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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옛돌박물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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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돌에 묻어나는 역사의 향


한민족 석조문화재의 보고(報告) 세중 옛돌박물관



 



그는 지금 이곳에 아니 계시옵니다. 육신을 떠나 그의 영혼은 시간 속으로 시간속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혼자서 돌이 되었습니다.

시간으로의 여행. 5500여평 부지에 87종, 약 6천여 점의 전통 석물들을 모아 전시한 세중옛돌 박물관은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위치하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과거로의 여행을 묵묵히 권하고 있다.

귀여운 얼굴로 길가던 나그네의 발길을 붙들던 동자석·신당과 남근석, 우스꽝스런 표정의 장승과 벅수, 왕릉과 사대부가의 묘를 지키던 석수,
연자방아·돌하르방등 이제는 어쩌면 한국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는 우리 옛 돌조각품들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 양지리 계곡 깊은 골에서 그들만의 옛 이야기를 나누며, 어설픈 서양문화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잃어버린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의 모습과
표정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오랜 인고의 풍상을 세월의 무게 가운데 얹어 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석조유물 박물관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라는 지명처럼 양지바른 계곡 속에 부끄러운 듯 자리하고 있는 세중옛돌박물관을 들어서면 어느 이름모를 석공의 손끝에서
다듬어진듯한 석상들이 천년 세월을 간직한채 무뚝뚝하면서도 따스한 표정으로 반기고 있다. 화려한 문양과 수려한 형태를 자랑하는 다보탑은 아닐지라도,
세련된 예술가가 숨막힐듯한 기교로 밀가루 반죽처럼 주물러 놓은 유명한 조각품은 아닐지라도, 이곳의 석조 유물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욱 따사로운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이들을 쪼아낸 옛 석공들의 체온이 흐르고 있어서는 아닐까?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세중옛돌박물관은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으로서는 그 규모가 비교적 크지만, 워낙 수집된 유물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5,500평이라는 규모조차 작아 보일 정도다. 전시된 유물은 그 기능에 따라 민속신앙 관련 유물과 불교문화 관련 유물, 문묘와 관련된 유물,
지킴이 관련 유물 및 생활유물등으로 나뉘어 입구에서부터 「제 1전시관」을 시작으로 「제 14전시관」까지 14개의 전시관으로 구분지어, 울창한
숲과 계곡 가운데 전시해 놓았다.

이중에서 신석기 시대에서 철기시대에 이르는 각종 석기유물들을 갖춘 「제13전시관」은 유일하게 실내전시관으로 되어 있으며, 특히 2001년
7월 1일에는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문화재 70점을 환수하여 특별 전시함으로써 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 박물관의 설립자는
(주)세중의 천신일(60)회장으로 그가 전통석조유물들을 수집하게 된 동기도 재미있다.

그는 원래 백자와 목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1970년대말 우연히 인사동에 나갔다가 우리 석물사진 27점을 놓고 고미술상 주인과 일본인이
흥정하는 현장을 보고 항의하던 중 그 석물을 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우연히 시작된 돌 조각품 수집벽은 그후 20여년간 무려 6천여
점의 유물들을 모으게 되었고, 이제는 사재를 털어 국내 최초로 석조유물박물관을 세우게 된 것이다.


일본 유출 문화재 환수

이국의 낯선 땅에서 수십년을 한스럽게 보내온 문인석과 무인석·동자석 등의 옛 돌조각품들이 이제는 긴 여정을 마치고 고향땅으로 돌아와 미소짓고
있다.

2000년 10월 25일 정호영 전국방부 장관과 이건 한일친선협회 부회장등, 한·일양국 관련인사들의 협조로 일본인 소장자 쿠사카 마모루(日下守)씨로부터
환수하여 국내로 들여온 유출문화재는 문인석63점과 무인석 1점, 동자석 6점 등 모두 70점에 이른다.

능묘(陵墓)주위에 석물(石物)을 배치하는 풍습은 중국전한대(前漢代, BC206∼AD24)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는 당(唐)의 영향을
받아 8세기 중반 경에 능묘제도가 정비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고려시대에도 신라의 영향을 받아 능묘앞에 석인(石人)과 석수(石獸)를 세웠으며
조선시대에도 능묘앞에 석물이 배치되어 우리나라 특유의 묘제(墓制)로 정착되어 왔다.

일본에서 환수해 온 문인석은 조선 전기(前期) 양식인 복두공복과 조선 후기 양식인 금관조복(金冠朝服)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몇 점은
조각기법이 정교하고 규모도 커서 상당한 신분의 사대부가문 묘역에 세워졌던 유물로 추정된다. 무인석은 무장을 하고 칼을 든 석인으로 문인석에
비하여 숫적으로 많지 않아 구분하기 쉽다. 이번에 환수된 무인석은 관모형식이나 두손을 아랫배에 모으고 서 있는 모습 등에서 고려후기 복식의
특징을 나타내 주는 귀한 자료로 여말 선초(麗末鮮初)시기 석인의 형식을 보여 주고 있다.

문의: 031)321-7001(월요일 휴관)







석조유물 테마박물관으로 육성하고파

(주)세중 천신일 회장


-
언제부터 석조유조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젊은 시절부터 우리 고미술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주말에 시간이 나면 인사동이나 장안동 고미술 거리를 찾아다니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백자나 서화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인사동에서 우리 석물이 일본인에 의해 흥정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 일본사람이
돌아가고 난 다음 주인을 설득해서 우리 석물들을 대신 사들이게 되었으며 그후부터, 우리 석조유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이렇게 시작한 석물수집이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제법 많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비록 취미로 시작한 수집활동이었지만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박물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또,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교육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 어떤 방법으로 수집했는가?

석조문화재를 수집하기 위해 다녀보니 의외로 국내에서는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족하고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이 우리 석물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외국인들에게 팔리고 있었고 특히, 일본인들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하였는데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즉, 정식으로 허가를 가진 골동품상들로부터 합법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로 일부는 알려진 소장가들로부터 사들이거나 기증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이러한 환수 활동은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나의 이런 행동이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우리 모두가 우리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회적 기풍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박물관의
기능을 강화하여 석조문화재 연구장소를 제공하고 석조유물에 대한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테마 박물관으로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김승호 기자 www.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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