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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못 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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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못 해 살아요”


신용카드빚 갚기 위해 대환, 일본계 사금융, 사채까지 끌어들여…

그러나 느는 것은 빚뿐




용카드빚을 갚기 위한 매춘, 강도, 심지어 살인까지. 대체 왜 사람들은 이런 극단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경기도 광주에 사는 최모(31, 여) 씨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 “내심 이해가 간다”고 말한다. 최씨에게는 신용카드사에만
빚이 4,000여만 원 있다. 부도를 막기 위해 신용카드를 발급 받아서 급한 불을 끄려다가 진 빚이다. 그 외에도 최씨에게는 일본계 카드대출업체에
갚아야 될 돈이 1,000여만 원, 사채업자들에게 갚아야 될 돈이 또 1,000여만 원 있다. 제대로 코스를 밟은 셈이다. 높은 은행문턱을
넘지 못하고 신용카드에, 그 다음은 일본계 대출카드에, 마지막으로 사채에 손을 댄 것이다. 돈을 받아내기 위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채권단에
시달리는 그녀는 “아이들 때문에 차마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간이 졸아들어요”


IMF 이후 건설경기는 영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덩달아 신축건물에 전기배선사업을 하는 최씨네의 사정은 날로 악화되어 갔다. 자재를
구입하느라고 지불한 어음의 만기일은 시시각각 다가왔다. 은행에 찾아가 융자를 신청했지만 담당자는 손사래를 칠 뿐이었다. 할 수 없이 최씨는
신용카드를 발급 받았다. 남편에게는 돈문제로 신경쓰게 하고 싶지 않아 모든 카드를 최씨의 명의로 했다. 신용카드의 자격심사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아 발급 받기가 수월했다.

“가판에서 아줌마들이 짚어주는 것만 체크했더니 신용카드가 발급이 되었어요. 만약에 신용카드사에서 카드발급자격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왔다면,
카드 발급은 생각도 안 했을 거예요.”

그렇게 해서 발급 받은 신용카드가 다섯 장. 서로 돌려막기를 하며 일단 위기를 넘겼지만, 사업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점차 증가했고, 돌려막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카드사 한 곳에서 연체가 발생하자 다른 카드사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하나둘 서비스를
중단했다. 결국 모든 카드의 사용이 중지되고 카드대금을 갚으라는 독촉전화가 하루에 수십 통씩 오기 시작했다.

“사정이 되는 대로 갚겠다며 조금만 여유를 달라고 통사정을 해봤지만 허사였어요. 아침부터 밤 9시가 넘는 시간까지 수시로 전화를 해대는데
거의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지요. 전화벨 소리만 울리면 심장이 막 뛰고 간이 졸아드는 것 같았어요.”


카드사에서 시키는 대로했던 대환이 화근될 뻔

신용카드사는 최씨에게 대환이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체금을 나눠서 갚으라는 것이었다. 신용카드사 직원은 연간 이자가 20% 정도라고 말했다.
연체금 총액의 20%라면 이자만 거의 1,000만 원이나 된다. 그러나 최씨는 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카드사가 제시한 방법대로 비싼 대환이자를 주고라도 우선 독촉전화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어요.”

신용카드사 직원은 최씨에게 주변 사람들을 보증인으로 내세우고, 담보물도 잡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빚에 시달리는 최씨에게 보증을 서줄
사람도 마땅한 담보물도 없었다. 그러자 카드사 직원은 주변인들 전화번호와 인적사항만 적으면 된다고 했다. 또 담보물도 예전에 살던 전세집
계약서로 대신하자고 했다. 당시 최씨는 전세집에서 이사해 사글세를 살고 있었다.

대환을 했지만 그마저 연체가 된 최씨에게 위기가 닥쳤다. 허위 전세계약서가 화근이었다. 카드회사가 그것을 빌미로 대환연체금을 당장 갚지
않으면 형사고발하겠다고 한 것이다.

“대환이 며칠 연체되니까 카드회사에서 담보계약서 상에 나와 있는 전세집 주인에게 전화를 한 거예요. 집주인은 내가 그곳에 살지 않는다고
한 거구요. 저는 카드회사 직원이 시키는 대로했을 뿐이거든요. 저를 담당했던 직원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는 임시직원이었고 그만둔 상태더라구요.
임시직원들은 자기 수당과 결부되니까 편법을 이용해서라도 대환계약을 성사시키는 거예요. 신용카드사들은 자기들로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구요.
어쩔 수 없었어요.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는 또 다른 빚을 내서라도 갚아야했어요.”


