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4 (화)

  • 맑음동두천 14.3℃
  • 맑음강릉 19.4℃
  • 맑음서울 15.3℃
  • 맑음대전 17.8℃
  • 구름조금대구 19.2℃
  • 구름많음울산 16.6℃
  • 구름조금광주 18.4℃
  • 구름조금부산 18.7℃
  • 구름조금고창 16.4℃
  • 흐림제주 18.1℃
  • 맑음강화 12.5℃
  • 맑음보은 16.4℃
  • 맑음금산 17.3℃
  • 구름많음강진군 18.5℃
  • 구름조금경주시 18.2℃
  • 구름조금거제 15.6℃
기상청 제공

사회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하필 ‘전두환 공원’인가

URL복사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군민의 숲이 독재자의 이름으로 바뀌어
경남 합천군이 새천년생명의숲(아래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꾸면서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합천군민운동본부, 전두환(일해)공원반대 경남대책위 등 생명의 숲 공원개명을 반대하는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아래 경남시민단체)들과 공원개명을 찬성하는 ‘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결국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을 통해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시끄러워진 이유는 합천군이 지난 1월 29일,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전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최종 확정하면서부터였다.
합천군은 당시 부군수, 실과장 등 19명으로 구성된 군정조정위원회를 열고 ‘일해 공원 변경’ 관련 내용을 통과시키고,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에서 ‘일해공원’이란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합천군은 지난 7월 5일 안내간판을 교체했으나 그러나 27일 밤 누구가에 의해 ‘일해’라는 글자가 떼어졌다. 이에 합천군은 일해 글자를 다시 제작해 31일 붙였다. 하지만 경남 시민단체들은 공원개명을 반대하는 안내간판 철거를 시도하는 등 행동으로 옮겼다.
또한 공원입구에서 안내판이 있는 3·1독립운동 기념탑까지 250m에 이르는 구간을 공원개명 반대와 5·18영령을 기리며 삼보일배 행진도 벌였다.
공원개명운동은 경남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전국 시민사회단체들도 나섰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당들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전사모는 ‘일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안내간판 앞에서 텐트를 치고 ‘일해’가 붙어있는 안내간판을 지키기도 했다.
합천군이 생명의숲 공원을 전 전 대통령의 아호인 일해를 쓴 이유는 전 전 대통령이 경남 합천출신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숲 공원은 경남 합천군 합천읍 합천리에 있는 면적 5324㎡의 인공숲이다. 경남이 새천년 밀레니엄 사업으로 68억원을 들여 2000년 착공, 2004년 6월 준공했다. 이렇듯 생명의 숲은 군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군민의 숲이다.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공원을 한 군수의 욕심에 의해 이름이 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5공화국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합천군수
생명의 숲 군민운동본부 측은 “심의조 합천군수의 5공 향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합천군측은 “기존이름이 너무 길고, 새롭게 공원이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들어와서 개명을 추진했다”고 밝히고 있어 공원개명의 의도가 궁금하다.
또한 합천군은 이름을 바꾸기 전 1,364명의 군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했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조사 대상자들이 군·읍·면 단위 유관기관단체장, 면장, 이장, 새마을 지도자 등이어서 여론조사 공정성 또한 의문이 간다.
국민운동본부 측은 “일해공원 뿐만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탑’, ‘전두환 기념관’ 등을 추진하고 있어 공원전체를 전 전 대통령의 성역화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심 군수는 5공시절 세계금융발전위원회 한국대표, 농협중앙회 운영위원, 새마을지회 합천군 지회장, 합천농지개량조합장, 학교운영위원회 합천군 협의회장 및 경남 협의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이렇듯 심 군수는 5공 시절에 화려한 시절을 보낸 것이다. 심 군수는 지역출신의 대통령을 떠나 5공 시절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공원개명을 추진 한 것으로 보인다. 심 군수는 1998년 군수선거에 출마해 ‘전두환 기념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낙선을 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이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당선됐다.
심 군수는 전 전 대통령을 언제나 존경한다면서 생명의 숲이 2004년 인터넷 공모에서 ‘황강공원’이 60%이상 나오자 조사자체를 폐기했고, 전 전 대통령 선산과 연결을 위해 수십억이 넘는 다리를 건설, 대통령 기념관을 짓기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라는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과 전사모
2003년에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전사모 카페의 회원수는 2004년까지만 해도 2000여명에 불과했는데,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편을 방영한 뒤 방영 이후 급증해 현재 1만 8000명에 이르고 있다.
전사모는 카페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업적을 노사문제와 물가안정, 평화의 댐, 88올림픽 유치, 통행금지 해제, 교복과 두발 자유화 등을 말하고 있다.
