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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대통령배 결승, 네거티브로 승부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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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대통령배 결승, 네거티브로 승부 건다


정책과 비전 제시 없이 막말과 폭로로 점철된 정치권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 한국 정치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이보다 더 적확한 말이 또 있을까? 한국의 정치인들은 아마도
이 말을 처세훈(處世訓)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의회정치의 상징인 국회에서는 중요한 정책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최선의 결정보다 수(數)에 의한 싸움을 벌이고, 그를 막기 위한 헐뜯기 공세와 몸싸움이 난무한다. 아젠다는 죽고 입증되지 않은 무성한 말들과
거친 욕만 질긴 생명력을 발휘한다.



입에서 나오면 다 말인 줄 안다

권력은 도덕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든다. 배지를 다는 순간, 국회의원들은 동료도 선배도 안중에 없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소속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한다.

병역 수사와 검찰인사 등을 따지기 위해 지난 8월 23일 소집된 국회법사위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설전이 벌어졌다.


“도대체 뭘 알고나 하는 거야. 김대업이 뭐 민주당 대표야, 대통령 후보야?”(이재오)

“무슨 말을 그 따위로 해. 이재오 씨,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는 김선배 김선배 하드만 오늘은 왜 이렇게 말을 바꿔”(김경재)

이 정도는 사실 정치권의 막말 행태 축에도 들지 못 한다. 정치적 성공을 위해서라면 상대의 가슴을 도려낼 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정연은 부축 없이는 직립보행이 불가능한 인간 육포 상태”(8월 4일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 논평)

이 논평이 나간 직후 한나라당은 즉각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은 “적절한 표현”이라며 “지난해 권철현 한나라당
대변인이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목포 앞바다에 목이 둥둥 떠다닌다’고 독설을 퍼부었던 사실을 잊었느냐”며 오히려 맞불을 놨다.



옷장에서 빨간옷 꺼내기


붉은 악마는 레드콤플렉스를 해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상대방에게 빨간색을 덧칠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
붉은 악마가 이루어놓은 성과를 일순간에 무너뜨리고 있다.

정몽준 의원이 바람을 일으키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자,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은 즉각 이를 ‘신(新)북풍공작’으로 규정해버렸다.
민주당이 다시 대선이 다가오자 남북통일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킬 인물로 정 의원을 섭외, 신당에 끌어들이려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한나라당은 “현재는 김대중 대통령이 주도하는 좌익광란의 시대”(2000년 2월 정형근 의원), “민주당은 빨치산 같다”(2002년
8월 이규택 의원) 등 잊을만하면 레드콤플렉스를 자극한다.

대통령 후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지난 4월 노풍이 한국 전역을 휩쓸자 즉각 “급진세력이 좌파적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노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당이 증거를 대라고 반박하자 한나라당이 내놓은 것은 현 정부의 좌파적 정책 8가지와 노고문의 급진적
주장 4가지였다. 대북퍼주기는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좌파정책의 첫째로 꼽혔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6·25 전쟁을 신라, 고려에
이어 세 번째 한반도 통일시도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면서 이는 대표적 좌파시각의 역사관이라고 주장했다.

여야간에서만 이런 모습이 보여지는 것은 아니다. 올 초 민주당 경선에서 이인제 의원은 노무현 후보에게 대통령 후보 자리를 빼앗길 것을 염려해
노 후보의 사상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모 중앙 일간지의 여론조사를 증거 삼아 노 후보를 좌익이라고 몰아세웠다.

이러한 사상과 이념 공세는 냉전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난받는다. 그러나 수구보수세력이 적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이 만큼 더 매력적인
소재를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념공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학자들은 말한다



폭로로 상대를 확실히 녹아웃 시켜라

상대를 그로기로 몰아가는 데는 폭로 만한 것이 없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저격수라는 폭로전문가를 한두 명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정보팀을
운영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느 국회의원 보좌관은 모 방송국 시사프로그램에서 “보통 제보가 들어오기도 하지만 정보팀이 찾아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폭로는 시작만 있을 뿐 끝이 없다. 이들의 폭로가 진실인 경우는 극히 드물고 거짓, 혹은 확인이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창 이용호 게이트로 민주당의 인기가 하락세에 있던 지난 2월, 송석찬 민주당 의원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아들 수연 씨의 주가조작설을
폭로했다. 국면전환용이었다. 그러나 설만 무성할 뿐 확인불가능 했다.

노풍으로 이회창 후보가 무너지던 지난 4월, 이원창 한나라당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1천억 비자금설을 폭로했다.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을 뿐이었다.

다시 최규선게이트가 대통령 아들들에게로 번지던 지난 5월,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회창 후보의 최측근인 윤여준 의원이 최규선으로부터 2억5,000만원의
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설훈 의원은 윤 의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검찰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역시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폭로공방에 대해 정치학자들은 면책특권을 이용해 구체적 증거 없이 의혹만 부풀리는 행위가 정치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클린턴의 킹메이커였던 딕 모리스는 ‘신군주론’이라는 책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상대가 무방비 상태일 경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상대방이
반박 전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경우, 자신이 가한 공격은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와 자신을 겨누게 돼 있다. 이미 그런 낡은 전술은 유권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며 정책의 개발과 비전을 제시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과연 모리스가 한국에서 킹메이커를 하더라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잠재적 조사항목 11가지


30년 넘게 선거 현장에서 선거기획자로 활동했던 김년오 서울정치마케팅연구소장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알아야 한다며
필수적인 조사항목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1. 저작물, 홍보물, 정당강령, 사회단체의 질문에 대한 응답, 토론회 발언 등

2. 과거 고용인, 병역기록, 학력

3. 가입단체, 클럽, 조직, 종교 및 헌금기록(사회적으로 문제되는 집단에 대한 후원 등)

4. 승용차, 도박, 취미, 알코올, 약물 사용 등

5. 배우자의 비지니스 거래, 가족의 범죄행위와 약물문제

6. 투표기록

7. 세금납부

8. 고소, 고발여부, 이혼서류 제출 등

9. 상대편이 사업가라면 고객들의 불평, 진

정 등의 사항 참고, 노사관계, 노동법 위

반 관계, 환경보호관련 문제, 파산 선고 등

10. 지방정부, 중앙정부, 시민단체 등과 충돌

11. 과거의 선거캠페인 문제(사회도의 및 자금 관련 등)



그러나 김 소장은 "지피지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를 알기 전에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 그는 "스태프들에게
정직한 고백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도 97년 대선 때 미리 철저한 자기검증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받을 꺼리가 없는 자격 있는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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