“원금은 언제든지, 이자만 내세요”

최씨는 일본계 카드대출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그런 회사가 있다는 것은 스포츠 신문 광고를 보고 알았다. 일본계 카드대출업체의 이자는 연
130%에 달한다.

“오죽했으면 제가 거기까지 찾아갔겠어요? 신용카드사가 계속 사법처리하겠다고 협박을 해대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일본계 카드대출회사는 원금은
언제든지 갚아도 좋다고 했어요. 꼬박꼬박 이자만 갚으면 된대요.”

그러나 이자갚기도 만만치 않았다. 한 달 이자만 해도 100만 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벌써 이자를 갚은 것만 쳐도 빌린 원금보다
많을 것”이라며 “평생 이자갚기 인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계 카드대출회사의 추심행위는 신용카드회사보다 더 심했다.

“하루만 이자가 늦어도 회사로 찾아와서 난리를 피우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느 학교에 다닌다던데’라는 둥 협박을 하기도 했어요.”

일본계 카드대출회사에도 연체가 되기 시작한 최씨가 갈 곳은 사채업자밖에 없었다. 1,000만 원의 돈을 빌려 급한 곳을 막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이 없다. “쉽게 현금을 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 잠깐의 유혹에 빠져 사용한 신용카드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길이라는 걸 왜 몰랐을까” 최씨는 후회막급이다.

요즘 최씨는 아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수면제도 소주도 이젠 효과가 없다. “어떻게 빚을 갚을까? 내일은 누가 날 괴롭힐까? 수면제를
왕창 먹고 영원히 잠들어 버릴까?”

그러나 최씨에게는 어버이날 “엄니,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종이꽃을 왼쪽 가슴에 달아준 초등학생 두 딸아이가 있다. 그리고 극도로 예민해져
상처주는 말을 하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남편이 있다. 이것이 최씨가 아직 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채무자가 봉인가?


부실채권을 금융상품으로 둔갑시키는 신용카드사


대환이라는
것은 말이 나눠갚기지 사실은 대출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갚아야 될 원금이 1,000만 원이라고 할 때, 1년 동안 연체가 되었다면
연체이자까지 1,250만 원의 빚이 있는 것이다. 이를 10개월이든 20개월이든 나눠 갚으라는 것인데, 거기에는 다시 대환 이자가
20% 가깝게 붙는다. 즉 1,500만 원의 돈을 할부로 빌린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따져볼 점은 과연 신용카드연체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가 가능한가이다. 만약 대출이 아니라면 신용카드사들은 대환이자 받는 행위를 포기해야 이치에 맞다.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의 석승억 대표는 대환에 대해 “신용카드사들이 저지르는 범죄”라고까지 극단적으로 정의한다. 석 대표는 신용카드사들이
대환을 또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용카드사들은 연체되어 받기가 힘든 돈, 즉 부실채권을 대환으로 돌려 실적화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상장을 앞둔 신용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빚을 나눠 갚을 수 있다고 채무자들을 유혹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대환을 종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석승억 대표는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5,000여 회원들의 사례에서 드러난 신용카드 사용의 문제점과 채무변제 시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정리해 지난 달 <채무탈출 가이드>라는 책을 펴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눈속임 수수료 인하는 가라!


폭리 취하는 카드사, 금감원 대책으로 '적정 수수료' 기대하기 어려워


초 모 카드사의 “여러분∼ 부자되세요”라는 카피가 크게 유행했다. 하지만 정작 부자가
된 것은 ‘여러분’이 아니라, 광고에 출연한 연예인과 카드사였다. 몇 년 사이 신용카드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지난 99년 약 3,800만장 정도이던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지난해 연말 약 9,000만장, 올해 1/4분기 현재 약 1억장을 돌파했다.
600만 곳이던 가맹점 숫자도 1,200만 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매출도 급상승해 연이어 기록적인 흑자를 달성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의 올해 1/4분기 순이익은 약 6,60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3% 늘어난 수치다. 7개 카드사의
매출액도 3조6,534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55.5%나 상승했다.


