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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동서남북

【김영욱의 동서남북】 공수처 앞마당에 ‘염석(廉石)’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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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  몇 해 전 여름 한 HD드라마 전문채널에서 방송된 중국 최고의 청렴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염석전기’(廉石傳記)가 생각나는 하루의 오후다.


‘울림석’으로도 불리는 ‘염석’(廉石 · 소금돌)은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관원이었던 육적(陸積)과 관련된 것으로, 청렴한 관직 생활을 상징한다.


육적은 중국 고사성어 회귤고사(懷橘古事), 육적회귤(陸積懷橘)의 주인공. 육적은 여섯 살 때 원술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귤 세 개를 가슴에 숨겼다가 떨어트렸다. 원술이 왜 귤을 숨겼느냐고 묻자 육적은 어머니께 드리려고 그랬다고 대답했다. 훗날 오나라 손권의 신하가 된 육적은 울림태수 시절 청렴한 생활로 칭송이 자자했다.


육적이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짐이 너무 가벼워’ 배가 중심을 잡지 못했다. 큰 돌을 실은 뒤에야 배가 균형을 잡았다는 전설에 사람들은 육적을 칭찬하면서 이 돌을 ‘염석’이라고 불렀다. 염석은 백성을 지극정성 돌보지만 뇌물을 사양하고 탐관오리를 척결하는 청렴하고 공정한 관직 생활을 상징한다. 


이 염석은 현재 중국 소주 문묘 박물관에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해 중국의 국가청렴위원회도 나서 ‘오늘날 중국 사회를 깨우치고 경고하고 정화시키는 드라마’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 드라마가 새삼 떠오르는 이유는 정치 · 사회적으로 정쟁이슈를 몰고 다니다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법’ 때문이다. 


풀 네임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다.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들이 저지른 죄를 수사하고 처단하는, 고위공직자에게는 잔혹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언터처블(untouchable)의 저격수’다. 


이 법은 2020년 1월 14일 제정되었고 2020년 7월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12월 10일 약간의 개정을 거쳤다. 이 법은 공수처장과 관련 검사, 수사관만 임명하면 곧바로 적용된다. 


공수처법은 총 47조의 아주 짧고 간소한 특별 형사소송법이다. 법이 정조준 하는 ‘고위공직자’에는 대통령을 비롯,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등이며, 특이한 것은 재직 중인 사람은 물론 그 직에서 퇴직한 사람도 포함된다. 장성급 장교는 제대한 이후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이 법에서 가장 무섭고 핵심적인 사항은 제 22조(정치적 중립 및 직무상 독립)이다. 
구체적으로 “수사처 소속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이다. 이는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없는데 이를 위반하면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로 처벌받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1호 공약’이었던 공수처법을 비롯해 경찰법, 국가정보원법 개정까지 마무리된 만큼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고 자평했다. 공수처가 일찍 출범했다면 국정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소환’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권력기관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작동되고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공수처 논의의 물꼬 역할을 한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비자금 사건부터 김대중 정부의 사법개혁추진위, 노무현 정부의 공수처 입법 추진 등을 차례로 열거하기도 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이 법은 까다롭고 다루기 무척 힘든 법이다. 주변의 희생이 엄청나게 따라야 하는 법이다. 또 이 법은 그동안 공직자들이 청렴을 저버리고, 국민의 명령을 우습게 보아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칫 공수처 탄생이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고, 부패 척결에 실패하며, 정치를 대립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민주주의는 권력 분산이 기본이고, 국민은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원한다. 공수처 설치가 ‘검찰 개혁 실패’가 되지 않으려면 여야가 합의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치 중립적인 공수처장이 반드시 임명돼야 한다.


공수처 건물 앞마당에 ‘염석’을 세우고 탐관오리를 척결하는 청렴한 육적 같은 인물이 첫 공수처장으로 꼭 나와야 한다. 육적의 청렴관 상징인 ‘염석’이 가슴을 울리는 이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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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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