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임택 기자]미국 뉴욕 공항에서 기내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삼아 활주로로 이동 중인 항공기를 ‘램프 리턴’(비행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시킨 뒤 사무장을 내리게 한 '땅콩 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2일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오후 김포공항 내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에 출두해 국토부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땅콩 리턴' 사건이 발생한 지 7일 만의 직접 사과다. 블랙 정장차림을 하고 온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참담한 표정으로 걸어들어와 취재진 앞에 선 뒤 고개숙여 사과했다.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 하기와 관련해서 기장과 협의를 했느냐'는 질문과 '고성과 욕설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답변했다. 해당 승무원과 사무장을 직접 만나 사과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향후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계획은 없다”고 대답했다. 조 전 부사장은 '사과가 왜 늦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앞서 조 부사장은 지난5일 뉴욕발 한국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이 땅콩을 봉지째 건네자 기내서비스를 문제삼아 비행기를 회항시킨 뒤 해당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했다. 회항 사건이 알려지면서 국내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외신까지 보도됐다.
한편 이에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애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사과한 뒤 “조현아를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와 계열사 대표 등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번 사태에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제가 잘못했다. 죄송하다”면서“제가 교육을 잘못 시킨 것 같아 죄송하다”고 시인했다.
조 회장은 향후 대한항공 서비스 개선에 대해 “대한항공의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는 매뉴얼이나 모든 면에서 지금까지 잘못했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고치는 것이 저희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이날 조 전 부사장의 출두에 앞서 전격 사과의사를 밝힌 것은 딸이 출석하기 전에 그룹 총수이자 아버지로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9일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 보직에서 물러났고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10일 대한항공 부사장직에 대한 사표를 냈다, 서울서부지검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여객서비스 지점에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