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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동·서양화 기법 융합한 ‘윤병락’ 사과, KIAF 관객 매료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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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키아프서울 노화랑과 함께 신작 20점 출품
‘가을향기’ 대형 회화와 입체 ‘애플’ 등으로 눈길
극사실+부감시각, ‘윤병락표 사과’ 인기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이 함께 개막한 9월 4일, 어디선가 사과향이 풍기는 것 같아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다. 2024키아프서울(KIAF Seoul)  노화랑(대표 노세환) 부스의 윤병락 사과 작품이었다. 사과의 크기는 아주 대형이다.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데구르르 굴러떨어질 듯 하다.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해 8일 끝나는 ‘한국국제아트페어’(2024키아프)에 참가한 노화랑은 솔로 부스에서 윤병락(56)의 대형 사과 회화와 입체 작품 20점을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윤병락의 사과는 지금 막 사과나무에서 따온 듯 신선해 보인다. 빨간 사과, 초록 사과, 노란 사과 등 다채로운 사과 품종이 때론 궤짝째 벽면에 걸리기도 하고, 그중 한 개씩 사과 모양의 캔버스에 담겨 설치되기도 한다. 그 크기도 성인의 얼굴 보다 훨씬 큰 사이즈가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아예 브론즈에 오일 페인팅한 입체 사과를 만들기도 한다.

 

윤병락의 사과는 과연 어떤 가치를 띠고 있을까. 그의 사과 작품이 유명하다 보니 서울 인사동에는 윤병락의 사과 작품을 베낀 모사품들이 버젓이 나돌기도 한다. 마치 샤넬을 본딴 가짜 샤넬이 나도는 것처럼.

“한때 이 문제로 고민했었다”는 윤병락은 “‘가짜가 많은 것은 진짜가 명품일 때 나타나는 거니 마음 쓰지 마시라’라는 노화랑의 노승진 전 대표의 말에 공감해 그 이후로 그림을 그리는 것 이외에 크게 마음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윤병락표 사과는 새콤달콤한 사과의 맛과 향기, 행복감까지 전해지는 듯하다는 것이다.

사과는 고대신화에서는 불멸과 아름다움, 사랑을 상징했고, 종교에서는 삶과 죽음을, 문학에서는 자연과 생명을 표현하는 장치였다.

 

윤병락에게 사과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행복이 담긴 사물이다. 탐스럽게 익은 사과는 풍요로움과 행복감을 전달한다. 작가 스스로도 “작업을 할 때마다 탐스럽게 익은 사과에 풍요로움과 함께 보는 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과를 그린다”고 한다.

 

그의 사과 그림에는 풍요와 욕망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잔잔한 빛과 색감이 화면 깊숙이 끼어들고 정적과 평안, 고요를 마음껏 발산한다.

윤병락은 나무궤짝에 그려진 극사실적 기법과 사과 상자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시점(俯瞰視點)은 서양화와 동양화 기법을 융합한 것으로 ‘윤병락 사과’가 사랑받는 비결이기도 하다.

 

#극사실적 기법 뛰어넘는 유병락의 독창적 표현기법

그의 작품은 극사실주의 화풍으로 불린다. 그러나 작가 스스로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극사실주의보다 더 감정적이고 생생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사실처럼 극사실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과는 고향이자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윤병락의 ‘사과’ 그림은 개인전을 개최할 때마다 오프닝 때 작품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예약이 힘들때도 있다.

이처럼 인기를 끄는 까닭에 대해 한 컬렉터는 “‘가을향기’라는 제목을 봐도 느껴지듯이 바라보면 ‘결실과 행복’을 느끼게 되고, 어린 시절의 추억도 샘솟게 한다”고 말한다.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벽에 걸린다는 관성에서 이탈된 ‘부감시점’으로 상자 속 대상을 환히 보여주는 의도보다 상자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사과의 현전을 노렸다. 또한 사과들이 궤짝 밖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상황에서 작가는 그려진 사과가 아닌 현전으로서의 사과일 뿐이라는 상황을 미묘하게 제시한다”라고 평했다.

 

#환경문제 이슈 담은 작품 그리기도

그의 작품은 그 자체가 오브제화되어 굴러떨어질 것만 같은 작품 속 사과를 프레임 밖 외부 공간으로까지 확장된다. 사각형의 정형화된 캔버스가 아닌, 한지를 활용해 직접 2차 변형·제작한 화판을 사용한다. 변형 화판의 번잡한 윤곽선이 사과를 더욱 입체적으로 돋보이도록 하고,  동시에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마치 사과가 실존 공간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게 한다.

처음부터 사과를 그린 것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고구려 고분벽화나 소, 말 등을 현대적인 물건과 병치시키는 작업을 했다. 또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같은 의견을 표하면서 작품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이슈를 담아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차츰 할머니와 어머니가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따뜻한 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하면서 사과를 그리게 됐다.

 

“사과 자체가 가지는 의미와 추억이 많다”는 그였기에 결국 자연스럽게 사과는 윤병락의 브랜드가 되었고, ‘사과=윤병락’이 되었다.

 

#부모님 농사 도우던 어린 시절부터 ‘화가’ 꿈키워

영천에서 농사를 주로 지었던 부모님은 새벽 4시면 일하러 나가셨다. 2남1녀의 장남으로 학교를 다니면서도 소 여물을 만들고 먹였던 윤병락은  "어린 시절 기억과 농사의 소중함, 성실한 노력이 그의 예술의 원천"이라 말한다.

 

화가의 꿈을 꾼 것은 대략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그림도 그리고 장난감도 나무로 직접 만들며 자연스럽게 ‘화가’가 되는 꿈을 꾸었다 한다.

 

영천에서 처음으로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중학교때부터는 아예 미술부에서 활동했다. 선생님들도 모두 장래의 화가로 인정했다. 대학 진학은 서울로 가기 원했으나, 결국 학비가 저렴하고 고향과도 멀지 않은 국립 경북대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 그림을 그려 생활하면서 8년 뒤 경북대학교 대학원을 다녔다. 학창 시절이나 그 이후에나 늘 미술 작업실 한켠에 잠자리를 마련해 숙식하며 그림과 함께 생활했다. 

 

지금도 작업실 옆에 숙소가 있다. 구상 작가가 많은 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묘사에 관한 그림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다.  대학 재학 중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 제 18회 대구미술대전대상을 수상하면서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대학 재학중 국전 대상 후보에 오른 실력파

경북대 재학중 국전에서 대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미술시장이 꽤 활성화됐던 대구에서는 유명했다. 대구의 법조인 의료인 사업가들로 구성된 ‘고금미술연구회’가 주최한 개인전(1995년) 등으로 대구 작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0년 초반에 지인의 소개로 거처를 일산으로 옮기면서 서울 미술시장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인사동에서 46년간 터주대감으로 자리해온 노화랑과 작가 윤병락이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올해로 18년째다. 1995년 활동을 시작한 윤병락은 다수의 개인전 외에도 화랑미술제, 한국국제아트페어, 오사카 아트페어 등 국내외 여러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꾸준히 큰 성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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