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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약 없는 생이별…“오래 살아 꼭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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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상봉장 눈물바다…1차 상봉단 오늘 귀환, 2차 상봉 24∼26일 진행

[공동취재단]남북 이산가족 530명이 22일 2박3일간의 꿈 같았던 만남을 뒤로 하고 기약 없이 또 헤어졌다. 전날 내린 비는 그쳤지만 이날 금강산은 흐린 날씨에 유독 쌀쌀했다.

2시간 동안의 짧은 작별상봉이 이뤄졌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가족들의 한(恨) 맺힌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건강하게 살아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작별상봉은 이날 오전 9시30분(북한시간 오전 9시)께 시작됐다. 상봉장에 먼저 입장한 남측 가족들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시울을 붉히고 흐느끼며 북측 가족들을 기다렸다. 테이블마다 여러 장의 손수건이 올려져 있었다.

북측 가족들은 오전 9시25분께 입장하기 시작했다. 북측 가족들이 예정된 시간보다 5분 정도 빨리 들어오기 시작하자 남측 가족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피붙이'를 바쁘게 찾았다. 북측 리흥종(88)씨의 남측 조카 이원경(73)씨는 "이따 몇 번 버스에 타시는지 꼭 물어봐서 적어둬야 한다"며 취재진에게 메모지를 빌려 갔다.

흥종씨의 하나 뿐인 딸 이정숙(68)씨는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정숙씨는 "지금 하도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어. 어제 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자꾸 눈물이 나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숙씨는 아버지를 만나 "아버지 어떻게 우리가 상상이나 했어요. 아버지가 이렇게 살아 계시는지…누가 상상이나 했어요"라며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아냈다. 정숙씨는 "아빠, 내가 또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 볼게요 아빠"라고 말하며 아버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줬다.

결혼한 지 7개월 만에 헤어져 65년간의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난 부부는 붙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북측 남편 오인세(83)씨는 남측 아내 이순규(84)씨에게 "지하에서 또 만나…"라고 했다. 아내가 남편에게 "건강하슈, 오래 사슈"라 하자 남편은 "(당신) 닮은 딸을 못 놓고 왔구나"라고 했다.

남측 여동생 박인숙(69)씨는 북측으로 돌아갈 오빠를 마지막으로 업어보고 싶었다. 인숙씨는 오빠 박동훈(87)씨에게 다가가 "업어드릴게요"라며 오빠를 일으켰지만 힘에 부치는 건 어찌할 수 없었다. 인숙씨는 오빠의 품에서 엉엉 울었다. 인숙씨는 "3살 때 오빠가 저를 많이 업어주셨대요. 그래서 이번에 제가 대신 업어드리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별의 슬픔을 웃음으로 달래는 가족도 있었다. 북측 누나 리란히(84)씨는 남측 남동생 이철희(60)씨에게 "(누가 더 건강한지) 팔씨름 해보자"라며 동생의 팔을 끌어 당겼다. 철희씨는 힘에 겨운 듯 "어이코 우리 누님 힘이 아주 세신데요"라며 누나를 이기게 했다. 란히씨가 "내가 이긴거지?"라고 큰 소리로 외치자 철희씨는 "네. 제가 졌어요 누님. 우리 누님 아주 건강하시네"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북측 남철순(82)·남측 남순옥(80) 자매는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생 순옥씨는 "언니가 강단이 있으니 이렇게 전쟁도 이겨내고 살아서 만나 좋아"라고 하자, 언니 철순씨는 "글쎄 내가 명이 길지 길어. 폭탄이 나한테는 안 떨어지더라구"라고 했다.

이어 순옥씨가 "언니가 평양에서 잘 살고 있다니 좋다"라고 하자 철순씨는 "내가 '똑똑이'라 그래"라고 했다. 가족들은 모두 웃으면서 "맞아, 맞아"라며 맞장구쳤다.

철순씨는 동생에게 "오래 살아야해. 다시 봐야지"라고 했다. 순옥씨는 "우리 세대는 끝났어"라며 한숨을 쉬었지만, 철순씨는 "세대가 어디 있니. 너희 만나 동생들 소식 들으니 마음이 안정된다"고 했다. 철순씨의 또 다른 여동생 이춘란(80)씨는 "내가 열다섯에 언니랑 헤어져서 겨우 만났는데 (오늘) 헤어지면 또 언제 만나려고"라며 눈물 흘렸다.

작별상봉은 오전 11시30분께 종료됐다. 이로써 지난 20일 첫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21일 개별상봉·공동 점심식사·단체상봉, 이날 작별상봉 등 총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 가족들을 만났던 이들의 일정은 모두 끝났다.

남측 가족들은 점심을 먹고 오후 1시께 금강산을 떠나 육로를 통해 강원도 속초로 돌아온다. 꿈만 같았던 2박3일 동안의 시간을 가슴에 품은 채 이들은 다시 각자의 집으로 흩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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