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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떠나는 대학생 지킴이들…남겨지는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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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상미 기자]2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 29일 오후 일본대사관 건너 '평화의 소녀상'. 한낮임에도 수은주는 영하 2도를 가르킨다. 때마침 불어온 북서풍은 체감온도를 영하 10도까지 끌어내린다.

3·1절을 하루 앞둔 이날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상징하는 소녀상 주위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소녀상엔 시민들이 둘러준 담요 몇 겹과 목도리, 털모자 등에 휴대용 손난로까지 놓여 있다.

소녀상 바로 옆에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대책위) 소속 학생들이 61일째 머물고 있다. 이들은 소녀상 이전·철거를 막고 한일 합의 전면 무효화를 위해 평화상을 지키고 있다.

이들도 소녀상처럼 시민들이 건넨 담요와 음료로 추위를 견딘다. 처음 지키기에 나설 당시 설치한 전기장판 7개중 6개는 눈과 비를 맞아 이미 고장났다. 꽃샘추위에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버티려면 손난로가 필수라 한다.

가끔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대학생들에게 설명을 부탁해 듣기도 하는데 이날도 한 시민이 요청하자 주저없이 설명이 이어졌다.

역사 연구모임 '청년독립군' 소속 대학생 이모(21)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녀상의 모습부터 역사와 최근 한일정부간 합의사항까지 거침없이 토해냈다.

소녀상 양옆으로는 경찰과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이 있다. 시민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학생들을 응원(?)했다.

충남 서산이 직장이라는 전모(39)씨는 "쉬는 날 시간을 내 소녀상을 찾았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대학생들을 응원하러 왔다. 학생들의 행동은 한국 사회와 정치 전반에 무엇을 실천할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영화 '귀향'을 보고 온 시민들도 최근 소녀상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소녀상 앞에선 양모(45)씨는 "초등학생 딸들에게 '위안부' 문제는 부모로서 정확히 알려주기 쉽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고 가족 모두가 느낀 게 많았다"며 "광주로 내려가기전 급히 일정을 추가해 소녀상을 보러왔다"고 밝혔다.

양씨 가족이 떠난 뒤에는 염모(50·여)씨가 같은 교회에 다니는 초·중학생 8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그는 "정부가 풀지 못한 한(恨)을 영화가 풀어줬다"며 "민족의 아픔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살아있는 역사교육이라 생각해 소녀상을 찾았다"고 방문 이유를 전했다.

개학을 앞두고 역사의 장소를 찾아보고 싶었다는 이모(13)군은 "학교에서 역사는 배우지만 평화의 소녀상이나 위안부 문제 등은 잘 알지 못했다"며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어 안타깝다"고 제법 어른스런 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소녀상은 날이 밝으면 자신을 24시간 지켜줬던 대책위 소속 학생들과 이별을 고해야 한다.

학생들의 개강 일정과 맞물려 더 이상이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도심에서의 3·1절 행진을 끝으로 이곳에 설치한 전기장판 등을 빼낸다.

대책위 이모(27)씨는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가 소녀상을 옮기거나 철거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일차적으로 지켜낸 평화의 소녀상에서 나아가 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대규모 행동을 통해 한일 합의를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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