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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가형 컴퓨터 설 자리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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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컴퓨터 설 자리 잃어



나래·로직스 도산이어 현주마저 '흔들'



기술개발과 브랜드 투자 미흡이 원인


저가형 실속 컴퓨터로 각광받았던 기존의 중소·중견 PC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 붐을 타고 급성장한 이들 중소 PC업체들이
최근 주력제품인 데스크톱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데다, 대기업의 브랜드와 가격 할인 등 공격적 마케팅에 밀려 줄줄이 도산을 맞고 있다.











테크노마트 PC상가의 '현주컴퓨터' 매장에는 '특별할인판매' 전략을 내세우며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고객의 발길은 뚝 끊기고
직원만이 매장을 지키고 있다.

3년 불황으로 무너져

Y2K 특수 이후 급성장한 PC시장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기술발전으로 PC교체 주기가 길어진데다, 최근 컴퓨터 시장이 멀티미디어형 노트북
등 대기업들이 생산한 첨단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내수침체로 대기업이 앞다퉈 가격경쟁에 나서면서 중소 PC업체들이 설 땅을 잃게 됐다.
저가 제품을 무기로 내세운 중견·중소업체들이 대기업의 추세를 따라잡기에는 버거운 것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멕시코 등지로 이전했다.



3년간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소 PC시장은, 결국 대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나래해커스’의 나래앤컴퍼니는 지난해
10월 말 회사를 정리키로 했고, 지난해 하반기엔 로직스도 페업신고를 마쳤다. 컴마을도 지난달 초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중견기업인 현대멀티캡도
최근 50% 이상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증자를 단행했다. 앞서 2000년 초엔 아이돔과 세지전자 등이 부도를 내며 시장에서 퇴출됐다.
홈PC시장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해 온 중견 PC업체들이 경기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몰락한 것이다.



여기에, PC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하며 중소·중견 PC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현주컴퓨터마저 매출부진과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PC사업을 접게 되면서 중소·중견 PC업계는 사실상 붕괴국면을 맞고 있다.



현주컴퓨터는 2002 회계연도에는 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뒤, 2003년도엔 노트북 매출 호조로 2,996억원 매출에 9억원의
당기순익을 남겨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1%를 밑도는 장사였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자사 사옥을 담보로 80억원을 마련해
경기 구리시에 테마상가 분양에 들어갔지만 부동산 경기위축으로 위기에 봉착, PC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중견 PC업체 중 유일하게
사업을 꾸준하게 벌이고 있는 주연테크의 고위 관계자는 “현주 컴퓨터마저 사업을 중단한다면 그동안 중견 PC업계가 쌓아왔던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다른 중견 PC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를 사용자에게 어필하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대책없는 출혈 경쟁 이 주된 원인


중소 PC시장의 몰락은 이미 수년전부터 예고돼 왔다. 1990년대 말 인터텟 PC바람을 타고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PC시장의 포화상태와
장기적인 경기침체, 극심한 출혈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999년~2000년 Y2K 특수로 PC시장이 연 70~80% 급성장한 중견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늘렸다. 보통 그 투자비용은 당해연도에 뽑지 않고 3~5년 감가상각으로 하게 되는데,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보급률 포화로 매출부진과 수익성이
악화 됐다.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결국 판매촉진을 위한 가격경쟁에 나섰지만, 내수침체로 대기업들이 저가경쟁에 돌입해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것. 대기업과 외국계업체들이 내세운 브랜드파워와 자금력을 중소업체가 따라갈 수는 없다. 대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모니터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거나 대량구매로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중소PC업체가 최대의 무기였던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LG IBM 관계자는
“PC시장의 포화상태와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브랜드 PC’의 강점이 있고,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의
성능과 서비스가 강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 HP 관계자는 “데스크톱의 경우 치열한 가격 할인 경쟁으로 팔아봐야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이 제품을
많이 팔아도 수익구조는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99년 정보통신부가 추진한 ‘국민 PC(인터넷 PC)’ 보급 사업에 뛰어든 것도 파경의 원인이 된다. 이윤이 적은 저가 PC를
만들면서 대규모 광고전을 펼쳐 ‘제 살 깍아내기’ 경영을 한 것도 부실경영의 원인이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터넷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 기술개발과 브랜들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가격경쟁력만을 앞세워 시류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 중소·중견 PC업체의 몰락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대기업 위주로 재편


전문가들은 앞으로 PC시장이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 IBM 관계자는 “향후
PC시장이 ‘빅3법칙’대로 갈 것이며, 포화율이 80%에 달해 차별화나 독특한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지 않는 단순한 가격할인 가지고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소 PC의 붕괴로 그동안 홈PC시장에서 발을 붙이지 못했던 외국계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 HP는
올해 홈PC시장 목표를 ‘빅3’진입으로 잡아놓고 있다. HP는 2%에 머물던 홈PC시장의 점유율을 현재 1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은 상황이다. 현재 홈PC 시장은 삼성전자가 29~30%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삼보 현주 주연테크 HP 등 4사가 10~12%의
점유율을 놓고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 PC시장은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이 ‘빅3’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노트북 시장 부문은 한국 HP 한국후지쯔 도시바코리아
소니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현주컴퓨터 파장



직원·주주·소비자·대리점 등 피해 확산 우려


PC사업 중단 및 축소 방침으로 현주컴퓨터는 중소·중견 PC업계의 전반적인 위기라는 점 뿐만 아니라, 노조는 물론 주주와
협력업체, 대리점 등과의 갈등으로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현주 컴퓨터는 지난해 12월3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사업정리 방침을 통보하고 전 직원(230명)을 해고 조치했다. 그런데 이날 조회공시를
통해서는 “컴퓨터 사업부문을 축소하는 한편,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자, 현주컴퓨터는 당초 PC 사업 ‘철회'에서 ‘축소'로, 다시 ‘분사'로 말을 바꾸고 있다.



이에 앞서 최대주주인 김대성 사장의 특수 관계인이자 거래처 사장인 유니텍전자의 백승혁 사장의 동생인 백선우씨는 지난해 8월부터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해, 컴퓨터 사업 정리라는 내부정보를 미리 알았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주가는 5개월만에 반토막이 났다.



현주컴퓨터가 PC사업을 정리한다는 공시가 3개월간 지속되면 코스닥 등록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 투자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품업체들도 미수금이 남아 있어 위험부담을 갖기는 마찬가지. 전국 700여개 대리점은 업종 전환을 하거나 문을 닫을 처지에 내몰리게 됐다.
또 소비자에게는 살 때 가격의 40%를 2년 뒤에 돌려주는 파워리턴 프로그램을 지난 7월부터 실시해 피해가 우려된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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