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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원·엔 환율 900원 무너졌다.. 엔저 현상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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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원·엔 환율이 한 때 900원선이 붕괴되면서 100엔당 800원 시대가 다가오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엔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중소 수출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식품·유통업계는 아직은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장기화 될 경우 타격이 우려된다.

28일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전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898.51원으로 떨어졌다. 장중 공식적으로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2월 이후 7년2개월 만이다.

엔저 여파로 일본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실제 일본 제조업 수출가격지수(달러 기준·2005년=100)는 올 2월에 전월대비 1.0% 하락한 84.8을 나타냈다. 2012년 11월(104.6)과 비교하면 18.9%나 하락했다.

이 같은 원·엔 환율 하락은 해외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일반기계, 정보기술(IT) 분야 등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5월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에 이어 '수출부진'을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5월에 수출부진으로 경영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8.3%p로, 이달에 비해 0.5%p많았다. 자동차·트레일러 분야 5월 업황전망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1%p 하락한 97.9%, 전기 장비는 7.7%p 하락한 89.5%p를 각각 나타냈다.

이는 일본 업체들이 엔화 약세를 앞세워 지난 2년여 동안 가격이 낮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기 쪽에서는 일본과 경쟁이 심한 자동차 부품, IT부품, 금형, 식품 등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A중소 업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원·엔 환율이 100엔당 970원일 때 일본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했으나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7% 가까운 환차손을 떠 앉았다.

최종락 중기중앙회 통상정책팀장은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과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일본에서 수입을 해오는 중소기업들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화장품 업계도 원·엔 환율 하락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은 세계 제2위 화장품 시장이지만 일본 수출은 줄어들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이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2.3%에서 지난해 7.7%로 줄었다.

백화점과 면세점의 경우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 관광객들이 줄어든 부분을 초과해서 메워주고 있어 큰 걱정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일본 관광객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일본인을 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안내책자를 만드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내 식품업계는 이번 원·엔 환율 하락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경영을 하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쉽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다"면서 "수출을 많이 하는 회사가 아니라 민감한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의 경우도 큰 영향이 없다. 일본산 제품이 별로 없는데다,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원·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하지만 문제는 원·엔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으므로 한국의 수출 동력에 악영향을 걱정하는 시각도 많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현재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여서 정부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정부가 외환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엔저의 방향 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피해도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결제통화 다변화나 해외생산기지 확보 등 환율 위험 관리 능력이 미흡하다"면서 "환율 변화에 따른 환차손과 가격경쟁력 저하 등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물류·재고 관리 등을 탄력 있게 운용하기 어렵고 자금력이 떨어져 환율 변동에 따른 융통성 있는 단가 조정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수출 기업 453개(대기업 126곳, 중소·중견기업 327곳)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최근 원·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액 감소가 중소기업(5.6%↓)이 대기업(1.8%↓)보다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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