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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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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말씀을 전해왔다. 차량 파손 정도가 경미한 점도 있었지만 얼마든지 차량수리를 요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연락을 해준 그분의 배려와 ‘정직함에 대한 감사 표시’는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사례는 단순히 물적 손해를 따지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양심과 선의를 먼저 존중하는 마음이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직’이 때로는 금전적 가치를 초월하는 보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 등산로에서 겪은 깊은 배려

 

두어달 전부터 건강 유지를 위해 시작한 새벽 산행. 동네 뒷산을 약 1시간 정도 오르내리며 어제의 일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새로 시작되는 하루의 예정된 일과를 정리도 하는 매우 귀중한 시간. 며칠 전 하산 후 집에 도착해서야 벤치에 두고 온 보온용 깔판 방석이 떠올랐다. 아마도 누군가 이미 가져갔거나, 혹은 바람에 날려 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그 벤치를 찾았을 때,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누군가 깔판 방석을 주워서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벤치 틈에 잘 끼워, 분실한 사람이 찾기 쉽도록 눈에 띄게 세워두었던 것이다.

 

사소한 물건이지만, 그 물건을 주운 분이 방석 주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해 준 마음이 느껴졌다. ‘내 것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소중할 수 있다’는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오로지 타인의 불편을 덜어주려는 익명의 선행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세 번째 이야기: 눈길 위에서 건넨 따뜻한 핫팩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최근 뉴스에서 본 이 장면은 겨울의 차가운 풍경 속에서 따뜻하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눈길에 미끄러져 오토바이를 세우지 못하고 힘겹게 넘어져 있던 택배 기사에게 길을 가던 한 여성이 주저 없이 다가가 “괜찮으시냐”고 물은 뒤 추위에 떨고 있을 그에게 본인이 들고 있던 핫팩을 건네주고는 묵묵히 제 갈 길을 갔다.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하는 이 여성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짧은 순간의 행동은 우리에게 진정한 이웃 사랑이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도움과 배려가 필요한 사람에게 망설이지 않고 내미는 손길임을 가르쳐준다. 핫팩 하나의 온기가 차가운 눈길 위에서 당황하고 힘들어하는 택배기사에게는 커다란 온풍기 이상의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위 세 가지 사례는 공통적으로 ‘특별한 것’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현된 인간의 보편적 선의, 그것도 아주 작은 선의와 배려를 담고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오늘 하루를 조금 더 희망적으로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늘 당신이 건넨 작은 미소 하나가, 혹은 누군가를 위한 작은 행동 하나가 또 다른 따뜻한 이야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뇌물이나 주고받고, 온갖 사기 짓, 추악한 짓을 다하고도 뻔뻔스레 얼굴 들고 다니는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부끄럽지도 않은가 모르겠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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