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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YS 붙들기, 한나라는 노-YS 떼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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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YS 붙들기, 한나라는 노-YS 떼놓기


주당
노무현 후보에 이어 한나라당에서도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후보로 확정됨으로써 이제 정국은 노무현, 이회창 두 후보의 대결을 기본 축으로 하는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진입했다. 여기에 이인제, 박근혜 의원 등 제3후보의 출마 여부에 따라 향후 대선 판도는 ‘2강+알파’의 다자 구도로
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먼저 ‘민주개혁연합 정계개편론’을 들고 나오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YS)과의 접촉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이들 사이를 떼어놓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지난 1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시장 공천문제와 관련해 ‘YS의 의중’을 크게 강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추천하는
인사를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 후보는 전날 YS와의 회동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 한이헌 전 의원, 문재인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고
공개했다. 변화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노 후보의 마음이 박 의원에게 기운 듯 하다.

그러나 박 의원을 공천하려면 일단 박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과 민주당 입당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경우 이는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또 PK(부산-경남)지역의 지방선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노 후보의 입장에서는 YS 냄새가 가장 많이 나는 후보를 선택하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YS가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노 후보는 YS의 결단 시기와 관련, “충분히 숙고하시고 품위있는 격식을 갖추어 답변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YS에게
최상의 예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노 후보의 영남권 돌파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YS’임이 확인된 셈이다.

그는 “YS가 지지의사를 확인해 주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분이 정치적 결정은 신중하게 하시지 않느냐”면서도 “결국은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개혁연합’ 방식의 정계개편 주장에 대해서도 “YS가 동의하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동서화합론’을 설명했더니
YS가 “그래야지”라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YS구애작전에 대해 한나라당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노 후보가 YS를 비난했던 발언 12선’을
내놓고 이들 사이를 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영삼은 부산 시민의 자존심을 팔았다. 정계에서 은퇴하고 용서를 빌라”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더니 정작 굴에 들어가서는
호랑이 젖이나 빨고 있는 사람이 있다. 김영삼 씨는 그것도 모자라 호랑이 새끼들과 젖꼭지 다툼이나 하고 있다”는 등 노 후보의 과거 발언들이다.


노 후보 지지모임인 ‘노사모’ 사이트에서도 노 후보의 YS 방문을 놓고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노 후보의 ‘민주개혁연합론’에 대해 그의
지지자들 간에도 ‘현실적 선택’이라는 찬성론과 ‘신 지역주의’라는 반대론이 맞선 채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노 후보가 지난 4월 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이 논란은 노 후보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노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www.knowhow.or.kr)에는 전날의 노 후보와 YS와의 회동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YS에게 시계를 보이며 아양을 떠는 노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불쾌했다”며 “노풍(노무현 바람)은 안착된 현실에 고개 숙이라는
바람이 아니라, 그것을 바꾸라는 바람”이라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민주대연합론은 개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며 “87년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에 기대려는 것이고,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오히려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노 후보가 YS의 가신인 박종웅 의원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검토중이라는 소식에 대해 “박 의원은 노 후보의 대언론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물이다”며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노 후보의 정치적 행보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수백만 표와 대선 승리를 생각하자”며 노 후보를 이해 혹은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찬성론자들 중에는 “노 후보의 YS 방문은 영남 표심 확보 차원을 넘어, 그 지역에 잠재되어 있는 민주 열정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 YS측 당사자들은 민주당 노 후보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는 반응이었다. YS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지난 1일 “YS가 그동안 ‘대선후보자에 대한 지지 여부는 지방선거 후에 밝히겠다’고 말해왔다”며 “그런 입장은 계속 유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이어 “YS가 부산시장 선거 후보자를 낙점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면서 “노 후보가 급하다 보니 낙점 얘기를 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YS측 관계자는 “박 의원이 노 후보의 공천으로 선거전에 나가 만약 패배하면 YS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될텐데 YS가 그런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문제가 당장에 가시화하지는 않을 듯 하다.

그러나 이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제안한 ‘민주개혁연합’ 정계개편이 첫 고비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의 박종웅 의원의 거취문제가
곧 가부간 결론이 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시장 후보를) 수일내에 결정하겠다”며 “늦어도 주말까지(12일)”라는 일정을 제시했다.


만약 박 의원이 탈당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정계개편 흐름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 노 후보의 한 핵심 측근은
“YS에게 추천한 3인은 상도동과의 교감 끝에 선정한 것”이라며 “한나라당 경선이 끝나는 9일 이후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민주계 중진의원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아직 분명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박 의원 본인은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출마할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도 YS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YS가 고심중이라고 박 의원은 전했다.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패배할 경우 YS의 부산-경남 지역에 대한 영향력은 급격히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박 의원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노 후보가 추진하는 정계개편도 멈칫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 후보는 “만약 안되면 부산지역 민주화 세력과
함께 저희들의 길을 갈 것”이라며, 거듭 YS측의 결심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국 주도의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부산시장 후보 추천에 대해 계속 침묵하고 있기 때문에, 노 후보측은
애를 태우고 있는 상태다. YS가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명확한 입장 표시를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민주당 내외의 역풍도 만만치 않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이 자민련과의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노 후보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민주개혁연합론이
3김 정치의 부활로 비쳐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 184호 여론조사에서는 ‘민주개혁연합 정계개편론’에 대해 반대(61.7%)가
찬성(25.2%)을 훨씬 앞질렀다.

따라서 향후 정국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와의 관계 설정, 바로 코앞에 닥친 6.13 지방선거의 결과, 그리고 이인제, 박근혜
의원 등의 행보에 따라 크게 변화할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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