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27년 묵은 恨 풀어줬으면…" 김봉수 GK코치의 바람

URL복사

[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굴곡졌던 한국 축구사 만큼이나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수들의 개인적인 사연도 많다. 

축구대표팀 슈틸리케호의 김봉수(45) 골키퍼 코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김 코치는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 준우승의 한을 품고 있다. 한국이 지난 26일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을 때 언론에 거론된 바로 그 27년 전 대회다.

한국은 1988년 대회를 끝으로 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번번이 8강 혹은 4강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김 코치는 선수로 한 번, 지도자로 또 한 번 결승을 밟게 됐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로 좀처럼 누리기 힘든 값진 경험을 앞둔 김 코치는 이를 두고 운명 또는 숙명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2015년 현재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 당시의 준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호주와의 결승전을 사흘 남겨둔 28일 그는 취재진과 만나 27년 된 추억을 끄집어냈다. 빛바랜 앨범에서 발견한 오래전 사진처럼 반가우면서도 설렘을 떨치지 못했다.

당시 18세로 고려대 1학년에 재학중이던 김 코치는 하늘 같았던 선배 조병득(57)에게 밀려 벤치만 지키다가 우연한 기회로 딱 한 번 골문을 지켰다. 

당시 조병득이 경고누적으로 이란과의 조별예선에 나올 수 없자 김 코치가 장갑을 꼈다. 그리고 다시 벤치로 돌아가 대선배들의 활약을 응원했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을 2-1로 꺾고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났다. 0-0의 팽팽한 흐름을 깨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3-4로 져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 뒤로 한국은 27년 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는 너무 어려 결승전이 갖는 의미를 잘 몰랐었어요. 내가 국가대표가 됐다는 것이 마냥 좋았을 때였죠."

김 코치는 당시의 솔직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선배들 잔심부름을 하는 것이 힘들었고, 엄격했던 선후배 사이가 어려웠다. 황선홍(47) 포항스틸러스 감독과 김봉길(51) 전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유일한 또래였다. 

27년 전 풋내기였던 그와 불혹의 나이를 지나선 지금의 그가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는 전혀 다르다. 결승 진출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누구보다 우승이 더 간절하다.

김 코치는 "여기 오니 감회가 새롭다. 선수로 왔을 때와 코치로 온 지금과는 기분이 상당히 다르다"면서 "당시는 어려서 몰랐었는데 지금이 우승에 대한 마음이 훨씬 간절하다"고 말했다.

27년 전 그 자신이 서 있던 자리는 현재 제자인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버티고 있다. 직접 그라운드 위에서 뛸 수 없지만 김진현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 있다. 

자신이 맛보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도 김진현을 통해 간접 경험을 했으면 하는 마음 역시 간절하다. 김 코치는 "(김)진현이가 너무 잘 해주고 있어 다행"이라며 웃어 보였다.

27년 전 낯선 카타르 땅에서 보낸 한 달. 고향이 그리워, 또 준우승이 아쉬워 흘렸던 눈물을 간직하고 있는 김 코치는 어렵게 잡은 우승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는 그의 표현대로 운명인지 숙명인지 모른 채 끌려온 아시안컵 결승 무대를 앞두고 "마무리를 잘 하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공간자산이 사회적 불균형을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ESG 공간자산 경제학’을 펴냈다. 박운선 저자의 ‘ESG 공간자산 경제학’은 공간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불평등의 구조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 전략을 집약한 책이다. 저자는 토지·건물·도시·기후·금융 등 다양한 공간자산이 사회적 불균형을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이를 ESG 원칙에 기반한 정책과 기술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통합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공간의 경계를 허물자’는 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정책·기술·거버넌스 전략으로 구체화돼 있다. 공공자산의 공정한 배분, AI 기반 공간분석, 디지털 금융포용, 민관학 협력 플랫폼, 그리고 포용적 도시계획 등 다양한 해법이 단계적으로 담겨 있다. 이 책은 학계, 정책실무자, 기업, 시민 모두가 ESG 관점에서 공간자산을 새롭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경제학적 안내서다. 자산 격차, 도시 불평등, 세대 간 부의 대물림 문제 등 우리 사회의 핵심 난제에 정면으로 다가간다. 경제학박사며 부동산경제학박사(국내 1호)인 박운선 저자는 경제학과 부동산경제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정책 연구 및 자문 활동을 해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