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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이닉스, ‘방향타’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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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방향타’를 찾아라


매각이냐 독자생존이냐… 사업분할 방안, 새로운 실마리 찾을 수 있을까





자생존이냐, 매각이냐를 놓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문제가 ‘사업분할안’이라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지난 5월9일 하이닉스반도체는 이사회를 열어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가 결의한 사업분할안을
수용한 것.

하이닉스 이사회는 이에 앞서 지난 4월30일 마이크론과의 양해각서(MOU) 동의안을 부결시킴에 따라 사실상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리지와의 매각을
결렬시켰다.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는 독자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데 반해, 정부와 채권단은 이사회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신규자금이
지원되지 않으면 독자생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내 양측이 상반된 견해차를 나타냈다.

이사회가 사업분할안에 동의했더라도`분할 이후의 해법에 관해서는 채권단과 회사, 노조, 소액주주 등 이해 당사자간의 시각차가 여전하다. 현상유지에서
분할로 `형식논리만 바뀌었을 뿐,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어 분할 이후의 처리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사업분할안, 어떻게 이루어지나

하이닉스 사업분할안의 핵심은 메모리 부분과 비메모리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부문이 70%, 비메모리
부문이 15%, 기타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채권단측 관계자에 따르면, 메모리(유진공장과 팩키징.테스팅부문 별도 분할.분리 검토), 비메모리, TFT-LCD, 그리고 기타부분으로 나누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방법은 생산공정이나 인력운용, 매각 용이성 등을 따져볼 때 현단계에서 가장 적절한 분할모델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할방법론에 있어서 자산과 부채를 어떤 기준과 비율로 나눌 것인지도 문제다. 현재로서는 부채탕감 등 전체적인 채무재조정 계획과 맞물려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하이닉스는 총자산이 13조4,700억원에 총부채가 8조4,800억원에 달한다. 이중 메모리부문이 영업자산 7조300억원, 영업부채
7,600억원이고, 비메모리부문은 영업자산 1조7,000억원, 영업부채 3,000억원이다. 나머지 비영업부문은 자산 4조7,400억원,
부채가 7조4,200억원이다.

하이닉스 주변에서는 매각할 사업부문의 부채를 낮추고 청산대상이 될 사업부문에 부채를 몰아넣어 사실상의 부채탕감 효과를 거두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비메모리 역(逆)분리,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안과도 골격이 비슷하다. 매출기준으로 사업별 비중을 따지더라도 메모리가
70%로 가장 크며, 나머지 부분 중 비메모리 15%, TFT-LCD 10%, 기타 비영업부문 5% 순이다.

현재 분할방안을 컨설팅할 외부전문기관으로는 모건스탠리와 도이치방크 등 7∼8곳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사는 분야별 경쟁력 여부를
중심으로 한달 정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채권단의 요구안이 표면상 이미 마련한 구조조정방안과 큰 차이가 없는데다
법정관리 등 급한 불을 끌 수 있어 이번 사업분할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독자생존,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변수

정부와 채권단이 이 사업분할안을 제시한 것은 사실상 매각을 위한 조치로 보이나, 하이닉스측은 독자생존을 위해 이 안에 동의한 것이다. 회사측이
주장하는 독자생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가격의 흐름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주력 128메가 D램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측에 근심을 더하고 있다. 사업분할안이 알려진 5월9일 오후 아시아 현물시장에서는 D램가격이 전날보다 9.9%
폭락한 2.20 달러(평균가)를 기록한데 이어 다음날인 5월10일 오전장에서 5% 하락, 2.0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1일 오전
아시아현물시장에서 거래된 D램들 가운데 SD램과 DDR이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D램은 보합세를 유지한데 이어 올들어 최고치인 지난 3월5일의
4.38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2달러선도 지난 12월25일 이후 4개월여만에 붕괴될 조짐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 익스체인지는 “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결렬 직후 D램 시장에 서서히 충격파가 밀려드는
분위기다. 올들어 급피치를 올리던 D램 가격이 3월초부터 `단기조정을 받던 와중에 협상결렬이라는 악재를 맞고 하락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D램 현물시장 하락세가 심화된 것은 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이 결렬된데 따른 심리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과연 협상결렬이라는 악재가 D램시장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의 여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적 여파에 그칠
뿐, 중장기 관점에서 D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협상결렬은 공급과잉을 해소하려는 D램업계 내부 구조조정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황이 예상보다 훨씬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사업분할안… 독자생존이냐, 매각용이냐

하이닉스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가 제의한 사업분할방식에 대해서는 일단 하이닉스측과 노조, 소액주주 등 모두가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사업분할
자체는 회사측의 독자생존안에도 들어있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안은 정부, 채권단, 이사회가 한배를 타고 가는 듯한 인상을 갖게 했다.
이사회측은 분할 이후 독자생존 추진이라는 `명분을 살렸고, 정부와 채권단은 더이상의 파행상태를 피해보자는 `실리를 취하면서도 메모리부분
매각의 길을 열어보겠다는 의지가 한 배를 탄 것이다. 물론 분할의 `대전제가 다르기는 하지만 회사정상화 차원에서는 적정한 타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결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정부, 채권단과 이사회의 생각은 정반대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를 두고 “하이닉스 이사회
분할안 동의는 법정관리에 안가고 처리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면서 "이는 독자생존안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하이닉스측 관계자는 “분할 이후 핵심사업인 메모리부문을 살리고, 비메모리부분 등은 매각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이사회가 사업분할안에 동의하면서 “구조조정특별위원회가 수립한 구조조정방안에 대하여는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도록 하였으며...”라고 밝혀 정부, 채권단 주도로 이뤄질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사회가 제동을 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채권단은 상대적으로 매각 가치가 높은 메모리를 팔기를 희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으로서는 실사를 어떻게 해 매각대상을 어느
것으로 하느냐가 관건인데 아직까지는 메모리 사업부문의 매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어떤 식으로든 메모리부문에 대해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인 반면, 하이닉스측과 소액주주, 노조 등은 메모리부문은 독자정상화시키고
나머지 부문을 매각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와 노조의 움직임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메모리부문 처리방향이 독자생존과 배치될 경우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소액주주모임은 “하이닉스반도체의 강압적 매각추진 및 채권단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및 대책”을 강구하며 국회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 하이닉스 노조와 소액주주들은 “오는 6월1일 채권단이 전환사채를 출자전환해 대주주가 되려고 할 경우 강경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수영 기자 cutejsy@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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