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29)가 올 시즌 4번째 등판에서 기대했던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소사는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0피안타(1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120구의 공을 던진 소사는 직구(49개)와 싱커(23개)를 주무기로 체인지업·슬라이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삼성 타선을 상대했다.
지난 5월 넥센이 브랜든 나이트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소사를 영입하면서 가장 기대한 것은 '최대한 길게 던져달라'였다.
현재 넥센은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 능력이 매우 떨어져 그 부담이 고스란히 중간계투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발의 조기 강판은 결국 마운드 전체의 과부하로 이어진다.
올 시즌 넥센 선발 마운드에서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에이스 앤디 밴헤켄도 10일 현재 13경기에서 77이닝을 소화, 평균 6이닝에는 아직 못 미친다. 이닝이터는 아니다.
반면 소사는 KIA에서 뛰었던 지난 2시즌 동안 이닝 소화 능력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2년에는 23경기에서 147⅓이닝을 던졌고 지난해에는 29경기에서 무려 164⅔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16번 있었다. 7이닝 이상도 8차례나 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일단 공격력이 좋고 수비도 단단해 소사가 6이닝 이상만 던질 수 있다면 승리는 쉽게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피칭을 선보이며 연착륙하는 듯 했던 소사는 이후 2경기에서 최악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일 NC전에서는 11피안타(4홈런) 12실점을 하고 3이닝 만에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소사는 4번째 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도 2·3회 각각 2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4회부터 점차 안정을 찾았고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7이닝을 소화한 소사 덕분에 넥센은 2명의 투수(소사·강윤구)로만 경기를 마쳐 불펜도 충분히 아꼈다. 이날 경기는 5-5, 8회말 콜드게임 무승부로 끝났다.
또한 소사는 4-5로 뒤진 8회초 마운드를 넘겨 패전투수가 되는 듯 했으나 8회말 강정호가 동점 솔로포까지 터뜨려주면서 패배도 면하는 행운도 안았다.
넥센은 조상우가 부상으로 빠지고 마무리 손승락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도 중간계투진 운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결법은 선발이 긴 이닝을 던져주는 것뿐이다.
소사는 이날 다소 실점이 많았지만 바랐던 '이닝이터'의 모습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해도 어색하지 않은 4번째 등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