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1.05 (수)

  • 맑음동두천 10.5℃
  • 맑음강릉 11.1℃
  • 맑음서울 13.5℃
  • 맑음대전 11.8℃
  • 맑음대구 13.7℃
  • 맑음울산 14.3℃
  • 맑음광주 14.8℃
  • 맑음부산 15.9℃
  • 맑음고창 12.1℃
  • 맑음제주 17.6℃
  • 맑음강화 11.1℃
  • 맑음보은 9.9℃
  • 맑음금산 10.5℃
  • 맑음강진군 12.3℃
  • 맑음경주시 12.3℃
  • 맑음거제 13.6℃
기상청 제공

국제

'앵무새 죽이기' 작가 하퍼 리, 향년 89세로 별세

URL복사

[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현대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 작가 하퍼 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앨라바마 주 먼로빌에서 향년 89세로 숨졌다.

뉴욕타임스(NYT)와 NBC뉴스 등에 따르면 마이크 케네디 먼로빌 시장과 출판사 측은 이날 하퍼 리의 사망을 확인했다. 하퍼 리의 조카는 리가 요양 시설에서 잠자던 중 숨졌다고 전했다.

하퍼 리는 1926년 4월28일 먼로빌에서 변호사인 아버지 콜만 리와 어머니 프랜시스 리 사이에서 4남매의 막내 딸로 태어났다.

헌팅턴 여자 대학과 앨라바마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해 이스턴 항공사와 브리티시 오버시스 에어웨이 항공사에서 일하며 글쓰기를 병행했다.

하퍼 리는 친구들의 재정 지원으로 생활비를 마련한 뒤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57년 에세이 2편과 단편소설 3편을 들고 J.B.리핀코트 출판사 편집장을 찾아갔다.

하퍼 리의 소설을 읽은 편집장은 단편소설 1편을 장편소설로 바꾸라고 권유했고, 이듬해 '파수꾼'(Go Set a Watchman) 원고를 편집장에게 보냈다. 그러나 다시 고쳐쓰라고 권유받았고 1959년 '앵무새 죽이기'를 완성했다.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대공황기인 1930년대 앨라바마의 한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6살짜리 말괄량이 소녀 진 루이스 핀치(별명 스카우트)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재판에 넘겨진 흑인 남성을 변호하는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의 얘기를 다뤘다. 애티커스 핀치는 스카우트의 아버지로, 정의로운 법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퍼 리는 이 소설을 통해 당시 사회 문제와 흑인 차별 실태 등을 낱낱이 고발했다.

이 소설은 1960년 7월11일 출간된 지 2년 만에 500만 부 이상, 전체 4000만 부 이상이 팔리고 1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로 출간 이듬해인 196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미국 영어교사협회 발표에 따르면 1988년 미국 전체 중·고등학교의 74%가 '앵무새 죽이기'를 교재로 사용했다. 400여 개의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에 출간됐고 영화와 연극으로도 각색됐다. 1962년 '앵무새 죽이기' 영화의 애티커스 핀치 변호사 역할을 맡았던 그레고리 펙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수십년간 뉴욕에 거주하던 하퍼 리는 2007년 뇌졸중을 앓은 뒤 고향 먼로빌에 돌아왔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로 국민 소설가 지위에 오른 것에 큰 부담을 느끼며 살아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리 써뒀던 소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를 출간한 이후 공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앵무새 죽이기'가 예상치 못한 흥행을 거두자 하퍼 리는 이보다 더 나은 소설을 쓸 수 없다는 두려움에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하퍼 리는 시상식에 참석하거나 명예 학위를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은둔 생활 때문에 외부 활동 자체가 중요한 뉴스 거리가 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 경우에도 하퍼 리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단지 "고맙다"라는 감사 인사만 짤막하게 전했다고 한다.

'앵무새 죽이기' 출간 직후를 제외하고는 언론의 인터뷰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퍼 리는 1964년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앵무새 죽이기'로 이런 성공을 거둘 줄은 절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설 '파수꾼' 원고는 '앵무새 죽이기' 출간 55년 만인 지난해 2월 하퍼 리의 개인 금고에서 발견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의 20년 뒤 얘기를 다뤘다. 스카우트가 20대 중반의 숙녀로 등장하고 시점도 3인칭으로 바뀌었다. 26살이 된 그녀는 뉴욕에서 살다가 자신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가 있는 고향 앨라배마 주 메이컴(가상의 마을)을 방문하고, 70대 노인이 된 아버지가 인종차별주의자로 변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파수꾼'은 지난해 7월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진보당, 2026년도 예산안 심의에 “안보·관세 협상이 미국 퍼주기 되지 않도록 국회가 검증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회의 ‘2026년도 예산안’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진보당이 미국과의 안보·관세 협상으로 ‘미국 퍼주기’ 예산이 편성되는 것을 철저히 막을 것임을 밝혔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해 “안보·관세 협상이 ‘미국 퍼주기 예산’이 되지 않도록 국회가 검증하겠다”며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따라 국방비 인상과 무기 도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무리한 국방비 인상은 민생경제와 서민복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국방비 증가가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자주국방’일 수 없다”며 “그 시작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종덕 의원은 “현재 방위비분담금 미집행금이 2조원이 넘는다. 신규 예산 편성은 필요 없다. 동북아시아 긴장을 높이는 F-35A 추가 도입도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한 재정지출은 국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회에서 제대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적폐 예산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며 “매년 반복되는 이북5도지사 예산, 되살아난 검찰 특수활동비, 극우와 내란옹호단체로 전락한 관변단체 보조금 예산도 철저히 검증하고 삭감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짜 부동산 대책은 ‘가만 놔두는 것’이다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언제나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과 ‘투기 근절’이다. 하지만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시장 자체를 마비시키려는 것인지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대책의 핵심 논리는 ‘풍선 효과’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집값이 오르니, 그 불길이 번진 마포·용산·성동구를 잡고, 나아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로 묶어버렸다. 과천과 분당이 들썩이자, 그와는 무관한 인근 경기도 12개 지역까지 모조리 규제지역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연좌제식 규제’이자 ‘과잉 대응’이다. 첫째,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은 그 지역 나름의 복합적인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발생한다. 강남의 가격 상승 논리와 서울 외곽 지역의 논리는 엄연히 다르다. 단지 행정구역이 ‘서울’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역에 동일한 대출 규제(LTV, DTI), 세금 중과, 청약 제한을 가하는 것은, 빈대 몇 마리를 잡겠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현금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실수요자와 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