의 영상은 참고로만 언급할 뿐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와는 다르게 다른 나라의 영상을 교재로 활용, 선수들에게 색다른 동기를 부여한다.
단체로 돌려볼 시간이 없을 때는 개인적으로 비디오를 돌려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디오 분석관을 통해 각종 자료를 준비하게 한 뒤, 선수들에게 USB를 통해 제공한다.
이청용은 "기성용을 포함해 대표팀 여럿이 팀에서 준비한 비디오 자료를 많이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은 슈틸리케 감독이다. 꼼꼼한 비디오 분석이 목표 달성에 충분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