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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인사로 병역비리 초점 흐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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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인사로 병역비리 초점 흐려서는 안 된다


해찬
민주당 의원의 ‘병역비리 검찰 제보’ 발언 파문으로 검찰의 중립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의 발언 뒤 정치검찰의
사건 조작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병역비리 자체를 부정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유임시킨 김정길
법무장관을 해임시킴으로써 병역비리 조작설을 기정사실화하겠다는 태세다. 한나라당에는 요즘 전의마저 감돈다. 그러나 검찰 인사로 인해 병역비리의
초점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실을 은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지난 8월21일 민주당사에서 “검찰쪽으로부터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를 제보받았다”며 “대정부질문 같은 데서
떠들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자 “검찰관계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도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그러나 대정부질문을 할 당시에는 ‘병적기록표 조작의혹’과 ‘은폐대책회의’에 대해서는 검찰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다. 따라서 ‘떠들어달라고
했던’ 당사자로는 병역비리를 조사했던 서울지검 특수1부가 지목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박영관 특수1부장은 지난 1월, 김길부 전 병무청장을 수뢰혐으로 구속수사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검찰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는 것을 두고
“정치검찰임이 드러났다”, “박 부장이 김대업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박 부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세가 한순간에 역전된 것이다. 박 부장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내놔야 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해찬 의원의 발언파문 하루
뒤, 검찰 인사단행에서 박 부장의 유임을 결정하는 의외의 발표를 했다.

이러한 인사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분분했다. 검찰총장의 의견을 무시한 인사라는 설이 나오면서 호남출신 김정길 법무장관이 TK출신인 이명재
검찰총장을 왕따시키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고, 집권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법무부가 “내부 논의를 거친 공정한 인사”라고
진화하고 나섰지만 정치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박 부장의 유임해야만 하는 설명은 없었다.

한나라당은 검찰인사 확정 발표 후 즉각 김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안을 내기로 결의했고, 8월28일 장대환 총리지명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 이후
해임건의안이 전격 제출됐다. 한나라당은 단독으로라도 해임안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본회의 일정 협의에 응하지
않는 방법과 단독 처리 강행시 몸으로라도 막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잠시 기억에서 잊혀졌던 한국 국회의 전매특허인 ‘날치기
처리’를 조만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검찰 인사와 병역비리는 언뜻 하나처럼 보이지만 별개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병역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한인옥씨가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연루됐고 병역비리은폐대책회의 있었다”는 김대업씨의 주장이 실린 지난 5월 ‘오마이뉴스’ 보도 뒤에
6월 한나라당이 ‘오마이뉴스’와 김씨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면서 검찰 수사는 시작됐다. 즉 수사 시점이 이해찬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했던
지난 3월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누가 이 의원에게 제보를 했느냐가 아니라 병역비리에 관한 숱한 의혹들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연씨
병적 기록표가 위변조됐는지’, ‘녹음 테이프의 성문이 김도술의 것이 맞는지’, ‘한인옥씨가 2,000만원을 김도술씨에게 건넸는지’ 등을
밝혀내는 일. 또 이와 더불어 김대업씨가 갖고 있다는 나머지 정치인들의 비리가 사실인지 조사해, 사실이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아니면
김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사실 여부만 밝힌다면 나머지는 국민이 12월 대선에서 표로 심판할 것이다.


<shkang@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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