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윤명록 기자] 남양유업의 이른바 ‘밀어내기’식 영업 관행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인천에서 전통주류 업체 대리점을 운영하는 점주가 ‘본사의 ‘밀어내기’와 빚 독촉을 견딜 수 없다’는 내용 등이 담긴 유서를 써놓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배상면주가 대리점주 이모(44)씨는 14일 오후 2시48분께 인천 부평구의 한 사무실에서 가스렌지 위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 숨져있는 것을 종업원 김모(31·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이 씨의 동료 대리점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대리점에 급하게 도착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숨진 이 씨는 본사의 제품 강매와 빚 독촉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이 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는 달력 4장의 뒷면에 “남양은 빙산의 일각이며. 현금 5천만원(권리금)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주류 대리점업)은 개판이었다.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 살아남기 위해서 (판촉)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라고 본사의 횡포를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숨지기 전 동료 대리점장들에게 자신이 작성한 유서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03년부터 대리점을 운영했으며 신제품이 출시된 2010년께부터 막걸리 판매를 강요받았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당시 이씨는 신제품 판매를 위해 냉동 탑차 3대를 각각 2천만원에 구입했으나 제품 판매가 안 돼 적자가 쌓여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작성한 유서 속 '전통주류 본사의 밀어내기 행태'가 사실이었는지 여부와 본사측의 위법사항은 없었는지를 확인하기로 하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