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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무질서·안전불감’…시민의식 실종된 불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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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 교통 혼잡 등 난장판…“도대체 무엇을 위한 축제인가요?”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지난 3일 오후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당시 이 곳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몰려 대 성황을 이뤘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진귀한 풍경에 연신 환호를 질러댔다. 하지만 그들이 떠나고 난 자리는 쓰레기들로 넘쳐났으며 도로위 불법 주정차들로 일대 교통은 극도로 혼잡했다. 부족한 시민의식은 애꿎은 운전자, 환경미화원 등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떠넘겨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축제가 시작된 3일 오후 7시가 넘어서면서 강변북로 진입로에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려고 하나 둘 모여든 차들이 도로가에 그대로 멈춰서버렸다.

한 네티즌은 당시 상황을 전하며 "인근을 지나던 차들이 클랙슨을 울려도 요지부동이었다. 불꽃놀이를 보려고 도로가에 차를 주차하는게 말이 되냐"며 "사람들이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같은 시각 여의도 인근 강변북로도 '무질서' 그 자체였다. 경찰 단속 구간을 벗어난 곳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길게 늘어섰고 이로 인해 이곳을 지나던 차량은 통행에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인터넷상에는 "경찰 단속 구간에 들어서니 그 전까지 막혔던 차가 쌩쌩 달리기 시작했다"며 "집으로 오는데 굉장히 씁쓸했다"는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행사장 내부도 아수라장이었다.

'착석금지'라는 플래카드에도 불구, 공원 내 화단을 점령하는가 하면 다른 관람객들을 위해 텐트를 접어달라는 주최 측 안내방송에도 사람들은 미동조차 안했다. 비상통로 역시 인파로 가로 막혀버렸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전쟁은 되풀이 됐다. 100m 가량 늘어선 사람들 탓에 수 십분을 기다리는 것은 물론이고 화장실마다 치킨, 피자 등 먹다 남은 음식들이 들끓었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불꽃축제 쓰레기 처리 비용은 모두 4660만원.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매년 불꽃축제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1500만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불꽃놀이 축제를 준비하던 조명업체 직원이 한강에 빠져 숨졌는가 하면 수상오토바이를 타고 축제를 보던 20대 남성이 강에 빠졌다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이날 하루 불꽃축제에서는 128명이 찰과상, 낙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응급의료지원을 받았으며 21명의 미아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불꽃놀이를 본 적이 있다는 박모(31)씨는 "일본에서는 행사장 주변 불법 주정차는 물론 쓰레기도 보지 못했다"며 "사람들의 관람 구역을 확실히 하기 위한 펜스 설치 등 관리가 철저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은 정 반대인 듯 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축제의 무질서는 대형 행사일수록 매해 반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8월 한 공중파 방송사에서 예능프로그램 가요제가 개최됐던 강원도 평창군은 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면서 방문객들이 두고 간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때도 "너무한다" "국민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되나" "실망이다" 등의 자조적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렇다보니 '굳이 이런 불편을 감내하면서까지 행사를 개최해야 하냐'는 등의 행사 무용론 역시 대두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형 행사마다 시민의식 부재를 운운하지만 시민들 탓만해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며 "이번 축제의 경우 주최측과 경찰의 세밀한 관리가 부족했다. 주최측은 시민들에게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면서 철저히 사전 캠페인을 벌이고 경찰은 단속 구간이 아니더라도 CCTV를 이용해 불법 주정차 차량에 즉각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룰이 엉성하면 사람들은 손쉽게 이를 어기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적절히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2002 월드컵 당시 보여줬던 수준높은 시민의식은 여전히 재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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