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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에 대한 대중문화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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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남북 적십자 회담 재개, 금강산 면회소 설치, 8·15 행사 공동 개최, 백두산 관광 추진 등 남북관계의 화해 무드를 타고 대중문화도 북에 대한 끈끈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남북 문화교류는 어느 때보다 봇물을 이루고, 충무로의 영화들은 북에 대한 변화된 시대적 감성을 담아내기에 여념이 없다. 남북이 친구로 협력하는 ‘웰컴 투 동막골’의 흥행성공이 남북관계에 대한 대중의 희망을 읽게 한다면,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은 북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조용필 평양 콘서트, 합작드라마 ‘사육신’ 등 교류 활발

남과 북은 문화를 통한 말 걸기가 한창이다. 우선 남북의 스타가 서로의 ‘대륙’에서 팬몰이를 하고 있다. 북한의 스타 무용수 조명애는 1만7,000명이 넘는 팬카페가 있을 정도로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남한을 대표하는 미녀 스타 이효리와 함께 광고모델로 등장하더니 드라마를 통해 남한 안방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조명애가 출연하는 남북합작드라마 ‘사육신’은 KBS와 북한 조선 중앙텔레비전이 공동으로 제작한 드라마로 빠르면 내년 8월에 국내에 방영된다.

국민스타 조용필은 남북문화교류사의 획을 긋는 ‘사건’을 일으켰다. 지난달 23일 가수 조용필이 남한 대중가수로는 최초로 북한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져 화제가 됐다. 광복 후 남한 가요사를 대표하는 가수 조용필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남한과 북한이 공유하는 대표적 대중문화 코드로 공인받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은 민족적 스타 발굴에도 여념이 없다. 남북 첫 합작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에 이어 합작영화가 여러 편 추진되고 있는데 모두 남북이 공유하는 인물에 대한 전기영화다. 전설적 무용가 최승희의 삶을 다룬 ‘최승희’, 일제의 탄압을 피해 독일에 정착한 황해도 출신 작가 이미륵에 대한 전기물 ‘압록강은 흐른다’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의 작품세계와 인생을 조망한 ‘윤이상-상처받은 용’ 등이 그것. 북한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황진이’ 또한 정식 판권계약을 맺어 영화화가 추진 중이다.

잇따른 전기영화 기획은 북의 인물과 남의 인물을 뚜렷이 나누고, 북으로 간 예술인들을 철저히 지우던 과거와는 대조된다. 반공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대중문화가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 휩쓸렸던 예술과 개인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쉬리’에서 ‘웰컴 투 동막골’까지

최근 개봉한 ‘천군’ ‘웰컴 투 동막골’은 세계에 맞서 남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분단에 대한 최근 영화들은 북을 더 이상 무지막지한 전쟁광이나 가난에 찌들린 불쌍한 민중의 모습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남북의 인물들은 정을 나누고 공동의 적 앞에서 공조하는 강한 유대감을 보여준다.

물론, 남북의 화합을 강조하는 영화들이 등장한지는 이미 오래다. 적대감만 거듭 확인시켰던 과거의 반공영화에서 한 걸음 나아간 영화가 ‘쉬리’(1998년)였다. ‘쉬리’는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개인들의 슬픈 사랑이라는 프레임으로 남북관계를 읽었다. 하지만 북한의 테러 집단을 ‘야만적인 이방인’으로 묘사하는 등 반공적 이데올로기의 잔재를 벗지 못한 것이 ‘쉬리’의 한계였다.

이듬해에는 간첩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여유까지 생겼다. ‘간첩 리철진’은 순박한 간첩을 빗대 간첩보다 무서운 남한사회를 풍자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는 남과 북의 우정으로 대중의 마음을 흔들었다.

후 주로 코미디 영화에서 남북의 긴장감은 거듭 무너져 장르화되는 양상으로 발전했다. ‘휘파람 공주’(2002년)는 남북의 정보요원이 힘을 합쳐 미국 중앙정보국 요원을 물리친다는 내용을 전개했고, ‘남남북녀’(2003년)는 남북 대학생의 사랑을 담았다. 같은 해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뺀질이 북한 병사 캐릭터로 ‘고지식한 북한 사람’에 대한 편견을 깨기도 했다.

민족감정은 최대 흥행 아이템

남북관계를 따뜻하게 조망하는 영화가 끊임없이 제작되는 것은 남북 화해에 대한 집단적 감수성을 대변한다. 물론, 북한 소재의 영화는 오락적 매력도 충분하다. 남북의 문화적 차이는 현실적이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궁무진한 아이템의 바다다. 분단 소재의 영화가 코미디가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하겠다.

무엇보다 제작자 입장에서 민족감정이라는 흥행파워가 강한 요소를 등에 짊어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구미가 당길 만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한 한국영화 역대 흥행작 5위 안에 ‘쉬리’ ‘실미도’ ‘태극기를 휘날리며’ ‘공동 경비 구역 JSA’ 4편이나 민족적 현실을 소재로 한 영화가 들어있다는 것은 민족감성과 흥행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준다.

가장 안전한 흥행요소들을 분석해 기획하는 블록버스터들이 최근 하나같이 한반도 위기를 소재로 하는 것 또한 분단이 흥행코드라는 것을 입증해준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해양액션물 ‘태풍’은 남북한 양쪽에 모두 버림받고 한반도를 저주하는 해적 씬(장동건)과 그의 복수극을 막으려는 국군 해군장교 강세종(이정재)의 대결을 담았다. 강우석 감독의 차기작으로 기획된 ‘한반도’는 통일을 앞두고 일본의 침략야욕의 위협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역사에 허구를 가미한 팩션 형태로 선보인다. 제작중인 첩보액션물 ‘9시뉴스’는 연방제 통일 1년 이후 권력이동에 불만을 품은 쿠데타 세력에 맞선 특수부대원들의 활약상을 그린다.

코미디에서 인간적, 액션에선 위협적

경직되고 편협한 북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영화들은 간첩을 흉악한 살인마로, 공산당을 늑대로 묘사하던 과거에 비해 한층 진보한 시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근 영들이 위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송환’ 같은 독립영화와는 달리, 상업영화에서 드러난 남북 화해의 감성 밑바닥에는 더욱 공격적이고 보수적인 민족주의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북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또한 다른 방식으로 변형됐다 뿐이지 여전하다는 점도 한계다. 코미디 영화에서 북한 사람은 순박하고 착하며 인간적이라는 남한 사람들의 판타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액션물에서 그들은 여전히 폭력적인 위험인물로 묘사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개봉하는 대니얼 고든 감독의 ‘천리마 축구단’과 ‘어떤 나라’는 의미가 크다. 영국 감독의 다큐멘터리기는 하지만, 이미 영화제에 상영돼 관객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은바 있는 이들 영화는 북한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땡땡이를 치고, 지각을 하고, 밥을 남겨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북한 10대의 평범한 모습(‘어떤 나라’)과 꿈을 꾸고 실현한 무명선수들의 신화(‘천리마 축구단’)는 정형화된, 혹은 대상화된 북한을 넘어선다. 다니엘 고든의 다큐에서 느껴지는 북에 대한 동질감은 체제 이질화의 심각성을 무조건 감추고 추상화된 ‘형제’를 강조하면서 만들어진 작품들과는 차별화된다. 북한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가 차이를 부각시켰을 뿐이라는 사실, 다른 환경이지만 같은 동시대인으로서의 공통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다. 북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왜곡과 위험한 망상들이 들끓는 극장가에 진짜 ‘오락영화’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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