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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조각가 유영교의 예술세계 한눈에 보는 <구도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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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26일까지 첫 번째 작고작가 회고전 개최
명상 권하는 동자승, 해골 든 막달라 마리아, 세상 번뇌와 해탈 담은 '구도자' 등 30여점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60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을 살았음에도 다양한 작품 남긴 구상 조각가 유영교의 전시 <구도자>전이 26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유영교(1946~2006)는 구상조각에서 출발해 내적인 울림을 줄 수 있는 조각, 정신적인 소통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런 내적인 추구는 인간의 내면의 갈등과 그 갈등을 넘어서려는 투쟁과 명상의 양면을 담은 작품으로 표출되었다.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테마에서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번 <구도자>전은 이러한 유영교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다. 아울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여는 첫 번째 작고작가 회고전이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구도자’ 시리즈와 ‘성경’ 시리즈 그리고 ‘샘’시리즈에 이르는 환조와 부조 그리고 설치 등 35점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작품은 특정 종교의 색채만 띠진 않는다. 작품 속에는 그리스도교, 불교, 도교 등의 모티브가 혼재되어 있다.

메인 작품인 ‘구도자’를 보자. 까까머리 동자승 등 불교의 지혜와 깨달음의 세계를 갈구하는 인물상들이다. 늘 봐오던 옆집 아저씨 같은 얼굴도 있다. 관람자에게 같이 옆에 앉아 함께 명상을 하자고 옆자리를 권하는 귀여운 동자승 모습의 ‘구도자’도 보인다.

 

그리스도교의 영역을 넘어 불교의 지혜와 깨달음의 세계를 갈구하는 인물상들을 보여준다. 작가는‘조선시대 왕릉의 석인석수 조각 연구’로 석사논문을 썼을 정도로 일찍부터 전통문화의 토착적 의지를 갖고 있었다. 부조 작업으로 완성한 ‘열반’ 시리즈는 대리석 재질로 불교의 깨달음 세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깨달음을 갈구하는 주체가 부처와 나를 포함한 중생 일체임을 암시한다.

 

‘성경’시리즈는 마치 성경 속의 인물이 세상 밖으로 살아나온 듯 생생하다. 돌로 조각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조각작품들은 피가 돌고 있는 살아있는 인간 같이 느껴진다. 이탈리아 까라라에서 유학한 1세대로 다양한 돌재료로 작업해 재료 선택과 조각에 뛰어났던 작가는, 욥과 베드로, 야곱, 막달라 마리아 표현에 걸맞는 돌 재료를 썼다.

 

욥은 성경속 인물 중에 가장 처참하고 고통스러운 시련과 인내의 대명사이다. 온몸에 악성 종기가 나고 만신창이가 된 욥을 눈, 코, 입을 비롯해 온몸이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대리석 조각인데도 마치 고목을 재료로 쓴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기가 막히게 표현해냈다.

 

창녀에서 예수 덕분에 돌팔매질을 피하고 살아남아 죽음과 삶의 경계를 맛본 그녀는 통통한 모습에 네 팔을 달고 있다. 두 팔로는 해골을 들고 삶의 허무함을 드러내는가하면, 두팔로는 삶의 은혜로움에 감사하는 모습이다.

 

예수의 첫째 제자인 믿음의 사도 베드로는 그리스도교의 상징인 물고기를 갖고 있다. ‘베드로의 사명’은 마치 숨은 그림찾기식으로 물고기를 다리에 숨겨놓기도 했다.‘천신과 싸우는 야곱’은 사투를 벌이는 야곱과 천사의 모습을 붉은 대리석을 사용해 표현하며 작가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작품이다.

 

 

환경조형물에도 남다른 감각을 지녔던 작가의 ‘샘’작품은 인간의 발자취가 닿지 않는 청정한 산골짜기의 샘물을 만나는 듯한 기쁨을 준다. 2000년 갤러리현대에서 <샘>개인전을 했을 때 고 황병기 교수는 “풍진에 찌든 우리 마음을 샘물의 세계로 인도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우리 전통음악 중 영산회상이 딱 들어맞게 어울리는 곡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서양미술사가이자 작가의 부인인 이은기 목원대 명예 교수는 “작품 전반에서 서양과 동양, 그리고 토착 종교의 모티브가 혼재하는 도상들은 우연한 착상이 아니라 분명한 귀납”이라고 말했다.

 

 

생전의 작가는 틈만 나면 성경이나 법구경 등 경전을 읽고 노자 장자의 일화를 자녀에게 이야기해주고 예수와 마호멧을 비교하거나 천신과 싸우는 야곱을 자신과 비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싱긋 웃으면서 “그분은 기독교 영세를 받았으나 절을 찾고, 도(道)를 구하나 욕망 덩어리였다”는 설명도 함께 해주었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인물은 평범함 속에서 삶과 자연에 순응하는 것으로 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적절히 추상적 기법을 구사하면서, 서양적 양감이나 운동감, 곡선미가 빚어내는 은은한 내면적 생명의 발산에로 모여진다. 인체는 부드럽고 풍만하고 볼륨과 곡선을 갖고 있다.

 

국내 석조각의 개척자 전뢰진의 제자로 서정적인 구상세계를 돌로 표현하는 작가는, 다양한 돌의 성질을 파악하고 조각하는데 특출난 듯하다. 단순한 형태 속에 은은한 내재율을 느끼게 한다. 전반적으로 명상적이면서 깊은 신비의 세계를 갖고 있어 감동을 느끼게 한다.

 

김영호 예술감독(중앙대교수)는“이탈리아 카라라에서 유학한 1세대로서 그는 콘스탄틴 브랑쿠지나 헨리 무어의 작품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예술세계는 한국 구상조각의 계보를 형성하고 한국인의 독자적인 미의식을 담은 보편 양식에 가깝다”며 “앞으로 후배 작가들이 그의 뒤를 잘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교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했고, 조소-입체-설치 등의 작품으로 일관했다. 특별히 197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회의장상, 1975년 동 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하며 명성을 쌓았다. 인체의 단순함과 소박함을 표현한 조형작품들을 제작했고, 종교를 초월한 작품활동을 통해 구도적 삶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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