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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후에도, 죽음을 둘러싼 갖가지 해석들이 난무하며 세계인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히틀러. 그의 삶을 담은 수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히틀러 북’은 그 어느 책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히틀러의 죽음이 정확한 것인지 그 실체를 파악해야 했던 스탈린의 계획에 의해 작성된 비밀문서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책은 인간 히틀러에 대한 측근들의 증언을 엿들을 수 있다.
한 인간의 불화와 지도력
‘히틀러 북’은 매일같이 히틀러와 함께 생활했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와 가까울 수는 없었던 두 명의 개인 부관(장교)의 진술을 토대로, 소련의 비밀경찰요원들로 구성된 작가집단에 의해 쓰여 졌다.
이 책은 히틀러의 정책 및 전투 지도력과 관련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히틀러의 측근들이 평가하는 그의 지도력에 대해 진실을 보여준다. 이 문서는 위대한 독일제국 총통으로서의 히틀러와, 잠시 동안이나마 자신의 영도 하에 새로운 유럽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리하여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끔찍한 살육전 속으로 자신을 몰아간 한 인간 사이의 불화를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50장에 이르는 희귀 자료사진과 그림이 실려 있기도 하다.
‘히틀러 북’ 이후 1천 권이 넘는 히틀러의 전기가 발간됐으며, 국가사회주의 체제, 유럽 내 유대인의 학살,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해 1만 건이 넘는 저작물이 발표됐다. 1998년 이안 커쇼가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에 대해 상세한 전기를 발표하면서 히틀러라는 인간에 대한 연구는 잠시 주춤했다.
‘정사’보다 ‘야사’에 가까운
소련의 전제군주 스탈린에 대한 전기도 다수 발간됐으며, 앨런 불록은 1991년 두 사람의 삶을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안톤 요하임스탈러는 여러 권의 저술을 통해 아직까지 히틀러의 삶에 대해 자세히 연구할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히틀러 북’만큼 실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은 부족하다.
기존에 출간된 히틀러 관련서와 크게 다른 점은, 이 책은 히틀러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전속부관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된 문서라는 것이다. 그 전속부관은 ‘몸종’이라 할 만큼 히틀러에 밀착해서 다닌 장교이기 때문에 히틀러의 진솔한, 인간적인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여타 히틀러 관련서들이 대부분 ‘정사’에 기초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오히려 ‘야사’에 가까운, 그래서 야심가인 동시에 나약한 존재였던 히틀러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주는 1차 자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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