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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심리의 바다 속을 유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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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제59회 칸 영화제 ‘15인의 감독주간’ 초청작으로 선정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휴가’는 이어 9월에 열린 토론토 국제 영화제 세계 현대영화부문 북미지역 프리미어까지 수상하며 35세 젊은 감독 슈테판 크로머를 세계적 스타로 떠오르게 했다. 특히 이 영화는 한동안 침체돼 있던 독일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으며 ‘유럽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끄는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가족 휴가에 예상치 못한 사건
붉은 태양과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슐라이강. 정치학 연구파트너이자 동거파트너인 미리암과 앙드레는 15세의 아들과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다. 너무 멀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게 거리를 유지하는 그들은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합리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겉보기엔 매우 이상적인 가족이다. 따라서 이들의 휴가에 아들의 여자 친구가 함께 동행 한다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나이에 비해 조숙하고 관능적인 리비아와 이웃집 매력남 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흐르면서 미리암은 보호자로서 그 둘의 관계에 선을 그어야 할 책임을 느낀다. 그러나 빌을 추궁하기 위해 나선 자리에서 미리암은 자신의 오해를 깨닫고, 오히려 상처 받고 위태로운 그의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이제 미리암과 빌 사이에 비밀스러운 관계가 시작된다.
그러나, 빌이 사랑하는 사람은 미리암이 아닌 리비아. 걷잡을 수 없는 질투심과 꿈틀거리는 욕망에 사로잡힌 미리암의 삶은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홈드라마로 시작해 스릴러, 멜로를 넘나들다
슈테판 크로머 감독과 다니엘 노트 작가는 독일에서 오래 전부터 '슈퍼 드림팀'이라는 칭호를 받는 인물이다. 10년 동안 보여준 이들의 작품세계는 거장과 악동의 경계를 오가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한 할리우드 코엔 형제의 것과 닮아 있다. 특히, 일상과 일탈의 경계를 넘나드는 구성방식과 인물의 심리변화를 대사와 화면만으로 묘사하는 기법은 더욱 그렇다. 슈테판, 다니엘 콤비는 교묘한 스토리 텔링이라는 방식을 이번 영화에서도 펼쳐내고 있다. 독특하고 실험적인 촬영기법이나 충격적인 결말, 새로운 미학의 제시, 발랄한 상상력 등이 이끄는 색다른 스릴은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드라마와 스릴러, 멜로와 심리 여러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점점 한 곳으로 몰아가는 일관된 구조가 인상적이다. 홈드라마로 시작한 도입부를 벗어나 인물의 심리변화에 따른 장르 설정은 독창적인 연출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 같은 장르의 경계 허물기는 인물의 심리를 집요하게 따라가는 선택에서 비롯됐다. 심리묘사의 리얼리즘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장르가 자연히 다양화된 것이다. 탈 장르의 미학과 동시에 영화적인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크다.
인간의 이중성을 파헤치다
결국 이 영화는 인간 심리를 따라가며 그 이중성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고 있다. 미리암은 교양과 수준을 갖춘 미모의 중년 여성으로 차분하고 안정적이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소유한 존경할 만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미리암은 지극히 사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안정적인 가정을 파괴하고 거기다가 한 소녀를 벼랑으로 내몰아 버린다. 결국 이제까지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와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부서뜨리고 만다.
그녀는 폭풍처럼 몰아치는 욕망을 거부하지 못한 희생자일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철저히 계획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이기적이고 잔인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만들어 낸, 또는 타인에 의해 판단되어졌던 개인의 모습이 얼마나 진실된 모습과 거리를 두고 있는지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누구나 같고 이 욕망을 얼마나 절제하고 감추느냐에 따라 자신의 모습은 달리 비친다는 것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름휴가’는 또한 여름 해변이라는 시각적 즐거움과 다채로운 소리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요트와 태양, 바다 같은 여름의 일상성을 표현하는 장면 자체로도 스크린에 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지만 욕망이라는 아이콘을 드러내는 소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같은 장면에 사실적인 사운드와 영상, 섬세한 연출 일체의 배경음악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들이 채워졌다. 바람에 흔들리는 미세한 갈대 소리, 요트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 풀숲을 걸어가는 소리 등 생생한 자연의 소리는 그 어떤 음악보다 더 리드미컬하며 아름답다.

메신져 : 죽은 자들의 경고
감독 : 옥사이드 팡, 대니 팡
출 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딜란 맥더모트, 페넬로프 앤 밀러
대도시를 떠나 노스 다코다의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솔로몬 가족들은 그곳에서 수년간 사용되지 않은 농장을 구입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사 온 첫 날부터 4살짜리 막내 아들 벤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고, 딸 제스 역시 누군가가 끔찍하게 죽는 환영을 경험하며 공포에 시달린다. 그러나 이런 환영을 보는 것은 오직 두 사람 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부모님은 집을 떠나야 한다‘는 딸 제스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무시해 버린다. 집에선 점점 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드디어 집안 사람들은 하나 둘씩 미쳐가기 시작한다.

황진이
감독 : 장윤현
출 연 : 송혜교, 유지태, 류승룡
여자는 땅, 천민은 짐승이던 16세기. 양반가의 딸로 자란 진이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자 가장 천한 ‘기생’의 신분을 스스로 선택한다. 인간으로서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했으나 사대부조차 동경하는 최고의 여인이 된 진이. 그녀 곁에 벗이었고 노비였으며 첫 남자인 놈이가 있다. 시대의 격랑 속에서 놈이는 반역자로 수배되고, 이제 진이는 자신의 전부를 건 운명의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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