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임택 기자]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원을 허위 등록하는 수법으로 수억원의 인건비를 횡령한 대학 교수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4~5월 한국수력원자력 등 21개 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R&D 투자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총 68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내 모 대학 A교수는 2010년 5월부터 2013년 1월까지 한수원의 'APR1400 인간기계 연계 훈련 및 평가방법 개발' 과제를 포함한 6개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총 18명을 허위 연구원으로 등록했다.
A교수는 허위로 등록한 연구원들과 실제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공동관리계좌에 입금토록 하고 2억3800여만원을 차명계좌 등으로 빼돌려 고급오디오를 구입하거나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A교수는 또 2013년 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기관사 휴먼에러 평가 전산 체계 구축' 과제 등 5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6명의 허위 연구원들과 실제 연구원들의 인건비 50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한수원을 비롯한 연구용역 발주기관들에게 A교수와 소속 대학의 입찰참여를 제한하고, 연구비를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교육부에는 A교수의 신분상 책임을 묻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 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 등 공공기관이 유흥주점이나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수원 소속 B과장은 2013년 9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유흥주점으로 영업중인 업소에서 양주와 맥주 등을 마시고 89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뒤 마치 연구업무 관련 회의에 사용한 것처럼 영수증을 처류했다.
감사원은 이들 3개 기관이 2010~2013년 부당 사용한 법인카드 액수가 1억1900여만원(512회)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한국가스공사기 '피복배관의 폐기물 처리를 위한 저온 열분해 장치 개발' 과제를 수행할 민간업체를 선정하면서 최근 매출실적이 200만원에 불과하고 R&D 조직도 없는 업체를 선정한 사실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