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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법공매도 대규모 적발…개선 논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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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억원 규모 불법공매도 적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여·야의원 실질적 제도개선 필요 지적
금융감독원 불법공매도 근절 대책 수립 강화 밝혀

 

[시사뉴스 이용현 기자] ‘공매도(空賣渡)’, 즉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파는 행위를 말한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 값에 사 결제일 안에 주식대여자(보유자)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긴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 고평가된 종목의 거품을 제거하는 순기능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반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반대로 불법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상태(무차입)에서 고의로 매도 주문을 내 주가를 하락시켜 이득을 보는 행위이다.

 

 

불법공매도 대규모 적발


금융감독원이 그간 시장에서 의혹이 제기돼 온 글로벌 투자은행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행위를 처음으로 적발했다. 감독당국이 착오나 실수가 아닌 고의적 불법 공매도를 포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적발한 2개 IB의 불법 공매도 금액은 560억원어치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 기간 중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홍콩 HSBC사는 2021년 8월부터 2021년 12월 기간 중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글로벌 IB의 장기간에 걸친 불법 공매도라는 점에서 이전 적발 건들과 다르다. 그간은 실제 최종 투자자인 해외 기관투자자, 헤지펀드 등이 일회성의 착오·실수로 무차입 공매도한 건들이었다면, 이번엔 이 같은 최종 고객들의 공매도 업무를 중개해주는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불법이 드러났다.


공매도 기간에 카카오는 45%, 호텔신라는 16%가량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 원인이 모두 공매도 탓은 아니겠지만, 이들의 공매도로 다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을 개연성은 높다.


한편 개인투자자 일명 ‘개미’들은 “불법 공매도가 확인됐으면 카카오는 공매도 금지 종목으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과징금의 일부라도 개미들에게 나눠 달라”며 들끓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매도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매도 제도 개선’ 국민동의 청원은 5만명을 넘겨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국민동의 청원은 9일 만에 5만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로 회부됐다. 청원인은 “현 시스템은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무차입 공매도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증권거래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개인투자자를 대변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지난 16일 공매도 정책 과실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며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투연은 “금융위가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를 미루면서 투자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유발했다”며 “투자자 보호 의무 소홀로 발생한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 대비 39배 수익을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특혜를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불법공매도 제도개선 논의 확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정무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적발 및 제재로 실제 불법공매도 행위가 많이 이뤄질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이 실제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관투자자가 공매도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실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의 형식적 개선보다 실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많은 법개정안들이 올라와 있고 필요하면 저도 발의하겠다”며 “더욱이 금년 말까지 법제연구원도 공매도를 포함한 자본시장법 개선안 연구를 준비한다고 밝힌 만큼 관련법들이 논의되도록 금융위가 더욱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불법 공매도,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 등 위법행위 발견시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본시장 불공정·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검사 및 불공정거래 조사 조직체계를 전면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감독을 강화한다. 이 원장은 “거액의 금융사고 발생시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대응체계를 강화했다”며 “은행권에 준법경영 문화가 정착되고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때까지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작년 7월에도 일부 증권사가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을 계기로 공매도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공매도 불법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고 금융당국은 물론 대검찰청까지 나섰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시장에선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공매도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 드러난 대형 IB 불법 공매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시장의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여 국내기관, 개인투자자 나아가 외국인투자자, 해외 모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제도적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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