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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풍향계] 번지는 '개헌론' ...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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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즉각 반응... 여권선 청 눈치, 일부 비박계는 '호응'
청은 "개헌론은 경제의 블랙홀" 입장 불변

정진석 "몇몇 정치인 주도 논의 의미 없어" 평가절하


[시사뉴스 강재규 기자] 요즘 여의도의 최대 화두는 '개헌론'이고, 그 핵심은 권력구조란 말이 정설로 오간다. 권력을 잡기는 잡아야겠는데, 어떤 쪽이 더 확실하고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겠느냐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일단 불씨를 살린 것은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었다.  정 의장은 지난 13일 20대 국회 개원사에서부터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20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나선 것이다.


그는 개원 연설을 통해 "내년이면 소위 19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된다"면서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의장은 이어 신임 국회 사무총장에 우윤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하면서 자신의 개헌 의지를 또다시 드러냈다. 정 의장이 우 총장을 내정한 의미를 살펴보면 그의 의중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우 총장은 19대 국회에서 여야 국회의원 154명으로 구성된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 간사를 맡을 정도로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혔다.


우 총장은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 "내년 4월 예정된 보궐선거쯤에 국민투표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며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시점까지 제시했다.


그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0여 년이 흘렀고 국회의원의 40~50%가 늘 교체되지만, 국회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사람을 바꾸는 것은 한계에 봉착했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폐단도 그동안 너무 많이 노정됐다"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총리는 대통령의 대변인에 불과하다"며 "총리를 국회에서 뽑아서, 여야가 싸우지 않고 연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분권형 내각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시점과 개헌골격에 대한, 즉 권력구조에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1년 6개월정도 남았고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올해가 개헌의 적기라고 본다"며 "여야가 합의하고 국민들에게 정말 나라를 위한 미래 비전을 제공한다면, 연말에도 타협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사실, 역대 정권 후반부에 이르러 '개헌론'이 고개를 들지 않았던 적도 없었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기된 적은 별로 없었다. 그저 백가쟁명식, 다양한 의견의 표출은 있어왔지만 '살아있는 권력'에 의해 잠재워지곤 했었다.


하지만 이번은 좀 다른 양상이다. 물론 야권에서는 즉각 반응했지만, 여권 특히 청와대의 반응은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우선 야당 지도부는 정 의장의 개헌 드라이브에 기다렸다는 듯 즉각 반응하며 개헌론에 가세하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개인적으로 나도 개헌을 시도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각제 같은 것도 논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헌법만 다뤄선 안 된다"며 개헌은 물론 선거제도도 함께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나서줬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을 갖고 있다"고 개헌 공론화를 희망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일단 개헌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청와대 눈치를 살피는 셈이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의 개헌론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올 1월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정이) 스톱 되고, 발목 잡히고, 지금 나라가 한치 앞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몰아가면서 개헌을 어떻게 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저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개헌은 경제의 블랙홀'이라는 박 대통령 인식의 연장선에서 개헌 논란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는 모드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자칫 레임덕을 재촉할 수도 있는 개헌론을 여의도에서 자꾸 들고 나오는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분위기일 수도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6일 비대위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에 개헌특위를 별도로 구성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지금 곧바로 개헌 논의에 들어갈 만큼 국민적 관심과 합의가 이뤄져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올해가 개헌의 적기이며, 우선 급선무가 국회 내 개헌특위 구성"이라고 말한데 대한 반발이다.
 
정 원내대표는 "1987년 헌법 체제가 한계 도달했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여의도 정치인 몇몇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는 과거 경험상 실패하고 별 의미도 없다"며  "국민은 경제살리기 등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우선 순위에 자리를 잡으면 국민적 동의와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맞받았다. 


그렇다고 여권이 모든 같은 결로 가는 것은 아닌 것으로 감지된다. 비박계 일각에서 개헌 논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이 대표적이다. 나 의원은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논리에 매몰돼 마냥 논의를 늦출 수 없다"면서 "빠르게 논의한다면 일거에 헌법을 개정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일단 정치체제 개편을 내년 보궐선거나 대통령선거까지 하고, 기본권 부분은 다음 지방선거로 나누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주장했다.


비박계 권성동 사무총장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권형이든, 의원내각제든 권력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는 게 저의 정치적 소신"이라며 "현재 대통령 임기에는 불가능하고,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워야 추진력이 생긴다"고 개헌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항용 정치적 이해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낳아온 개헌론이 '민생'이란 이름아래 새로이 시작한 20대 국회 전반부에 얼마나 추동력을 갖고 항진해나갈지 관심거리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허울좋은 '협치'를 내던지고 또 다른 정쟁의 회오리 속으로 빨려들 것이지, 또한 16일 예정된 정 의장의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의지가 어느 정도 더 굳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인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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