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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청와대·검찰 氣싸움 불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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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수 검찰총장의 대검 중수부 존폐에 대한 발언으로 빚어진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외형상 일단 진정기미로 돌아섰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조직의 이해관계에 있는 해당 기관장의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강한 질책을 한데 이어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이 국민에게 사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총선 공약으로 인해 대검 중수부와 업무 영역이 상당부분 겹치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 신설이 계속 추진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공비처의 기소권과 관련한 의견들이 검찰쪽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서는 언제든 청와대와 검찰의 힘겨루기가 재연될 소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 검찰 흔들기 의혹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지난 6월 16일 과천 정부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최근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 논란과정에서 불거진 검찰기강 확립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지난 6월14일 검찰 간부 전입신고식에서 “중수부 폐지가 지난 1년간의 검찰권 행사(대선자금 수사)에 불만을 가진 측에서 나온 것이라면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중수부 폐지는 검찰권 행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송 총장은 또 “과거 중수부가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난 1년동안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며 “만일 중수부 수사에 문제가 있다면 내가 먼저 나의 목을 치겠다”고 분개했다.

송 총장의 이같은 발언 배경에는 노 대통령이 공비처 설치에 따른 중수부 조직의 재편과 검찰내 공안부 폐지 등 검찰개혁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볼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참여정부들어 비대해진 검찰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권 일부세력의 검찰흔들기 등 음모론에 대항하기 위한 반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검찰의 사정은 물론, 감사원의 감찰, 부방위 기능까지 통합한 상위의 사정기구인 공비처 설치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는 여기에다 중수부외에 검찰내 공안부 폐지까지 검찰개혁 방안중 하나로 검토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공비처 신설 방안을 논의하다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가 거론됐으며 이를 전해들은 송 청장이 조직의 위기로 느끼고 자신의 심정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 흔들기에 대한 반응에 있어서는 전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이 불법대선자금수사를 진두지휘했을 때 3번의 고비가운데 ‘정치권이 터무니없이 비난할 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만 큼 송 청장은 여전히 검찰의 중립과 독립에 딴죽을 걸고 있는 부류가 있다고 믿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피의자 놓고 영역다툼

대통령 직속인 부패방지위원회(부방위) 산하에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검찰의 ‘기소 독점주의’ 원칙에 따라 기소권을 갖지 않지만 독자적인 강력한 수사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공비처는 외견상 사법경찰관이지만 경찰과는 달리 검찰의 수사지휘권에서 완전히 해방돼 독자 수사권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검찰의 기소편의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재정신청권이나 특별 검사 요청권을 갖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비처의 수사대상으로는 1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물론 대통령 친인척, 판·검사와 함께 대통령 비서실, 국세청 등 부패 취약부서의 2급이하 공무원과 지자체장을 비롯한 핵심 공직자들이 모두 포함된다. 부방위 고위관계자는 “공비처는 어떤 기관, 단체, 정치권으로부터 영향 받지 않는 독립성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비처가 신설될 경우 당장 중수부와의 업무중복이 문제다. 공비처 수사영역은 기업인을 제외하고는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중수부 기능과 대부분 겹치게 되며 최악의 경우 같은 피의자를 놓고 중수부와 공비처가 영역다툼을 벌이는 부작용도 예상할 수 있다. 또 대통령 산하의 국정원 청와대 민정라인은 물론 감사원 경찰 등의 사정 관련 정보가 모두 공비처로 집중되는 등 지금까지 검찰이 독식해온 정부의 고급 정보를 혼자서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함께 공비처는 부방위 산하기구로 대통령의 지시를 받도록 돼 있어 비교적 중립성을 인정받고 있는 대검 중수부와 달리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예로 지난 4·15총선에 대한 검찰수사를 놓고 야당죽이기라는 여론이 형성됐던 것은 검찰의 중립성과 정부의 검찰에 대한 영향력 등이 아직도 투명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어 야당 정치인 수사나 미묘한 사건을 처리할 때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에다 재정신청이나 수사지휘권을 둘러싼 세부 법조항 적용문제도 명확치 않아 양 기관간에 사사건건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비처를 정보력 장악과 재정신청권 등이 정확치 않은 상태로 신설한다는 것은 과거 ‘청와대 사직동 팀’의 부활과 ‘옥상옥’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에 갈등 골 깊어







대검 중수부 폐지 움직임에 대한 반박 발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질책이 있은 지난 6월 15일 오후 당사자인 송광수 검찰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퇴근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송광수 검찰총장에게 “검찰총장 임기제라는 것은 수사권 독립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정부 정책에 관해 일방적으로 강한 발언권을 행사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질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검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법무부가 현재 추진중에 있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조직 슬림화, 중수부 폐지 또는 축소, 공안기능 재조정 등이 포함돼 있으나 검찰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중수부 폐지론에는 단순한 개혁방안 추진이상의 배경을 띠고 있다는게 지배적인 견해다. 중수부 폐지 또는 기능축소에 대해서는 막강한 칼을 바탕으로 한 ‘권력의 시녀’라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아온데 따른 것으로 지난 99년 국민의 정부 시절 당시 박상천 법무장관도 거론한 바 있다.

그러나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월16일 논란의 불씨가 된 대검 중수부 폐지문제는 당분간 재론치 않기로 결론을 냈다. 그는 중수부 폐지 논의에 대해 “현재 법무부에서 공론화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정치권의 요구나 건의, 청와대의 제안도 없었고 내가 나서서 보고한 사실조차 없다”며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비처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세부기준을 놓고 청와대와 검찰의 시각차가 너무 크고 공비처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청와대측은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로 확신하고 있는 반면 검찰은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기관인 검찰을 불신하고 견제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향후 단행될 검찰의 조직개편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쉽게 메워질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정민철기자 chu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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