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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러 맹폭에도 ‘끄떡없는’ IS…석유·가스가 생명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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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러시아의 집중적인 폭격과 공습을 양쪽에서 동시에 받고 있지만 오히려 잔인한 인질 처형으로 악명을 떨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IS의 이 같은 ‘질긴’ 생명력은 든든한 자금줄과 무관치 않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지역의 유전을 장악한 덕분에 이른바 오일머니로 짭짤한 수입을 올려 조직의 운영 자금으로 보태기 때문에 역사상 가장 부유한 테러조직이란 타이틀까지 얻고 있다.

IS에게 원유는 검은 황금이나 다름없다. IS의 전쟁에 동원되는 군수 장비의 연료로 쓸 수 있는 것은 물론 광적인 지하드들이 서방에 저항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군 주도의 연합군을 만들어 IS에 대한 공습에 나선 지 1년이 넘었지만 최소한 알 오마르와 다른 유전 8곳은 IS 공습의 딜레마의 상징물이 되었다.

◇IS, 일평균 3만4000~4만 배럴 생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서방의 정보 관리들과 시리아 현지 무역상과 석유 엔지니어 수십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IS의 기름 장사를 무력화하려는 강대국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IS 오일 컴퍼니’는 규모와 전문성 면에서 점점 국영 석유기업에 가깝게 성장했다.

IS는 기술자부터 경영진까지 숙련된 직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하여 그들만의 회사를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다. IS가 통치하는 영토에서 현지 상인들과 기술자들에 의해 생산되는 일일 원유 생산량은 3만4000~4만 배럴로, 배럴당 20~45달러에 팔려 IS는 일평균 150만 달러를 오일머니로 걷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와 달리 AP통신은 IS의 일일 원유 생산량을 시리아에서 약 3만 배럴, 이라크에서 1만~2만 배럴 가량으로 추정했다.

IS는 이렇게 생산한 원유를 배럴당 35달러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10달러에 팔기도 한다. 최근 국제 유가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밑돌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IS는 비교적 싼 값에 팔고 있어 시장에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정보관리들은 AP통신에 “IS로부터 석유를 구입한 밀수업자들이 터키로 건너가 중간 상인들에게 팔기도 한다”며 “IS는 원유를 팔아치워 매월 4000만~5000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석유 판매는 IS의 지속적이고도 가장 큰 소득원이라며 이라크와 시리아 전역에 걸쳐 자칭 ‘칼리페이트(칼리프가 통치하는 이슬람국가)’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IS는 석유를 전략적인 무기로 삼고 있다. 2013년 첫 존재감을 드러내기 전부터 일찌감치 내부 종교기구인 슈라위원회에서 석유를 칼리페이트를 세우기 위한 자금 조달의 원천이자, 생존을 위한 기본으로 규정했다. IS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지만 석유가 매장되어 있지 않은 시리아 북서부에서 퇴각한 뒤 석유 매장량이 많은 시리아 동부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 이 지역의 유전을 독차지했다. 이후 2014년 이라크 모술을 장악하여 교두보로 삼고 시리아의 동부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IS는 모술을 지배하면서 이라크 북동부 키르쿠크주(州)에 위치한 아질, 알라스 유전도 함께 장악했다. AP통신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입수한 IS의 내부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IS가 지배하는 유정(油井)은 253개이며 이 가운데 161개가 가동되고 있다. 이들 유정에는 275명의 엔지니어와 1107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AP 통신은 미국과 이라크 정보당국 관리들을 인용해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의 유전에서 원유를 판매해 매월 5000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보도했다. IS는 지난 4월 이라크 군에 유전을 탈환당했지만 그 전까지 점령해온 10개월 동안 약 4억5000만 달러 (약 5074억 원)규모의 석유를 생산한 것으로 FT는 추산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 전속시장(captive market)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해외 시장에 석유를 내다팔 필요도 없다. IS의 유전에서 생산된 디젤과 휘발유는 IS가 통치 지역에서 소비될 뿐만 아니라,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지역 병원과 상점 등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이슬람부족의 한 지도자는 “IS는 재무 담당자와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어 석유를 생산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며 “키르쿠크와 모술에서 수백 대의 트럭을 사고 석유를 추출했으며, 매일 150대의 트럭에 석유를 꽉 채워 실었다. 각 트럭마다 1만 달러 어치의 석유를 담았다”고 전했다.