팬클럽 형식으로 구성된 전사모는 현재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생명의 숲에서는 같은 색의 윗옷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경남시민단체가 지난 달 22일 전국시민단체와 언론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서 8월23일 저녁 8시 합천 생명의 숲 공원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영화상영에 앞서 저녁 7시에 광주 5·18 유족회와 어머니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영화 상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일해공원 안내간판 철거와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 축하 문화마당을 간략하게 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시 합천군 관계자는 “도경에 시설물 보호와 관련된 경찰력 동원을 요청했다. 간판훼손과 영화상영 모두 사전에 미리 막을 것”이라면서 영화 상영과 간판 철거 등 원천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전사모도 일해공원 안내간판을 사수에 나섰고, 같은 장소에서 영화 상영에 반대하는 집회신고를 하는 등 생명의 숲은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나 경남시민단체는 영화상영을 강행하면서 전사모와 물리적 충돌을 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는 없었지만 경남시민단체와 전사모는 서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어 대형 충돌도 예측된다. 영화상영에는 5천여장의 영화표가 팔렸고, 경남지역 진보단체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과 가족 등 최소 2천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제 진실을 말할 때
영화 <화려한 휴가>는 80년 당시 광주의 모습을 그렸다. 폭도로 몰린 사람은 평범한 시민들이었지만 가족을 위해 총을 들고 장열히 숨져갔다. MBC ‘PD수첩’도 영화 <화려한 휴가>를 소재로 ‘화려한 휴가, 그 못다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1980년 당시 국민들은 18년동안 이어져온 박정희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는 것을 보면서 군사정권의 재등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당시 전두환 계엄사령관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더욱이 자국 군인들을 동원해 자국 국민들을 희생시켰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발포명령자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사과한마디도 없다. 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죄인이다. 그런데 심 군수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당시 광주를 알게 됐다는 젊은 세대와는 정반대로 잘못된 과거를 꿈꾸며 향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하고 있다.
현존하는 인물의 아호를 딴 공원의 이름으로 정할 정도의 전 전 대통령이 위대한 인물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지자체에서 지자체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어서 법적문제는 없다. 하지만 광주의 진실이 정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지역출신의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로 공원이름으로 결정한 것은 어느 누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인공지능 시대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AI 고속도로 구축”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해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첫 예산안임을 강조하며 국회 통과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예산안은 바로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겪어 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질서의 재편과 인공지능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될 것이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 왔던 것처럼 인공지능 사회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다”라며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 밀반입 한 5명 적발
(사진=인천본부세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본부세관은 중국산 건조 마늘과 양파를 냉동 제품으로 위장해 밀반입한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본부세관은 4일 A(50대)씨 등 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2월 중국에서 건조된 마늘 173톤과 양파 33톤 등 시가 17억 원 상당의 농산물 총 206톤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냉동 농산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건조 마늘과 양파에는 각각 360%, 135%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냉동 농산물로 분류되면 27%로 낮아진다. 이들은 건조 농산물을 실은 컨테이너 적재 칸의 윗부분에는 냉동 농산물 상자를 넣어 현품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적발된 보세창고 보세사는 현품 검사를 할 때 사전에 확인한 냉동 농산물만 샘플로 제시하는 등 범행에 깊숙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은 냉동 보세창고 외부에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어 내부 감시가 어려운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창고 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