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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H공사의 두 얼굴

  • 등록 2006.11.30 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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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민의 주택마련과 주거안정을 위해 전액 출자해 지은 공기업 SH공사가 다시 한번 두 얼굴의 야뉴스로 소시민을 울렸다. 11월초 끝난 국정감사에서 아파트 한 채당 5천만원씩 이익을 남겨 시민상대 집장사 비난을 면치 못했던 SH공사(시사뉴스 11월14일자 보도). 본지는 역시 국감에서 제기됐던 공사의 과도한 임대료 책정으로 임대아파트를 분양받고도 눈물을 머금고 ‘딱지’를 팔았던 철거민 속내와 영구임대주택의 입주포기 현실이 주목됐던 바, 서울 송파 ‘동남권 유통단지’가 들어서는 15만평 인근에서 비닐하우스촌을 일군 채 20여년 무주택 한을 가슴깊이 새겨온 사람들을 찾았다.

“SH서 집을 준다고요?”
“잉 SH가 뭐요? 그게 어디 있는디? 우리처럼 집 없는 사람들한테 정말 집을 준다요?…”
서울 송파구 장지동 화훼마을. 말이 좋아 화훼마을이지 이곳은 지난 1987년을 전후해 서울시내 쪽방 한칸 얻기 힘든 일용건설노동자, 노점상인 등 소시민들이 밀리고 밀려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비닐하우스촌이다.
실제 하우스를 지어 화훼농사를 시도했던 지주는 지하수 오염으로 번번히 농사실패를 보자 산동네 월세 보증금만 받고 하나 둘 사람들을 맞았고 이내 알음알음 번진 입소문에 어느새 180여세대 500여명이 길게는 20년째 삶터를 이룬 곳이 바로 이곳.
성남 복정동 새벽 인력시장을 채우기도 하고, 서울 가락동 채소다듬이로 생계를 이어 온 지난한 세월. 갓난 아이를 업고 이곳에 들어온 어떤 이는 아들이 장성해 어느새 해병대 입소를 했고. 동네 통장 김씨네 딸은 어렵게 공부해 따낸 통역사로 내달 이라크 통역자 역할을 끝내고 돌아올 참이라는데….
하지만 10월7일 새벽 엄청난 불꽃이 하우스를 덮쳤다. 언제부턴가 인근 일대가 송파 ‘동남권 유통단지’부지로 선정되면서 부쩍 다급해진 지주들이 시나브로 나갈 것을 채근하던 차, 깊은 새벽 번진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는 하우스 동 거의 다를 집어 삼켰다.

동남권 유통단지로 삶의 터를 잃다
“동남권 유통단지며 법조타운이 들어온다 하니까 땅장사를 해볼려 했는데 우리땜에 어떻게 못하니까 지주들이 보이는게 없는 모양이었다니까. 말로는 여긴 아무 쓸모없는 땅이라 보상도 없다지만 왜 지주들이 혈안이 돼 우리를 밀어내려 하겠는가.”
언제부턴가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던 사람들. 불탄 하우스 한켠 마을회관이며 천변가 텐트잠을 자던 이들은 그나마 지난 21일 경찰의 날이 고맙고 또 고마웠단다.
“그날 싹 들어내려 했어 철거반들이. 근대 경찰의 날이라 불미스런일 안한다며 경찰이 협조를 안했다지. 그러자 철거반들이 이번엔 들어내는데 8억을 요구했다나. 그말을 듣고와 지주들이 그러더군. 차라리 그 돈 8억을 나눠줄테니 나가라나.”
‘SH공사가 아마도 수조원대 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송파 문정장지 일대 15만여평 동남권 유통단지 토지주들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 불과 도보 1~2분여도 채 안되는 옆동네 장지 화훼마을로 뛴 불똥은 가난에 주저앉은 사람들의 방석을 태울 듯 집요하게 내려 꽃혔다.
“8억을 가구수를 나누니 400만원이더라. 그거같고 어디로 나가란 말인가. 여기서 나가면 바로 길거린데….”
11월15일 마침내 ‘화훼마을화재복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천정숙(63)위원장은 주민들과 함께 송파구청으로 향했다.

SH공사가 어디있소?
“SH공사가 어디있소? 구청 찾아갈 일이 아니구만. 한전마저 언제든 있을 철거에 대비해 보증금까지 걸라해서 하란대로 하고 간신히 전기를 얻어 쓰고 있는데. 우린 이제 임대아파트 말고는 갈 곳이 없소. 도로로 나가라는건 죽으라는 소리라니까…”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등이 연대한 송파구청 앞 집회는 주민보다 전경이 더 많았다.
“비닐하우스촌 문제는 역대정권의 공급위주 개발과 보호되어야 할 주거 빈곤계층의 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주택정책의 실패로 인한 결과”라며 대신 말문을 열어준 사람들. “참여정부 또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최우선적 국정과제로 삼고 무주택 서민을 위해 임대주택 100만호 건설과 주택법에 ‘최저주거기준’을 설정 공고하는 등 정책은 그럴듯하게 발표하고 있지만 이땅의 주거빈곤층이라 하는 비닐하우스촌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는 것은 허울좋은 정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옳소 옳소’. 화재로 드러누운 사람은 회관 식은 방에 누워있고, 그나마 몸 온전한 노인,부녀자들이 타는 심정으로 불끈불끈 쥔 주먹.

SH “주택 청약 있으면 입주 가능하죠”
서울시와 구청은 화훼마을 주민들이 국민 임대주택,다세대 매입주택, 영구임대주택 등 가족수와 경제능력을 고려 적절히 입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
송파 동남권 유통단지 결정 그날 이후 수개월여 ‘불만 안 나도 살겠다’ 할 만큼 벌써 네 번씩 번진 원인모를 화재들. 하지만 화훼마을 비닐하우스촌의 희망 ‘임대주택’은 과연 얼마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일까. SH공사가 서울 송파구 장지지구에 내년 하반기 공급예정인 임대아파트는 모두 2666세대. 2008년3월까지 공급완료를 겨냥, 30년 임대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 규모는 15평형 1050세대와 12평형 832세대 등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SH공사 보상팀 관계자에 따르면 “화훼마을이 위치한 장지동 일대는 송파 동남권유통단지내 수용토지에서 제외돼 있다”며 “수용토지내 세입자 자격이 없는 한 우선권을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대아파트 입주조건은 거주자 우선이다. 전년도시근로자 월평균 70%미만이나 50%는 돼야 안정적이다. 그러니까 연봉 3900만원이면 2000만원이하…에 또 매달 10만원씩 청약금을 불입했나요? 그래야 유리하고…”
‘10만원씩 저축할 여유가 있다면 사글세 비닐하우스에 살겠소’. ‘우문현답’이 바로 이럴때 쓰는말 맞던가. 서민의 주거안정 취지도 무색한 공사이념. “서울 서초동 꽃마을, 남태령 전원마을 사례처럼 지자체와 구청,주민이 노력해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적 해체를 기원한다”는 주거실현연대의 일침. SH공사의 임대주택 공사장 바로 옆에서 20년째 비닐하우스에 몸을 맡긴채 무주택 설움을 안고 산 사람들은 묻는다. ‘SH공사가 진짜 집없는 서민한테 집을 지어주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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