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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프레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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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거리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렸다. 15일부터가 21대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전의 시작이니 주요 후보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핵심 슬로건을 현수막에 담아 국민에게 선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내세웠다. 코로나 등 위기의 국가현실을 자신의 추진력과 경험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자신을 소환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권교체로 국가의 미래를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바르고 깨끗한 과학경제강국’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차별 없는 나라,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으로 자신과 당의 정체성을 슬로건에 담았다.


이제 선거일이 20일 전후 남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거의 자신이 선택할 후보를 확정했을 것이다. 슬로건은 결정자에겐 ‘왜 후보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명분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에겐 마음을 줄 만한 동인(動因)을 부여해야 한다. 즉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대통령으로서의 필연성(legitimacy)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상대 후보를 제압하는 전략적 고려, 즉 ‘상대는 문제가 있는 후보, 나는 유능한 후보’임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선거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窓)이라 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되고, 고정관념을 형성시키기도 한다.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청소부의 세상은 단지 거리청소의 프레임으로 보는 세상과 다르다. 펩시와 코카 간의‘콜라전쟁’에서 펩시의 전사 존 스커리는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프레임의 위력을 꿰뚫었다. 그는 기존의 콜라병 디자인싸움에서 콜라병 사이즈로 전선을 바꿔 시장을 변화시켰다.


정치와 선거에서 프레임의 역할은 더욱 빛이 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저자로 유명한 조지 레이코프는 2004년 미국 대선을 프레임전쟁으로 분석했다. 당시의 이라크전쟁에 대한 성격을 공화당은 ‘테러와의 전쟁’으로, 민주당은 ‘점령’으로 해석했다. 이 프레임전쟁에서 공화당은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면 적이고 이적행위라고 외쳤고, 결국‘애국과 비애국’의 프레임이 선거의 결과를 좌우했다.


상대의 프레임에 말릴 때 이기기 어렵다는 공식은 우리 대선도 마찬가지다. 2007년 이명박 후보의‘경제 살리기’와‘세금 폭탄’프레임에 정동영 후보는 무력했다. 2012년 박근혜 후보는 여성지도자라는 차별성에 ‘시대교체’와‘준비된 정권’을 프레임화함으로써 이명박 정권을 계승한 박근혜 후보라는‘이명박근혜’의 대결적 프레임으로 맞선 문재인 후보를 눌렀다. 2017년 문재인 후보는 국정농단과 촛불 프레임으로 홍준표, 안철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2022년은 어떨까? 현재는 여론조사상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에 힘입어 야당이 다소 앞서는 상황이다. 역대 가장 비호감 선거라는 말이 있듯 양 진영 간에 이전투구식 네거티브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이든 정권재창출을 위한 전략이든, 그러나 기본적으로 대통령선거는‘미래를 뽑는 선거’다. 적폐, 무속, 배우자 프레임이 당장 하루하루 싸움을 위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상위의 것이 있어야 한다. 미래프레임이다. 국민은 다음에 만들어질 정권이 어떤 정권이냐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능한 대통령이나 거짓말하는 대통령 등 과거형, 부정형 언어가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 갈 만한 긍정의 언어, 즉 ‘유능한 대통령’이나 ‘정직한 대통령’을 원한다.


레이코프는 정치에서 가장 상위의 프레임은 도덕성이며, ‘긍정의 언어로 도덕적 가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라이앵글 전략, 즉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상위의 긍정 메시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진보, 보수진영 할 것 없이 거부할 수 없는 긍정의 메시지를 갖고 국민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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