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4 (목)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정치

주한미군 ‘탄저균 거짓말’ 들통…대책도 ‘구멍’

URL복사

美정보 제공 없이 관리·감독 불가능…세관검사 제한 SOFA개정 목소리 높아져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주한미군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는 우리 외교·안보의 '무능함'을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미국 측의 정보 제공 없이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한반도 내 미군 실험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내용은 탄저균과 함께 페스트균 샘플까지 배달됐다는 점과 주한미군이 2009년부터 국내에서 총 17차례에 걸쳐 탄저균 시험을 했다는 것이다. 앞서 주한미군은 "탄저균 시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는데, 결국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

한미 양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향후 주한미군으로 반입되는 생물학 검사용 샘플의 한국 내 반입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강제 조항이 아닌 데다가 이마저도 미국 측의 협조가 없으면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관련 탁송품의 세관 검사를 제한하고 있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한미동맹의 차원에서 SOFA 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한미 합동 조사 결과 믿을 수 있나?

한미 합동실무단이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5월20일과 5월26일 두 차례에 걸쳐 오산기지에서 탄저균 및 페스트균 샘플을 사용한 시험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주한미군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사균화(死菌化)된 탄저균 검사용 샘플을 이용한 시험을 진행하고 해당 샘플을 폐기했다.

결과적으로 총 17차례 시험이 이뤄진 셈인데 이는 주한미군사령부의 기존 해명과는 전혀 다르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5월29일 "탄저균 시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거짓 해명'인 셈이다.

한미 합동실무단은 2009년 이전에는 한반도 내에서 생물무기 관련 시험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부분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이뤄졌으며, 과거 반입사례의 경우 직접적인 조사가 어려워 미국 측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미 합동실무단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반입된 독성물질의 반입 과정이나 어디에서 시험이 이뤄졌는지, 샘플 처리와 폐기는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밖에도 지난 5월 오산기지에 탄저균뿐 아니라 페스트균 샘플이 들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과거에도 또 다른 독성물질이 반입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발 방지 대책 효과 있을까?

한미 양국이 마련한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양국이 마련한 합의권고안에는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 반입 시 우리 정부에 발송·수송기관, 샘플 종류·용도·양, 운송방법 등을 통보 ▲한 쪽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에 공동 평가 실시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 검사를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는 주한미군이 향후 검사용 샘플을 국내로 들여올 때 '일방적으로' 우리 측에 통보하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공동으로' 관련 조사를 실시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즉, 주한미군의 샘플에 대해 우리 측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주한미군이 제공하는 정보에 국한되고, 뒤늦게 문제를 파악하더라도 미국 측과 함께 진상 규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균화된 검사용 샘플에 대한 안전절차를 강화한 전례 없는 조치"라고 자평했지만, 이마저도 '권고'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이를 어길 경우 어떤 대책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SOFA 개정 여론 높아질 듯…"한미동맹 차원에서 신중해야" 반론도

결국 이번 사고는 검역주권 침해 논란을 낳고 있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한계가 드러난 결과라는 지적이다.

SOFA 9조5항(통관 및 관세와 관련 조항)은 '명령에 따라 대한민국에 입국하는 미군 구성원, 공용 봉인이 있는 미국 군사우편, 미군 군대에 탁송되는 군사화물은 세관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이 조항이 바뀌지 않는 한 탄저균이 또 다시 국내로 배송되더라도 세관을 그대로 통과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권고안에 따라 우리 측도 사균화된 샘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지만, 실제 사균화 여부나 유해성 여부 등은 여전히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즉각적인 SOFA 개정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한미동맹의 '신뢰'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생물실험을 진행한 것에 대해 동맹국의 입장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도와주러 온 사람의 호주머니를 샅샅이 뒤져보겠다는 건 '신뢰' 문제상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북한의 생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공조·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미동맹에 '금'이 가는 행동은 서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경훈 서울시의원, “학업중단숙려제 악용 사례 보고돼··· 제도의 미비점 메꿔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경훈 의원(국민의힘, 강서5)이 지난 1일 제332회 임시회 서울시교육청 정책국 질의에서 학업중단숙려제가 악용되고 있는 사례를 지적하고 숙려제 신청 절차 및 승인 기준을 재검토하여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도록 당부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생이 학교 폭력이나 가정 문제, 진로 고민 등으로 자퇴하려는 학생에게 일정 기간 이를 숙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학생이 왜 학업을 그만두려고 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컨설팅이나 대안 교육기관으로의 안내 등 지원책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도록 돕는 제도에 속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서울 관내 초중고 학생 학업중단숙려제 현황’에 따르면 작년 3,359명의 학생이 숙려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799명보다 약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0년이 코로나 시기였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숙려제 이용 횟수는 현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훈 의원은 “교육청에서 나름의 지침을 가지고 학업중단숙려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무색하게도 최근 들어 이 제도를 ‘공식적 장기 결석’을 통한 자유 시간 및 휴식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문화

더보기
헤밍웨이의 대표작 '무기여 잘 있거라'를 현대적 시선으로 다시보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을 펴냈다. 신간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 ‘A Farewell to Arms’를 현대적 시선으로 분석한 해설서다. 저자 고민곤은 원작의 줄거리를 단순히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의 참상과 인간애, 사랑의 의미를 섬세하게 해석한다. 특히 비와 눈 같은 자연 현상에 담긴 상징을 짚어내며 독자가 원작을 더욱 입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전쟁이 개인의 존엄과 사랑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탐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이 끝내 포기하지 않는 연대와 온기를 강조한다. 또한 군인과 사제, 젊은이와 권력자 간의 갈등을 다루며 전쟁 문학이 던지는 질문을 오늘날의 현실로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무기여 잘 있거라 - 전쟁, 사랑, 죽음’은 단순한 작품 해설을 넘어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고민곤 저자는 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 검정위원, 2010학년도 대입 수능 외국어 검토위원, 대학 강의, EBS 교재 검토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군산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NEAT쓰기완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