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박슬기·이은원, 니키아·감자티와 함께 무르익다…‘라 바야데르’

URL복사

[시사뉴스 이경숙 기자]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박슬기(30)와 이은원(25)은 그간 무럭무럭 자라났다. 몇 년 전만 해도 유망주로 꼽히던 이들이 어느새 국립발레단뿐 아니라 한국 발레계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면에서 특히 그렇다. 2년 만에 돌아오는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예술의전당 25주년 기념공연으로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이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당시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며 92%의 티켓 판매율을 기록했다. 2014년 강수진(49) 예술감독 부임 첫해 첫번째 공연 작품이기도 하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기량이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 데 한 몫을 한 공연으로 국립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이국적인 인도 황금제국이 배경인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회교사원의 무희를 뜻한다.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 권력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전사 '솔로르', 무희에게서 전사를 빼앗으려는 공주 '감자티', 무희에게 욕망을 품은 최고 승려 '브라만', 이들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배신 이야기다.

2013년부터 니키아와 감자티를 번갈아가며 연기해온 박슬기와 이은원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기량뿐 아니라 캐릭터 해석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세 번째로 니키아와 감자티를 번갈아 연기하게 된 박슬기와 이은원 모두 처음에는 두 역을 동시에 소화하는 것 만으로도 벅찼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한 해, 두해 지나자 캐릭터의 결이 보이기 시작했다.

"니키아는 감정 변화가 정말 다양하다. 절망했다가 좋아했다가 광기를 발산했다가. 변화 속도도 빠르다. 이전에는 이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무희로만 얕게 표현했던 것 같은데 점차 그 깊이가 느껴지더라. 예전에는 니키아는 착한애, 감자티는 나쁜애, 이렇게 무조건 선악으로 나눴는데 무희임에도 공주인 감자티를 향해 칼을 꺼내드는 니키아의 다층적인 면을 발견해나가고 있다."(박슬기)

"경험이 쌓이다보니 니키아에 대해 점차 깨닫게 되더라. 이번에 외국 캐스트인 프리드먼 포겔과 호흡을 맞추면서 새롭고 성숙한 면을 찾아가고 있다."(이은원)

니키아는 발레 여성 캐릭터 중 가장 다채롭다. 1막에서는 사랑의 행복에 취한 관능적인 무희, 2막에서는 자신을 배신한 애인 앞에서 비통함을 감춘 채 행복을 기원하는 춤을 추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비련의 여인, 3막에서는 영혼이 돼 영원한 사랑을 지키는 신비한 망령이다. 마냥 순종적인 여성상이 아닌, 적극적으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캐릭터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그렇다고 맞장구를 쳤다. 박슬기는 "여린 무희가 아닌 사랑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강인한 여성"이라고 해석했다.

감자티는 반면 니키아와 비교해 연기하기가 수월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이 역시 감자티의 깊은 면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뒤늦게 깨달았다.

박슬기는 "알면알수록, 그렇지 않더라. 감자티에게도 슬프고 안타까운 모습이 있다. 그녀의 위치와 명성 때문에 악역으로 보일 수 있다. 살아온 환경에서 그런 면이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은원도 "한 번도 부족함 없이 살아온 사람인데 니키아에게 사랑을 빼앗기니 그 부분에 대해서 연민이 들기도 했다"며 눈을 빛냈다. "어쩔 수 없이 독을 쓰는 장면이 있기는 한데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 니키아만큼 감자티도 중요한 캐릭터다. 두 사람이 싸우는 장면에서는 감자티가 리드를 한다"고 해석했다.

두 역을 번갈아가며 연기하다 보니 두 캐릭터가 맞붙는 장면에서 에너지와 호흡 조절이 능수능란해졌다. 박슬기는 "두 캐릭터가 상반된다. 감자티가 에너지를 발산한다면 니키아는 에너지를 수렴한다. 공주인 감자티는 그 에너지를 더 강화시키고, 무희인 니키아는 그걸 수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니키아와 감자티를 같이 연기하니 상대 캐릭터의 성향과 심리가 더 이해되고 공감할 수밖에 없더라"고 확인했다.

박슬기와 이은원은 발레를 포함한 예술이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박슬기는 "눈치가 늘었다"며 웃었다. "액션이 있어야 리액션이 있다. 그런 부분이 점점 보이더라""상대방이 어떤 상태인지 점점 캐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은원은 "항상 캐릭터 분석을 먼저 한다. 연구를 계속 해야 한다. 캐릭터의 입장을 이해 못하면 그런 표현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만약에 내가 니키아 입장이라면 배신한 애인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니키아를 연기를 해야하니까 그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를 하는 척만 해서도 안 되더라"고 부연했다.

2007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뒤 군무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박슬기, 19세인 2010년 국립발레단에 들어와 초고속인 2년 만에 수석무용수가 된 이은원, 과정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발레단의 간판이다.

선이 고운 박슬기는 최근 화제를 모은 국립발레단 홍보 영상에서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안무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목구미가 뚜렷한 이은원은 표정이 인상적이라 팸플릿에 얼굴을 자주 내비치고 있다. 강 단장 부임 이후 관객과 좀 더 자연스런 소통이 이어지고 있는 국립발레단의 대중적인 이미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부각된 이후 기계가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는 등 예술계에 디지털이 화두가 됐지만 사람이 몸을 써야만 하는 무용수들의 소명을 두 사람이 더 중시하는 이유다.

"물론 연출적인 면에서는 기계의 도움을 받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겠지. 하지만 사람의 움직임을 기계가 똑같이 따라한다고 해도 그 생명력에서 나오는 감동은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박슬기), "같은 작품, 같은 안무라고 해도 그날 그날 다르다. 무용수의 컨디션, 파트너의 상태, 관객의 분위기, 오케스트라의 음색, 군무단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이라서 가능하다."(이은원)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1877년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작품을 1991년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볼쇼이발레단을 위해 재해석한 버전이 토대다. 2013년 국립발레단을 위해 수정 작업을 거쳐 재탄생했다. 당시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했다.

이번 무대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포겔이 솔로르로 나서 이은원과 호흡을 맞춘다. 이영철, 정영재, 김기완, 이동훈도 같은 역을 번갈아 맡는다. 니키아는 이은원, 박슬기, 김리회, 김지영이다. 이은원, 박슬기와 함께 김리회도 감자티를 번갈아 연기한다. 또 다른 감자티는 신승원이다.

30일부터 4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예술감독 강수진, 지휘 주디스 얀,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5000~8만원(30일 문화가 있는날, 43KNB 해피아워로 15만원·23만원), 국립발레단. 02-587-6181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한 반도체 제조공장서 가스 누출 22명 병원
사고가 발생한 반도체 제조공장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 한 공장에서 화학약품 작업 중 염산 탱크에 염소산을 잘못 주입하면서 화학 반응과 함께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0여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9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5분경 미추홀구 도화동 한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가스가 누출 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중 작업자 4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8명은 자력으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탱크로리에서 화학반응이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중화제를 뿌려 진화 했다. 사고 직후 공장 인근 근로자 등 120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 47명과 장비 29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관할 구청은 재난문자를 통해 "도화동 일대에서 가스 누출 사고 발생을 알리며 인근 주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염산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