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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믿을놈 없었던 전쟁... 무고한 양민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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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아래 진실화해위)가 '화순지역 경찰에 의한 민간인희생 사건'을 조사한 결과 1950년 10월부터 1951년 5월까지 경찰의 화순군 수복 및 부역혐의자 색출과정에서 다수의 화순지역 민간인들이 희생되거나 행방불명된 사실을 확인했다.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당시 경찰의 작전보고서인 <한국경찰대 적 동향 일일보고서>를 비롯해 공보처 <6·25사변 피살자 명부>, 화순군양민학살사건진상조사특별위원회 <화순양민학살 실태진상조사결과보고서> 등 사건관련 기록을 확인하고 당시 목격자와 참고인 진술 및 현장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재 여부와 희생규모를 밝혔다.
화순지역은 전라남도 중심부에 위치한 산악지대로 한국전쟁 전부터 군경토벌대와 빨치산간의 전투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수복이 마무리되는 1951년 4월까지 치안 공백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1950년 10월 뒤 관내 수복에 나선 화순경찰서 경찰은 미수복 지역 주민들을 빨치산과 동일시하거나 협력자로 간주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살해하는가 하면, 인민군 점령기 부역자를 색출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주민들을 연행해 구타하거나 적법한 절차 없이 임의로 처형했다.
한천면을 비롯해 도곡면, 도암면에서는 총을 쏘며 마을에 진입하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주민들이 현장에서 사살되는 경우가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마을에 남아있다 경찰에 붙잡힌 주민들도 "인공 때 뭣했느냐?"는 경찰의 취조와 구타를 당한 뒤 공개 처형되기도 했다.
또한 경찰은 1950년 11월 동면지서가 빨치산으로부터 피습 받았다는 이유로 지서 소재지인 장동리 주민들을 집결시킨 후 임의로 지목해 끌어낸 젊은이 10여 명을 아무런 조사도 없이 사살했으며, "왜 죄 없는 양민들을 죽이느냐"라며 항의하던 현직 면장까지 현장에서 총으로 살해하기도 했다.
1951년 1월 이양면에서는 빨치산에 의해 야간에 전주가 잘렸다는 이유로 전주 경비를 맡았던 주민 10여 명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한 한 주민은 "빨치산들이 총을 들고 전봇대를 자르라고 하면 야경꾼들은 안자를 수가 없었다. 다음날 경찰기동대가 인근 논에서 그들을 쏘아 죽였다. 빨치산들과 한패라며 죽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건의 가해주체는 화순경찰서 소속 경찰로 확인됐으며, 당시 화순경찰서장은 관내 토벌작전 및 부역혐의자 처리에 대해 독자적인 지휘권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62명이었으나, 일가족이 몰살됐거나 유족이 타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와 진실규명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이는 최소한의 희생자 수로 판단되고 있다.
화순군에서는 8개 읍면에서 사건이 신청됐으나, 화순읍 등 5개 읍면에서는 신청사건이 없었다. 당시 주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갔던 20∼40대 남성들이 많이 희생됐으며, 이외에도 만삭의 임산부를 포함하여 여성과 노인 어린이 등도 상당수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희생자의 유족들은 사건 발생 후 60년 가까이 '레드 콤플렉스'에 의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으며, 가장이 사망함에 따라 가족이 해체되거나 연좌제에 의해 취업이 제한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실화해위는 이 사건이 전시(戰時)에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국가기관인 경찰이 적법한 절차 없이 생업에 종사하던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한 것은 인도주의에 반한 것이며,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침해하고 적법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대해 공식사과와 위령사업의 지원 및 군인과 경찰을 대상으로 한 평화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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