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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화자찬 속 ‘그들만의 잔치’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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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지난 19일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최도시인 부산시민의 협조와 단결, 철통같은 보안과 경비, 완벽한 시설확충과 준비로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가다. 정부와 APEC준비기획단 등은 ‘APEC 정상회의 어느 때보다도 많은 성과를 나타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이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은 ‘그들만의 잔치’로 치부하고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APEC 행사장 밖에서 ‘ANTI APEC’ 을 외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쪽에서 화려한 만찬이 시작되고 자축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는 동안, 또 다른 한쪽에선 찬바람을 맞아가며 구호를 멈추지 않는 시위대와 경찰들이 충돌했다.

“테러리스트가 반테러 주장, 화려한 만찬에 사회양극화 해소라니…”
전국에서 모인 노동자와 반-APEC 단체 회원들은 ‘신자유주의 확대’ 반대를 외치며 부산 곳곳에서 집회를 가졌다. 2만여 명의 시위대들은 APEC 정상회의장으로 향하다 이를 막아선 경찰들과 격렬하게 충돌했고, 도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이들은 APEC 정상회의가 인류의 풍요와 평화를 진전하기는커녕 빈곤과 전쟁만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김어진 다함께 운영위원은 부시를 향해 “전세계를 전쟁판으로 만든 세계 제1의 테러리스트가 반테러를 얘기하고 있다”며 비난했고, 노 대통령에 대해선 “APEC 회의를 통해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하지만, ‘가진 자들만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는 APEC 회의가 오히려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해 APEC 지원기금으로 2007년부터 3년간 200만 달러를 공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PEC 정상회의는 화려한, ‘그들만의 잔치’로 변모돼 있었고, 행사의 주목적이 전도된 것처럼 보였다.

행사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초특급 호텔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화려한 만찬을 즐겼고 돌아가는 길엔 각종 선물 보따리를 안고 떠났다. 언론들도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들이 묵고 가는 호텔과 만찬을 집중 조명했다.

APEC 기간 중에는 각국 정상들의 통행을 위해 수시로 도로를 통제하거나 일부 지하철역은 전동차가 서지 않기도 했다. 이를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 APEC의 성공이 불편과 희생을 감수한 시민들의 승리”라고 추켜세웠다.

APEC준비기획단과 부산시 등이 내놓은 각종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이번 행사를 위해 정부는 철통같은 경호와 경비를 위해 5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했고, 누리마루 APEC하우스와 APEC기념공원, BEXCO 시설확충 등 2000여억 원의 예산을 들였다.

물론 이번 행사를 통해 외국기업 최고경영자 1000여명 등 6000여명의 세계적 유력인사가 방문하고 투자환경설명회 등을 통해 5억1000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향후 5년 내 1조 원 가량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와 관계자 등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APEC 정상회의가 끝나고 노 대통령은 “이번 부산 APEC를 준비하고 유치한 모든 분들이 박수를 받을만하다”며 “이는 우리국민의 역량과 수준을 보여준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해찬 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의 면모,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문화의 진수를 홍보함으로써 역동적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였다고 평가된다”면서 “성숙한 시민 질서의식과 적극적인 참여정신으로 이번 행사가 성공리에 치러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역대 어느 회의 때보다 성공적으로 개최, 부산의 브랜드 가치가 한층 높아졌고 부산이 세계적인 컨벤션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절반의 실패?
이번 부산 APEC 정상회의로 한국은 IT(정보통신) 강국으로서의 우리 산업 발전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6자회담 등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는 등 ‘의장국’ 으로서 많은 것을 얻었다. 또 ‘무역투자의 완전한 자유화’라는 보고르 목표 달성을 위한 ‘부산 로드맵’과 수년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DDA협상(다자간 무역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촉구하는 특별성명이 채택된 것은 값진 성과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단 무역자유화의 ‘총론’에 대한 합의들이 농업개방 등 ‘각론’의 해법을 보장하진 못한다는 지적이다. 선진국-개도국, 농산물 수출국-수입국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전면적 시장개방’이 국가적으로 득이 된다 해도 ‘생존’의 문제가 걸린 시장개방의 희생자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기란 쉽지 않다.

APEC에 참여한 기업인과 전문가들도 이번 ‘특별성명’에도 불구하고 홍콩 각료회의의 성공에 회의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APEC 최고경영자 회의(시이오 서밋)에서 지엠대우의 닉 라일리 사장은 “홍콩 각료회의의 성공에 돈을 베팅하라면 한 푼도 걸지 않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은 “자유무역협정 등 양자체제가 복잡하게 얽히면 무역비용만 노파지는 ‘스파게티 볼’현상이 일어나고 최빈국들은 다자체제보다 양자체제에서 더 소외될 수 있다”고 말해, 자유무역협정(FTA)과 지역무역협정(RTA)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김정수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은 11월21일자 신문을 통해 “열여섯 해를 거쳐온 APEC은 이번 모임에서도 예의 두 얼굴을 감출 수 없었다”면서 “이번 회의도 표면적으로는 아태지역의 번영을 위한 무역.투자 자유화가 핵심 논의사항으로 돼 있지만 정작 회의장 안에서는 지역 번영에 부차적이거나 개별 회원국과 관련된 잡다한 현안을 다루기에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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