IS의 유전 중 가장 판매 실적이 좋은 곳은 시리아 동부에 위치한 알 오마르 유전이다. 알 오마르 유전 외곽에는 트럭 행렬이 6㎞에 걸쳐 길게 뻗을 정도로 IS가 판매하는 기름에 대한 수요는 높은 편이다. 일부 트럭 운전기사들은 원유를 가득 채우기 위해 한 달동안 기다리는 경우도 있고 이런 운전기사들을 위해 중동 전통음식인 팔라펠을 파는 매점과 찻집이 갑자기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기름을 거래하려는 상인들이 자신의 차량번호와 탱커용량을 IS측에 제출하면 IS 관계자가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고 번호표를 나눠준다. 번호표를 받은 업자들은 일단 그들의 마을로 되돌아간 후 차례를 기다린다. 매월 말만 되면 일부 상인들은 기름을 운송할 트럭과 가까운 곳에 텐트를 치고 순번을 기다린다고 FT는 보도했다. 이 곳에서 배럴당 25~30달러를 주고 석유를 공급받은 상인들은 지방 정유공장에 석유를 운송하거나 알레포 또는 이들리브와 같은 더 먼 지역에서 배럴당 60~100달러의 비싼 값에 석유를 팔아 차익을 남긴다. 기름값 지불은 터키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에서 머물고 있는 IS 여성대원들에게 송금되기도 하며 이들 여성대원이 시리아나 이라크로 돈을 직접 ‘배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이라크의 대테러 기관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IS는 원유 생산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때로는 해외로부터 장비를 직접 수입하거나 기술전문가들을 스카웃하기도 한다. 미국 당국은 이러한 징후를 감지하고 IS가 추출, 정제, 운송 및 에너지 생산용 장비와 같은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수입하는 것에 대해 터키를 포함한 주변국들에게 우려를 나타냈다고 미 고위 관리가 AP통신에 전했다. 대니얼 글레이저 미국 재무부 차관보는 AP통신에 “IS의 연간 석유판매 수입이 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올해 초에는 한 달에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증거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다른 테러단체도 ‘금융사기’로 돈벌이

 다른 한편에서는 IS의 주 수입원을 가스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과 악명높은 테러단체인 IS는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지만 양쪽이 마피아식(式)으로 천연가스 거래를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FT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과 IS가 의존하는 전력망의 90%는 가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IS는 시리아에서 최소 8개의 발전소를 장악하고 있다. 이 중 3곳은 수력발전시설이며 시리아에서 가장 큰 가스플랜트도 포함되어 있다. 반면에 아사드 정권은 이 시설물의 가동 방법을 알고 있는 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가스 아사드 정권과 IS의 강력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아사드 정권은 건성 가스(메탄)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얻는 반면, IS는 발전소의 액화 가스로부터 연료를 얻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투웨이난 발전소에서 아사드 정권은 매일 50㎿ 규모의 전력을 얻는다. 같은 발전소에서 IS가 장악한 알레포의 화력발전소에도 가스를 보낸다. 간혹 지역의 불안정으로 가스 공급이 중단되기도 하지만 IS도 70㎿의 전력을 얻고 있다. 아사드 정권가 IS가 함께 운영하는 대부분 발전소에서 IS는 매일 액화석유 또는 가정용 액화가스를 생산하여 IS 대원들에게 보내주거나 현지인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S와 아사드 정권 사이의 ‘계약서’에는 시리아 국가와 민간 가스 회사가 (IS 가스회사에서 일하는)직원들의 급여를 지불하고 시설 가동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결국 아사드 정권과 IS의 마피아식 은밀한 거래가 시리아 현지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직원을 볼모로 하는 셈이다.

IS 뿐만 아니라 다른 테러단체들도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에서 신용 사기를 벌이거나 영국의 자동차를 밀수출한 자금이 시리아와 이라크 현지 테러조직의 운영자금으로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남부지역의 전화금융 사기와 영국에서 아프리카로 밀수출한 자동차 대금이 복잡한 자금세탁 방식을 거쳐 이라크와 시리아의 테러조직 자금으로 공급되고 있다. 금융사기는 주로 경찰이나 은행 직원을 사칭해 돈을 인출하거나 특정 계좌로 송금시키도록 지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피해자의 자택에 직접 찾아가 돈을 건네받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가로챈 돈은 수사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소액으로 나뉘어 시리아와 이라크의 테러단체로 보내진다. 실제로 이런 식의 금융사기에 속은 영국의 한 96세 연금수령자는 수만 파운드를 잃었고, 또 다른 73세 노인도 은행예금 13만 파운드를 잃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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