만들
때는 ‘왕’쓸 때는 ‘봉’


이처럼 경이적인 수익창출과 조달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는 미흡한 실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카드사들이 “사채 버금가는
폭리 수수료를 취하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신용카드 회사의 연체 이율은 연 24%대이며,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연 15~24%, 할부수수료는 연 12~17% 대이다.
참여연대는 “신용카드사 평균조달금리가 5~7%인 점을 감안할 때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까지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사채시장의 조달금리가 30%대이며 사채이자가 100%대에 이르는 것에 견주어 볼 때, 현 신용카드사들의 수수료율은 차입금리 대비 이율의
측면에서 사채에 버금가는 고금리라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지난 1월 여론에 떠밀려 수수료를 10% 가량 인하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원의 80~90%를 최하위신용등급으로 분류해 최대의
수수료를 받아왔던 것이 밝혀졌다. 10% 수수료 인하는 눈속임에 불과했던 것이다. 삼성카드사는 지난 달 20일 현행 23.8%인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10% 가량 인하된 21.06% 내외로 조정하여 6월부터 적용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아울러 회원 신용등급을 재조정하여 금리
혜택을 받는 우량 고객을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최하위 신용등급 분류로 높은 수수료를 받아내고 있다는 비난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 같은 인하 조치는 현 신용카드 수수료의 인하 요인 및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또한 신용카드
사업자들이 높은 수수료의 근거로 제시했던 영업비용, 위험률 등이 많은 부분 근거가 없으며 과장되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여론과 금융감독 당국의 지적을 신속히 수렴했다는 점에서 일부 긍정적이나, 그 인하 폭은 현실에 비해 너무 미흡하다"며
추가 인하를 요구했다. 조달금리에 비해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금감원
“알맹이 없는 대책”


정부 또한 지난 달 23일 ‘신용카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의 대책은 회원등급 체계
재분류를 통해 인하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지, 직접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위등급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피라미드형인 카드사의
회원등급 체계를 중간층 비중이 높은 항아리형으로 정상화해서 대다수 회원들이 연리 20% 미만의 수수료를 적용 받을 수 있도록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단체가 제시했던 현금수수료 15%(시중 금리에 비해 7~8% 높음)라는 가이드라인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카드사의 변칙적인
신용등급 분류는 올초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것을 재조정하는 것은 원점으로 회복하는 것일 뿐,
수수료를 적정선으로 인하하기 위한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참여연대는 이번 금감원 방침에 대해 “신용카드 고리 수수료 인하를 위한 대책이 없어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덧붙여 “카드사들의 막대한 수익원이 되고 있으며, 불량채권으로 인한 손실 보전 수단이 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여 보다 적극적인 감독과 개입을
통해 수수료 인하유도에 나서야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카드는 소득파악의 투명성을 높이고 각종 세원을 발굴하는 순기능이 있다. 탈세 방지뿐만 아니라 지불을 편리하게 하는 등 선진국형 신용사회로
체질 전환을 유도하는 매개가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장점을 가진 카드가 범죄를 부추기는 사회악으로 떠오르게 된 것에 대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도 개선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안진걸 간사는 “마구잡이 회원 유치에만 열을 올린 카드사들은 터무니없는 수수료로 신용불량자들을 대거 양산하고 있다. 그들이 사채시장을
두드리게 되고 결국 범죄자로까지 이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며 시급한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불법과 편법이 판친다


사회문제가 돼버린 신용카드


근 ‘늘어나고 있는 카드관련 범죄’와 ‘회원의 80~90%를 최하위 등급으로 책정한
문제’ 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 있는 카드사들이 여론달래기에 나섰다.

신용카드업계와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용카드 윤리강령 선포 및 자율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앞으로 적격자에게만
카드를 발급하고, 과당경쟁을 지양하며, 회원등급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결의대회는 단지 ‘행사’(?)다.


결의는
어디로


결의대회가 있던 그 순간에도 카드사들은 텔레마케터나 인터넷을 동원해 카드발급에 열을 올렸다. 심지어 ㄱ는 자사 고객상담원까지 신규 회원모집에
동원했다. ㄱ사의 고객상담원들은 6월 15일까지 한 사람당 10명의 신규 회원을 가입시키도록 배정 받았다. 고객상담원 김수진(27, 가명)
씨는 “대부분 주위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있다” 며, “하지만 대부분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어, 반강제적으로 가입을 받고 있다” 고
말했다. 신규회원 가입실적이 계약직인 상담원의 인사고가에도 반영된다고 하니 카드사가 카드발급에 얼마나 혈안이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같은 병폐는 특정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드업계 전반에 걸쳐 있다.

