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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특집]‘골리앗’ 현대重, 9분기 연속 적자…울산 경기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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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현장을 가다]현대중공업…인근 식당가 매출 반토막·3000명 감원설

[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세계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흔들리면서 국가 및 지역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조선, 자동차, 백색가전산업을 이끄는 대기업이 위기에 빠지면서 협력업체들도 줄도산하고 있다. 불안한 경제상황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영세상가는 물론 대형 백화점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IMF 경제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경기침체 속에서 지난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졌다. 주력산업의 위기로 활기를 잃은 지역 경제가 총선 이후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해 ‘문제는 경제, 지역경제 현장을 가다’ 통해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위기 속의 현대중공업, 본사 앞도 불황의 늪

현대중공업이 9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가운데 울산 본사가 위치한 동구지역은 물론 울산시 전체 경제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맞은편 식당가 일대는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영업이 한창이어야 할 오후 7시무렵 고기구이, 해산물 등을 파는 대형식당은 대부분 텅 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인근 분식집과 편의점에만 간단히 허기를 떼우려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었다.

8년째 식당을 운영중인 업주 이모(53·여)씨는 “이 일대 식당 대부분이 점심과 저녁 현대중공업 직원들을 상대로 영업한다”며 “2~3년 전부터 20개 테이블 가운데 절반을 채운 날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익명을 요청한 인근 주점 업주는“회식이나 술자리도 줄어 삼삼오오 가볍게 한잔하는 단골직원들이 가끔 들를 뿐 작업반 단위의 대규모 회식은 구경하기 어렵다”면서 “매출이 반토막나면서 임대료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라 올해부터는 서빙직원 1명을 줄였다”고 하소연했다.

울산 동구지역 최대 번화가인 일산해수욕장 일대는 물론 현대백화점 동구점, 홈플러스 동구점도 불황의 여파에 영향을 받고 있다.

동구청 경제진흥과 관계자는“지역 최대 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이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2014년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 신장률도 한자릿 수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현재 25곳의 식당과 미용실 등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9분기 연속적자 행진…협력사 구조조정 루머도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 87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4년 3조2495억원, 지난해 1조5401억원 등 기록적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총액은 총 17억4200만 달러(누계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30억1700만 달러) 대비 42.2%나 감소했다.물량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3월 말 현재 선박 수주는 단 3척 뿐이다. 연간 70척, 많을 경우 100척을 착공해야 하지만 이대로 가면 내년 착공할 선박이 거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전언이다.

글로벌 경제 불황과 유가하락 파고로 해양 플랜트 수주도 2014년 11월 이후 전무한 실정이다. 자금상황도 쉽지 않다. 수주 급감에 따른 선수금 유입이 부족해지고 있다. 여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미 선주가 계약을 취소한 선박이 2척(삼호 포함)이다. 앞으로 계약 취소 가능성 있는 선박이나 해양설비도 있는 상황이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회사채 발행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2013년 말 기준 3만6000여명에 달하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도 올 3월 현재 3만1700여명으로 감소했다. 2년 남짓한 기간에 12%나 줄었다.

특히 해양사업부와 조선사업부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협력사 근로자들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루머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조에 따르면 올들어 해양사업부 협력사 근로자 2000여명이 해고됐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2014년 말 이후 전무한 상태여서 연내에 해양사업부에서 8000여명을 정리해고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의 루머까지 현장 곳곳에 나돌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사내협력업체 대표는 “일감이 서서히 바닥을 보이면서 과거 호황시절 서로 기피하던 3~6개월짜리 단기공사마저도 지금은 따낼 수만 있으면 감사한 마음이다. 10년 가까이 엄청난 매출을 올린 사내 최대 규모의 협력업체도 지난해 하반기 문을 닫았다. 기약없는 조선경기 회복을 꿈꾸며 하루 하루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선업 침체 속에 지난 총선 결과도 ‘요동’

울산지역 경제를 떠받드는 대들보 역할을 했던 조선산업의 오랜 침체는 이번 20대 총선 투표에서도 요동을 쳤다. 30년 가까이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을 배출해 온 동구에 진보정당 출신의 무소속 김종훈 후보가 당선된 것. 동구지역에선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13대 국회 때부터 17대까지 내리 5선을 지냈다.

이어 정 전 의원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이 18~19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면서 28년간 여당 텃밭이 됐다. 그러나 계속된 조선산업 침체와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노동자층의 불만이 쏟아졌다.

그 여파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무소속 진보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선거 막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원 유세에서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을 막겠다”고 읍소했지만 노동자의 표심을 돌리는 데 끝내 실패했다.

◆전 계열사 긴축경영체제 돌입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위기극복을 위해 전 계열사가 동참하는 긴축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내놨다. 조선관련 계열사에선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받지 않는다.

불요불급한 모든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도 흑자를 달성할 때까지 잠정 중단했다. 시설투자도 축소 또는 보류하고 임원들 스스로 의지를 다지기 위해 출장 시 6시간 이내는 회장·사장을 포함한 전 임원이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한다.

이같은 긴축경영 조치들은 조선관련 계열사 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 등 실적이 양호한 계열사도 모 기업의 위기극복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함께하고 있다.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본부 독립체제를 구축하고 신기술 개발 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조선산업 위기를 맞아 내년부터 일거리가 없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일부 선박건조시설을 놀리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회사 간부들부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위기극복에 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노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라면서도 “노조 측에서 호황 때보다 더 많은 요구안을 내걸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지역 정·재계 ‘지역경제 활성화 총력’

울산지역 정치·경제인들은 총선 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 마련해 경제불황 탈출과 경기 정상화를 위한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김종훈(울산 동구) 당선인은 “조선산업 위기문제에 대해 진단과 대안을 동시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다. 더이상 현대중공업 1개 기업만의 문제로 봐선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대중공업 노사와 지자체가 먼저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일본의 경우 조선산업이 위기에 처했을때 방치했다가 뒤늦게 정부가 개입해 제2의 조선산업 부흥에 성공했다”면서“노동자와 가족까지 20만명이 연동돼 있는 조선산업을 울산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직접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박주철 교수는 “더 이상 주력산업에만 의존해선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성찰해야 할 때”라면서 “대기업 자체의 기술혁신과 강소기업 기자재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해야만 위기에 처한 조선산업과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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