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사상 초유의 CCTV 사찰로 최악의 1년을 보냈던 롯데 자이언츠가 명예회복을 약속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5년도 시무식을 열고 새해 출발을 알렸다.
시무식에는 괌에서 재활 훈련 중인 강영식 등 일부 선수들 외에 선수단 전원이 참석했다.
화두는 '명예회복'이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성적은 차치하더라도 선수 불법 사찰로 비난의 중심에 섰던 롯데는 올해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창원 대표이사는 "지난해에는 내부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롯데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렸다. 다수의 팬들은 여전히 마음을 닫고 있다"면서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 지난 시련은 발전의 계기이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선수단과 임직원 모두 심기일전해 팀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롯데는 사건이 터진 뒤 대표이사와 단장을 모두 교체하며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이종운 신임 감독 선임을 통해 선수단 구성에도 변화를 시도하며 새 출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항상 선수들의 기본자세를 강조하시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여주시는 이종운 감독님을 통해 올해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와 베스트플레이를 기대한다"면서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가꾸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롯데는 올해 캐치프레이즈를 'Restart 2015, 다시 뛰는 거인의 심장'으로 정했다. 팬들의 마음을 되찾아 다시 한 번 사직구장을 팬들로 가득 메우겠다는 각오가 담긴 문구다.
이 대표는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거인이 되어 보자. 거인의 심장박동 소리가 사직의 함성을 뚫고 관중에게 들릴 수 있도록 가슴 뛰는 야구를 해보자"면서 "처음 프로선수가 되었을 때의 마음가짐과 초심을 되새기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2015년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앞에 선 이종운 감독은 "4할을 치고 20승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하고 좋은 선수는 결국 우승팀에 있다. 그런 팀이 되자"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한 "선수들이 프로 자세는 있는 것 같지만 휴식에 대한 자세는 부족한 것 같다. 훈련도 중요하지만 왜 쉬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면서 "또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돈을 받고 뛰는 것이 프로 선수인만큼 걸맞은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고 좋은 휴식과 책임감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이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 힘들었던 지난 시즌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승수나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무장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롯데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신으로 현재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아카데미를 총괄하는 써니 오(한국명 오선효) 원장을 초빙,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심리학 관련 서적인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저자 양창순 박사)를 선수들을 위해 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