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겪던 외할머니가 4년여간 맡아 온 5살짜리 외손녀를 연고가 전혀 없는 지방에 유기한 사건이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 살고 있는 A(57·여)씨는 지난 14일 오후 1시쯤 같이 살던 외손녀 B(5·여)양과 함께 집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장소로 자신은 물론 A양과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지역이었다.
이 장소에서 A씨는 B양에게 “빵을 사러간다”는 말을 남긴 채 혼자서 그대로 인천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A씨는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자신의 둘째 사위인 C(35)씨에게 “집 근처 모래내시장 화장실에서 B양이 없어졌다”고 알렸다.
이 말을 전해들은 C씨는 같은 날 밤 11시쯤 경찰에 전화를 걸어 조카 B양이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모래내시장을 수색했으나 별 다른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자 ‘실종프로파일링시스템’을 조회, B양이 충북 청주시의 한 아동보호기관에 입소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이 추궁하자 A씨는 자신이 외손녀를 버린 것이라고 범행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딸의 이혼 후 지난 4년여간 B양을 맡아 길러온 A씨는 최근 몸이 아파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심한 생활고를 겪다 이 같은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