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어닥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장으로 하반기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될 조짐이다. 을삼성경제연구소의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19일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할 계획이었으나 그대로 유지하거나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꿀 수 있으며 국내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양상으로 봐서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진단하고 "이번 사태는 금리, 환율, 주가 등 금융부문과 심리지표에 반영되다가 실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그룹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현재는 충격이 금융변수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는데, 시차 등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이 개발도상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과거처럼 외국자본의 유입이 안되고 실물경제가 둔화되면 한국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당초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4.4%를 상향 조정하려 했었는데, 보류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봤었지만, 그렇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허 본부장은 "당초에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벌어지는 사태는 훨씬 심각하다"면서 "이렇게 되면 호조세를 보였던 투자도 위축될 것"고 말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올해 4.4분기에는 실물경제에도 어느 정도 충격이 갈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4%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은 이번 사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면서 비교적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물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당분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겠지만 실물쪽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미국경제가 예상외로 위축되면 수출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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