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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언론중재법 심사숙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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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27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는 지난달 말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준비하는 대치국면 속에 여야 합의로 결정된 사안이다.

 

이 법의 개정안을 두고 여당은 국민을 위한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라며 입법 당위성을 주장하는 반면 야당과 언론단체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심각한 저해 요소라고 결사 반대를 고수했다.

 

핵심적인 쟁점사항은 ‘허위·조작 보도’를 규정하고, 이에 대해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배상을 언론사에 물리는 조항(징벌적 손해배상이 규정된 다른 법률은 손해액이 최대 3배)라는 점에서 제재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언론사의 취재에 대해 고의 중과실 책임을 면하려면 부득이 취재원과 제보자를 밝혀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제보 자체를 심하게 위축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열람차단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국민의 알권리가 대폭 축소된다는 점이다.

 

가짜뉴스가 워낙 횡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법개정의 필요성에 공감가는 바가 없진 않지만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헤칠 것 같다는 우려 또한 지울 순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신문의 날 축사에서 “영국 명예혁명에서 인류는 처음으로 언론의 자유를 쟁취했다. 언론의 자유를 통해 민주주의, 인권, 정의, 평화가 커갈 수 있다”라 말했다.

 

그만큼 언론의 자유는 소중하다. 그런데 UN은 지난 8월 언론중재법이 추가 수정없이 채택 될 경우 정보 및 언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만큼 논의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문대통령이 언급한 인권, 정의, 평화,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한다.

 

이번 개정안 작업을 보면서 필자는 베네수엘라의 언론장악과정을 떠올린다. 차베스는 언론에의 트라우마를 지녔었다. 그는 4개의 민영방송을 ‘지옥의 4기수(4 Horsemen of the Apocalypse)’라 부르며 철퇴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2002년 보수 야당의 쿠데타가 실패로 끝나자‘ 이 쿠데타는 뉴스매체, 특히 TV의 도움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며 쿠데타를 보수언론의 반동행위로 규정하고 본격적으로 언론을 장악해 나갔다.

 

우선 베네수엘라 의회는 2004년 ‘라디오와 TV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법률(RESORTE)’을 제정하여 언론장악을 위한 법적 틀을 구비했다. 언론의 사회 책임론을 법률에 적시하고 정부의 미디어 검열지시 조항을 두었다. 즉 언론사 스스로 지체없이 메시지 보급을 제한하는 메커니즘을 수립하도록 언론사에게 자정활동을 요구하며, 이를 위반하면 벌금을 부과하거나 서비스를 정지하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국가에의 음모’라는 등 법을 모호하게 정의하고, 언론을 통한 표현 내용에 대해 광범위한 규제의 칼을 들이댔다. 아울러 이 법을 2011년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까지도 포함하도록 확대했다.

 

언론장악은 비단 입법에만 그치지 않았다. 2007년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최고권위의 방송인 RCTV(라디오카라카스TV)의 방송면허기간 갱신을 불허하고 폐쇄시킨다. 과거 2002년 쿠데타 보도와 관련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 재허가 거부사유가 되었다.

 

이러한 언론탄압은 2009년 ‘기술적 및 행정적 이유’로 34개 라디오 방송국 폐쇄로 이어지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라디오와 TV 방송국, 신문, 웹 사이트에 대한 통제를 확대해 나갔다.

 

그리고 국영(State)미디어를 확대시키고 지역엔 7백여 개의 공동체 미디어를 만들어 예산을 지원한다. 차베스 사후 마두로로 이어지는 속에서도 언론에 대한 통제와 회유를 통한 길들이기는 더욱 강화되었고 오늘날의 베네수엘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는 이미 둘로 나누어져 있다. 심각한 진영논리는 보수·적폐·친일의 이슈로 우리 사회를 둘로 쪼개 놓았는데 이어 가짜뉴스 여론몰이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시각마저도 둘로 나누어 놓을 태세다.

 

언론의 문제를 두고 권력의 눈으로 재단하고 권력의 힘으로 철퇴를 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가짜뉴스도 문제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문 대통령도 강조한 언론의 자유는 더욱 중요한 가치다.

 

세종대왕은 사간원을 강화해 성군의 칭송을 받았고, 사간원의 충언을 무시한 선조는 임진왜란의 국난을 겪었다. 언론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지 마라.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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