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31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

병을 키운 수배 · · · 병원이 그리웠다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Untitled Document




병을 키운 수배

…병원이 그리웠다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자 공개 건강검진

…대부분 신체적·정신적 질환 앓아




7년만의
의사와 환자의 만남. 건강해서가 아니다. 그의 몸은 벌써 걸어다니는 종합병동 그 자체였다.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해제를 위한 모임’ 유영업(수배7년·제5기
한총련의장권한대행) 대표는 수배자가 된 후 서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시력은 좌우 1.5/1.2에서 0.5/0.3으로 떨어졌고,
허리디스크가 생겼다. 위장도 말이 아니다. 두통은 한시도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비단 그만 이런 것이 아니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7년 동안 수배상태인 학생들은 저마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의사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조차도
공안당국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병력 투입될라 조마조마




3월9일 오후1시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소강당. 정치수배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혹시 붙들려 갈까 마음을 졸이며 수십명의 학생들 틈에
몰래 끼어 외대 정문을 넘고 무사히 입성(?)한 인원이 50여명. ‘한총련 관련 정치수배자 공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날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등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사와 한의사, 약사, 간호사 등 20여 의료인이 정치수배자들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학생 정치수배자들은 주로 각 대학 학생회관에서 작은 생활방을 마련해 잠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 본 지는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모두 돌아간 한밤중에 눈치를 봐가며 찬물을 끄적거려 몸을 씻는다. 장기간의 수배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심근염, 시력상실, 이명증 등이 이들을 괴롭힌다. 신체적으로는 찬바닥에서 수면을 취하고 불규칙하게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허리디스크와 어깨결림, 생리불순, 위장병 등을 덤으로 얻었다.

유영업 대표는 “안양 한림대 성심병원에 다면적 인성검사 설문지를 접수시킨 상태”라면서 “이를 통해 정신적으로 억압받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3월8일 광주전남지역을 시작으로 3월16일 부산경남지역까지 세 차례 공개건강검진을 실시해 조만간
결과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 검진장을 찾았던 권오헌 양심수 후원회장은 “정치수배자들이 집단적으로 공개검진을 받는 경우는 세계에서 최초일 것”이라면서 “이들이
무얼 잘못했다고 건강권까지 박탈하느냐”고 분개했다.

경인지역 공개검진이 있기 하루 전인 3월8일 광주전남지역에서는 경찰병력 500여명이 검진장을 봉쇄해 자칫 공개검진 자체가 무산될 뻔했다.
주최측은 어쩔 수 없이 장소를 광주YMCA 무진관에서 조선대학교 강의실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3월9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공개검진이
진행될 당시에도 청량리 경찰서측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 언제라도 경찰병력을 투입하겠다고 주최측에 통보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경찰병력은 투입되지는 않았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었다”




“추운 곳에서 잠을 자는 탓에 어깨가 굳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항상 초긴장 상태다 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체중이 대부분 수배
이전에 비해 줄었다. 몸과 기력이 젊은이들 같지 않다. 늙은 노인을 보는 듯 하다.”

청년한의사회 소속 조혁태 한의사가 진료 후 한 말이다. 박병준 한의사도 “대부분 몸상태가 말이 아니었다”면서 “불규칙한 식사와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과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침과 뜸, 부황, 첩약 등의 처방을 내렸다”고 말했다. 청년한의사회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학생에 대해서는 학교 등으로 약을 보내줄 방침이다.

진료를 받은 학생들 중에는 심각한 상태인 경우도 더러 있었다. 박제민(수배5년·2000년 경기대총학생회장) 씨는 지난해 11월에 다리가
부러졌으나 후속조치를 못 해 병을 키웠다. 박씨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서야 건강검진을 받으러 갈 수 있었다. 그는 또 위벽이 헐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술 때문이 아니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때문이다. 6개월째 설사도 멈추지 않고 있다.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진단이었다. 이외에도 박씨는 스트레스성 피부염과 지속적인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 시력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다. 안경을 쓰고서도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박씨는 “몇 번이나 병원에 가보고 싶었지만 체포의 위협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유영업 대표도 박씨와 같은 말을 했다. 유
대표는 허리디스크로 한창 고생을 하던 1999년, 한의원에 한 번 간 적이 있다. “한의사가 ‘밤에 무리하느냐?’고 묻길래 ‘그렇지 않다’고
했더니, ‘혹시 그럼 일반 학생신분이 아니지 않느냐?’며 쳐다보더라. 그래서 그 한의원은 물론 다른 곳도 갈 수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김정범 씨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잠을 자고, 제 때 식사하며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만들라고 충고하고 싶지만
이들에게 그런 충고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면서 “수배해제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이들의 병도 치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수배자 문제도 양심수 문제와 함께 논의돼야”




1997년에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된 이후 소속 대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1,000여명이나 구속됐다. 한 해에만 400여명의 수배자가 양산되고,
현재 182명이 수배중이다.

