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임택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음 주 성탄절 전후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안정'과 '쇄신'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불황으로 큰 변화 없이 '안정'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지만, 최근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 '누수'와 공사장 추락사 등 안전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새로운 인사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16일 롯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음 주 크리스마스 전 쯤 인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올해 초 사장들이 대거 바뀌어 큰 폭의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신세계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인사 흐름은 '조직 안정화'였다. 올해 초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내년에도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갑작스런 변화보다는 '신 성장 동력'이나 '기술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주를 이뤘다.
롯데 그룹 역시 이러한 인사 흐름을 반영해 큰 폭의 물갈이 없이 기존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실제 올해 초 롯데카드 채정병 사장을 시작으로 롯데쇼핑 대표직에 이원준 사장, 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로 이창원 전무 등이 자리를 옮기면서 신임 사장단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직 내부의 안정도 중요하지만 실적 저조에 따른 '신상필벌'과 롯데월드몰 부정 이슈에 대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롯데 그룹 중 롯데면세점과 롯데칠성(롯데주류), 롯데리아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실적이 저조하다. 주력 계열사인 유통과 화학부문의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 글로벌 사업 역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의 오랜 숙원이자 야심작인 롯데월드몰이 수족관 누수, 바닥 및 천장 균열 등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잃고 있어 신 회장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큰 상황이다.
또 이슈 때 마다 롯데그룹과 롯데건설, 롯데자산개발 등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진두지휘할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만한 적임자를 구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에 예상과는 달리 신 회장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신 회장이 적극 나서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대규모로 인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역시 보수적 성향이 강했던 그룹 인사 방침을 바꿔 문제 있는 사장들은 즉각 교체하고, 성과를 내면 확실히 보상하는 '신상필벌' 원칙을 더 강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역시 롯데는 신격호 총괄 회장의 오랜 숙원인 롯데월드몰의 안전한 운영과 2016년 롯데월드타워 오픈을 앞두고 있어 뚝심 있게 현안을 해결해나갈 사장단 구성이 절실하다"면서 "신 회장 역시 평소보다 2개월 정도 빠른 인사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