또 최근 카드사들이 선호하는 인터넷이나 텔레마케팅에 의한 회원모집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주부, 대학생, 프리랜서 신용이 있는 분은
누구나 카드발급’ 이라는 한 인터넷 모집대행업체의 선전문구처럼 대다수 인터넷 모집대행업체들은 직장유무와 상관없이 신용불량자만 아니면 누구에게나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카드 1장을 만들면 2만원을 주고, 주위 사람을 추천하면 마일리지를 올려준다”며 다단계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또 별도의 금액을 지불하면 서류를 위조해 불법으로 카드를 발급시켜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직업이 없는
무소득자에게 불법으로 카드를 발급하다 금감원에게 적발한 된 곳만 204개사, 하지만 100여 곳이 아직도 인터넷상에서 활보하고 있다.

YMCA 시민중계실 서영경 팀장은 “가두 및 방문 모집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오는 7월부터는 인터넷이나 텔레마케팅이 카드발급에 주된 창구가
될 것” 이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이나 보호대책이 전무할 실정” 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는 억울하다(?)

불법과 편법으로 무분별하게 발급되는 카드는 ‘카드연체→사채→개인파산→신용불량자 증가→가계경제붕괴→국가경제 부실화’ 악순환의 빌미가 되고
있다. 하지만 언론과 시민단체의 돌팔매질에 카드사들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실, 신용카드는 상거래의 투명화와 조세수입의 증대 등 신용사회의 구현에 앞장섰으며, 급전을 빌리려해도 직장이나 담보가 없어 은행으로부터
외면 받는 사람들이 사채시장으로 떠밀리는 것을 막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칼로 사람을 찔러 죽였다고 칼 만든 회사에게 책임이 있냐” 고 항변했다. 즉 카드로 야기된 문제는 카드를 쓴 당사자가
책임져야할 문제지 카드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카드사들은 카드발급에 철저를 기했으며, 개인 신용도에 맞춰 과다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고, 개개인의 카드사용을 부추기지 않았을까?

두 장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김모 씨(29, 회사원)는 교통카드기능이 있는 ㄱ카드만을 사용해 왔다. 결국 그가 가지고 있는 ㅇ카드는
휴면카드가 되었다. 그런데 김씨는 한달 전 ㅇ카드사 상담원으로부터 “ㅇ카드로 일시불로 결제할 것이 5만 원 이상이 되면 당월 결제금액에서
1만 원을 할인해 준다” 는 전화를 받았다. ㅇ카드를 사용하지 않던 그는 1만 원을 할인해 준다는 애기에 동료들과의 회식값을 ㅇ카드로 계산했다.
결제일이 지난 후 통장을 확인한 김씨는 1만원이 할인되지 않아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다. 처음 설명과 달리, 카드사는 “1만원 할인은 6월이나
7월 결제금에서 할인 해 준다” 고 답했다. 김씨는 “1만원 할인을 받기 위해 ㅇ카드를 한두 달 더 사용해야할지 고민중” 이라며 “얄팍한
것 같지만 치밀히 계산된 카드사들의 상술에 뒤통수 맞은 기분” 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소득없는 학생들이 신용카드를
서너 장이나 갖고 있고, 주민등록번호와 결제계좌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카드를 만들 수 있다. 또 개인의 신용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대출과 회원의
80~90%가 최하위등급으로 책정하는 등 카드사의 무책임 사례는 수도 없이 산적해 있다.

‘과도한 현금서비스’, ‘신용불량자 증가’ 등 카드의 부작용을 억제하고, 카드가 신용사회의 구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카드사들의 자율적인
자정노력, 정부의 적절한 규제 그리고 개개인의 올바른 사용습관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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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의도한 듯한 제작 연출은 ‘과유불급’이었다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된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4’가 큰 인기를 끌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매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과 화려한 무대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 속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연 프로그램의 연출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 여성 참가자의 이야기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는 결승 무대에서 탑5를 가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2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종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를 얻어 순위를 뒤집고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다. 실력 있는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분명 당연한 결과였고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평가도 나왔다. 우승 자체보다 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 참가자는 이미 예선전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무대매너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선 1회전에서 ‘진’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고,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10년 차 가수였지만 그동안 큰 기회를 얻지 못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