권오헌 후원회장은 “이들을 잡아두는 국가보안법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실형을 선고하는 비율이 2%가 채 안 된다”고 말했다. 권 후원회장은
“학생들을 학교에 격리시킨 후 집이나 병원에 가지 못하도록 막고, 심지어 부모가 사망해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게 하는 학생 정치수배자
문제는 인권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영업 대표는 “양심수 사면 가능성이 높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수배자와 관련해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면서 “정치수배자 문제도 논의에
포함시키고 반드시 수배해제 조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수배해제모임은 인터넷 사이트 다음(daum)에 ‘보이지 않는 창살(http://cafe.daum.net/nofree2003)’과
세이클럽(sayclub)에 인터넷 라디오 ‘새봄’을 개설하고 정치수배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일반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동아제약, 지역주민 대상 ‘사랑나눔 바자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동아제약은 29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 야외주차장에서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들과 동대문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사랑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는 사랑나눔 바자회는 동아제약이 기부 문화 확산과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최하는 자선 행사다. 동아제약은 바자회에서 자사 및 동아오츠카 제품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수익금은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하고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는 동대문구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사용한다. 올해 사랑나눔 바자회는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 80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동아제약 건강기능식품(오메가3, 비타민, 유산균, 콜라겐), 구강청결용품(칫솔, 치약, 구강청결제), 펫영양제(벳플), 생활용품(생리대, 염색약, 마스크, 밴드), 더마화장품(파티온), 박카스(얼박, 박카스맛젤리), 동아오츠카 음료(포카리스웨트, 오로나민C)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도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성현인터내셔널(의류), 올포유(의류), 동문엔터프라이즈(식품), 플러스초이스(생활용품), 백조씽크(

정치

더보기
D-3 주말 대회전...이재명 수도·‘중원’ vs 김문수 강원·TK 공략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을 맞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D-3 총력전에 돌입한다. 이재명 후보는 31일 경기·충북과 세종·대전 등 지역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다. 경기 평택시를 시작으로 오산시, 안성시 등에서 유세를 한 후 충북 청주시와 세종시, 대전시 등으로 이동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경기 지역은 유권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충청 지역은 역대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한 ‘캐스팅 보터’ 지역으로 꼽힌다. 대선 전 마지막 휴일인 6월 1일에는 경북 안동·포항, 울산 등 영남권을 찾아 부동층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대선후보는 강원과 경북 동부 지역 등 동해안 권역을 공략한다. 김 후보는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끝날 때까지 90시간 동안 전국을 순회하는 ‘논스톱 외박 유세’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을 시작으로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등으로 이동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이후 ‘보수 텃밭’ 경북으로 이동해 울진, 포항, 경주를 찾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필립모리스, 영남 산불 피해 복구에 2억여 원 성금 기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필립모리스는 영남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2억여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본사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총 2억 169만 원의 성금을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 열매)에 기탁했다. 회사 측은 이번 기부가 산불 피해 지역의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복구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탁된 성금은 최근 심각한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경남, 울산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생계비 지원, 구호물품 제공, 임시 주거 환경 개선, 심리 상담 등 회복 지원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한국필립모리스의 생산공장이 피해 지역인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해 있어, 이번 기부는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실천하는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이번 기부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더욱 뜻깊다. 지난 한 달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성금에 회사가 기부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전달식에 참석한 김주한 한국필립모리스 대외정책부문 전무는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하루빨리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

문화

더보기
청소년동아리 ‘삶디동’ 축제 ‘노리터’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는 5월 청소년의 달 특별행사로 5월 31일(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삶디 앞마당에서 삶디 동아리 축제 ‘노리터’를 연다. 본 행사는 삶디 청소년동아리 ‘삶디동’과 청소년운영위원회 ‘삶디씨’가 공동 기획했다. 각종 체험과 공연이 있고, 시민 누구나 당일 참여 가능하다. 체험부스는 시각디자인, 피규어, 요리, 목공 등 다채로운 분야가 있다. △태블릿으로 스티커 제작하기 △푸어링 아트로 피규어 만들기 △비건 디저트 먹고 시식평 남기기 △초코펜으로 쿠키 꾸미기 △나무 소품 만들기 △뮤지컬 주인공 되어보기 △페이스 페인팅 그리기 △스냅 사진 찍기 △오늘의 운세보기 △책갈피 만들기 △음악 추천받기 △북바인딩 노트 만들기 등 모두 15가지다. 별도 신청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총 5팀의 공연을 볼 수 있다. 감미로운 어쿠스틱 연주를 들려줄 밴드 ‘크램블’, ‘고영희씌 밴드’, ‘멋쟁이03즈’, ‘지점토’는 저마다의 색깔로 관객들을 만나고, 댄스팀 ‘퍼즐’이 준비한 퍼포먼스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축제의 총괄을 맡은 삶디 커뮤니티팀 한승하 담당자는 “청소년 동아리들이 그동안 자신의 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대선투표 안하고 여행가겠다”는 정치무관심 층. 그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요즘 TV뉴스는 아예 안 봅니다. 보면 신경질만 나고 스트레스받는데 그걸 왜 봅니까? 예능프로하고 스포츠 중계만 봅니다. 이번 대선투표요? 찍을 사람이 없어 투표 안 하고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해 보았다. “아니, 그래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대선후보 공약도 확인하고 TV토론도 보시고 관련뉴스도 챙겨보면서 누구를 찍을지를 선택하고 투표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투표를 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자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상황,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야당 후보를 보면 어차피 결론이 난 게임 같아서 투표할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구요.” 청년층들에게도 “이번 대선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았다. “대선 투표를 언제 하는데요?” “나라만 잘 살게 해준다면 누가 대통령 되어도 상관없는데 그런 대통령 후보가 없는 것 같아서요.”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선 유권자 중 50대(지난해 말 기준 870만6,37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60대(781만8,783명) 노년층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원래 정치에 무관심한 편인 20대 청년층에서조차 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