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1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과 제25형사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진행해 이같이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은 면했지만 내란죄가 인정돼 피고인들 중 최고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현행 형법 제87조는 내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에 대해선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91조는▲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임을 인정했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해 계엄 선포“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그것도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정한 권한 행사라는 명목을 내세워 실제로는 이를 통해 할 수 없는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다. 이 경우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건 사실관계의 가장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77조제1항은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제2항은 ”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범죄가 아니지만 그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
더구나 헌법 제77조제3항이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서도 국회의 권한에 대해선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계엄사령부가 2024년 12월 3일 발표한 포고령은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며 국회 활동도 금지시킨 것도 내란죄 인정의 주요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야권의 탄핵 남발과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한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에 정당하고 합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국가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별론(별도 논의)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할 뿐이다“라며 ”이를 군을 국회에 보내는 등의 목적으로 볼 순 없다.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며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이 국회 제압 등 헌법기관 기능 마비·저지였던 것이 본질임을 분명히 했다.
◆노상원 수첩 신빙성 인정 안 해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에 대해선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불일치하며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잡한 데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소와 방법 등에 비춰봐도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담겼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후 이뤄진 각종 조치를 보면 장기간 마음먹고 선포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킬 (장기)계획 등에 관해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지난 2023년부터 비상계엄 선포 등을 준비한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은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음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함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함 ▲범죄 전력이 없음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고 현재 65세에 비교적 고령 등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음을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작년 1월 26일 구속기소됐다.
김용현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부 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을, 김봉식 전 서울특별시경찰청 청장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