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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도법스님 “주심 역할 정부가 선수처럼 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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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불길 크면 약자 고통 커져…정부 뜻대로 돼도 갈등·대립 정리 못해”
화쟁위, 노동개혁 법안 관련 정부-노동자 대화장 마련 계속 추진 계획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규칙도 없는 운동경기에서 양 선수들이 서로 격렬하게 뛰고만 있다. 불행한 건 주심 역할을 해야 할 정부마저 선수처럼 뛰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11일 민주노총 등의 대규모 집회에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이 같은 말로 대신했다.

그동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신변 보호 및 2차 평화집회 개최 등을 적극 중재해온 도법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일에서는 약자를 보호할 것인가 혹은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인가 보다 더 중요한 관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노동문제는 국민 모두의 화두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나서서 중심을 잡고 심판이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자간 대화와 합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만 했는데 그 역할이 공교롭게도 종교계에 주어졌다"며 "그 과정에서 실력과 역량이 부족해 양쪽에게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조계사에 은신한 한 위원장과 누구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눈 도법 스님은 한 위원장에게 "편을 가르고 세력을 규합하는 현실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세상"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만나서 대화하고 지혜를 모아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를 결심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화쟁위가 모색해 온 사회적 대화의 길을 존중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줬다. 모두를 패자로 만들지 않은 그의 결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화쟁위는 자연스레 논란에 오른 종교시설의 현대판 소도 논란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법질서가 존중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법을 따르겠다는 사회풍조를 만들면 자연스레 소도 논란은 없어지지 않겠냐"며 "부처님이 살인마 조차 공동체 식구로 품어안았듯 불가피한 인연들이 주어지면 같은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 검거와 상관없이 화쟁위는 당초 민주노총 중재대로 노동개혁 법안과 관련한 정부-노동자간 대화장 마련은 계속 추진해갈 계획이다.

화쟁위는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 노동개혁 법안과 관련한 정부와 노동자간 대화장을 마련하는 것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화쟁위는 "정부와 노동계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수십년에 걸쳐 사회적 대화를 추진해왔다"며 "우리 역시 신뢰와 대화 속에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를 향해 "노동관련법 개정을 유보하고 야당과 노동계, 종교계, 재계, 청년세대. 비정규직 등 당사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마당을 열자"고 제의했다.

화쟁위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 함께 살아야 할 이웃이고 동반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했으면 한다"며 "대화와 상생의 문화 확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법 스님도 "싸움의 불길이 크면 클 수록 고통받는 건 약자일 것"이라며 "정부 뜻대로 개혁이 이뤄진다고 해도 이후 갈등과 대립은 정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차 정부 응답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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