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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집]국정원 대선개입 ‘유죄’…원세훈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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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선거운동 목적성’ 인정…대선후보 확정 기준으로 ‘선거법 위반’ 판단
425지논·시큐리티 파일 증거능력 인정…‘트윗글’ 대량 증거로

[시사뉴스 강신철 기자]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원세훈(64)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가 1심과 달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데에는 ‘선거운동 목적성’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정원의 댓글 및 트위터 활동의 흐름을 ‘시점’에 따라 분석하고 이를 단순 정치개입과 선거운동을 구분하는 판단 근거로 삼았다.

◆국정원 심리전단, 2012년 8월 20일 이후부터 선거법 위반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20일을 기점으로 그 이후의 국정원 사이버 활동 대부분을 선거운동으로 봤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온라인 글 게시 및 댓글 활동, 트위터 활동을 '정치글', '선거글'로 양분해 분석한 결과 해당 시점에 따라 국정원 활동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판부는 줄곧 선거글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정치글이 2012년 7월 이후 선거글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부터 정치글과 선거글의 절대 건수가 급증했으며, 국정원의 트윗활동 역시 선거 국면과 연동돼 활동했다고 봤다.

재판부 분석에 따르면 국정원의 전체 사이버 활동 중 정치글 비중은 2012년 1월 95%였지만 2012년 7월 50%로 낮아져 선거글과 동일한 비중이 됐고, 같은 해 8월에는 선거글 비중이 77%를 차지했다. 대선이 치러진 같은 해 12월에는 선거글 비중이 무려 83%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2012년 8월20일 이후 선거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하게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치 관련 글과 선거 관련 글의 비중이 바뀌고 선거글의 절대적 양이 현저히 많아지는 것은 사이버 심리전단이 의도하는 바가 현저하게 바뀌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즉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단이 '의도'를 가지고 선거글의 비중을 높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거운동’ 트윗글 13만건…‘425지논’ 등 선거 개입 목적성 입증 결정적

한편 항소심 재판부가 이처럼 폭넓은 분석을 통해 국정원 심리전단의 선거운동 목적성을 인정할 수 있었던 데에는 1심에서 배제됐던 13만여건의 선거 관련 글이 추가로 증거채택된 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해당 글들은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 직원인 김모씨의 이메일에 첨부돼 있던 '425지논', '시큐리티' 파일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출된 것이다.

425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에는 사회적으로 논쟁이 됐던 이슈들의 날짜별 정리목록과 함께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22명의 이름 앞 두글자와 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목록이 기재돼 있었다.

1심 재판부는 이에 관해 이메일 계정 관리자인 김씨가 해당 파일을 작성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을 부인했었다. 때문에 시큐리티 파일에 담겨 있던 트위터 계정들과 해당 계정에서 파생된 트윗글은 1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되지 못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와 달리 “국정원 직원들은 부서 간 차단 원칙으로 인해 다른 부서의 현재 인원을 정확하기 알기 어렵다”며 “시큐리티 파일은 심리전단 안보5팀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시큐리티 파일엔 트위터 활동과 함께 김씨가 활동한 날짜와 활동지역 등이 기재돼 있다”며 “이는 시큐리티 파일 작성자가 김씨임을 드러내는 명백한 정황”이라고 해 그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200여개의 트위터 계정을 추출했고, 이들 계정과 '트윗덱'으로 연결된 계정 422개 및 다른 직원들의 이메일에 기재된 계정 등을 종합해 총 716개의 트위터 계정을 국정원이 업무상 사용한 계정으로 봤다.

재판부는 이들 계정에서 생성된 트윗·리트윗글 중 총 13만여 건이 18대 대선과 관련된 글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가 새로이 인정한 증거를 통해 추출된 수많은 트위터 계정과 이로부터 생성된 선거 관련 트윗글, 이에 대한 시점별 분석은 '국정원이 선거개입 목적을 가지고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했다'는 종합적인 결론을 도출해냈다.

원 전 원장은 이로 인해 부당한 정치개입을 행했을뿐만 아니라 대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국정원 직원들을 동원해 재직기간 내내 위법행위를 저질러왔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심리전단 활동’ 선거영향 미친 적극적 행위로 판단

재판부는 이 외에도 8월20일 이후 국정원의 트윗글 등의 '내용'이 선거 판세 및 쟁점에 따라 변화를 보였다고도 봤다.

구체적으로는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후 국정원 트위서 계정에서 야권의 유력 후보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에 대한 룸살롱 의혹에 대한 우파 논객들의 글을 리트윗한 점이 예로 제시됐다.

또 국정원 선거글 내용에서 줄곧 높은 비중을 차지해왔던 안 의원에 대한 글이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이 같은 논리를 뒷받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안 의원이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하자 종전 선거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안 의원 관련 글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이와 비교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반대 취지 글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국정원의 트위터 글이 중대한 선거쟁점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판시했다.

이 외에도 대통령 후보 토론 직후 이정희 당시 후보와 옛 통합진보당을 반대하는 글이 국정원 계정에 빠르게 리트윗된 점 역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를 통해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 확정 이후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단이 단순한 국정 홍보를 넘어서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활동을 해왔고, 그 활동 양상에 비춰 목적 또한 추단할 수 있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앞서 1심 재판부가 “선거운동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 전 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를 선고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1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원 전 원장이 재직기간 내내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등을 통해 정부여당의 정책을 옹호하고 정치활동에 관여하라고 지시한 점은 인정했지만 18대 대선 기간에 이 같은 행위를 지속했다고 해서 당연히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맥락에서 국정원이 사이버 활동을 통해 특정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요건으로 들면서 “(선거운동의 목적성이 있다기보다는) 북한의 사이버 공간 대남 심리전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팀 증편 등 활동을 했다는 변소가 훨씬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시점별 분석이라는 세밀한 방법을 통해 “사이버 활동이 이뤄진 시점과 당시의 상황, 활동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킬 목적이 미필적으로라도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이 같은 논리는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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