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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자리 고르는 일본, 다투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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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업 호황 및 노동력 감소로 구인난 심각
취업 빙하기 걷는 韓, 10년 후엔 노동시장 역전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취업난이 극심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구직자를 찾지 못해 다른 기업으로의 취업을 방해하는 ‘오와하라(おわハラ)’ 행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본 역시 과거에 취업난으로 사회 문제가 심각했지만, 기업 경기가 살아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노동력 수급에 불균형이 초래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과거 일본과 닮았다는 점에서 일본의 구인난을 남의 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발표된 IBK경제연구소의 ‘일본의 구인난 원인 및 실태 분석’에 따르면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일자리 천국’으로 불릴 만큼 구인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 졸업자의 취업률은 고졸 100.0%, 대졸 97.6%로,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대졸 취업자 41만8000명 중 39만9000명(95.5%)이 정규직으로 취업했으며, 구직자 1명이 2.3개의 일자리를 골라 선택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일본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실업률은 2010년 6월 5.2%까지 상승한 후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2013년 5월까지 4%대를 유지하는 등 개선세가 미약했다. 그러나 2014년 들어 3%대에 본격 진입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2% 후반대로 하락했다.


장우애 IBK경제연구소 경제금융팀 연구위원은 일본의 구인난에 대해 “2009년 이후 지속된 인력 수급 불균형으로 구인난이 심화됐다”며 ‘아베노믹스로 인한 기업이익 개선’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단카이 세대 은퇴’를 수요증가 및 공급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저점으로 기업들이 채용인원을 꾸준히 늘리면서 노동 수요가 증가했으나, 구직시장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2009년 구직자 수가 급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호황 누리는 일본 기업들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시행된 아베노믹스 이후 엔화 약세와 법인세 감면 등으로 기업이익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 기간 일본의 총명목법인세는 △2013년 34.62% △2014년 32.11% △2015년 31.33% △2016년 29.97%로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일본 기업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50조600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4.8%를 기록해 10분기 연속 4%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 생산지를 두고 있던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회사들과 파나소닉, 샤프, 캐논 등 전자회사들도 일본으로 되돌아왔다. 이로 인해 일본 내 일자리가 증가해 취업자 수가 △2012년 6280만명 △2013년 6327만명 △2014년 6372만명 △2015년 6402만명 △2016년 6465만명으로 늘었고, 2017년 또한 5월까지 6547만명이 취업했다.


이익이 개선된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려갔지만 인구는 점차 줄었다. 일본 총인구는 2010년 1억2806만명에서 2016년 1억2693만명으로 113만명 감소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1995년 8726만명을 정점으로 1070만명 감소해 지난해 7656만명에 그쳤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22년 동안 지속되면서 인구 비중이 69.78%에서 60.81%까지 줄었다.


이 기간이 1947~1949년생 단카이 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렸다는 점도 노동력이 감소하게 된 원인이다.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단카이 세대가 2007~2009년(60세 정년)과 2012~2014년(65세 정년)에 대거 은퇴하면서 노동력 공백이 발생한 것. 아베 정권이 여성 및 노령자의 사회활동 참여를 적극 권장함에 따라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인력 부족을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日, 대기업 종사자 7.4배 많아


일본과 우리나라는 절대적인 일자리 수의 차이도 크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7656만명으로, 3763만명인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나, 업체 종사자 수는 일본이 4794만명으로 우리나라(1497만명)의 3.2배에 달한다. 장 연구위원은 “일본은 매출 규모가 큰 대기업 수가 많고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경쟁력 높은 기업이 많아 업체 종사자 수가 많은 편”이라며 “경제 규모에 비해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은 편이고, 단순 하청업체가 상당수를 차지해 일자리 수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대기업 수는 우리나라 3.5배 수준이며 종사자 수는 7.4배 많다. 2016년 포춘 글로벌 500기업에 일본 기업은 52곳이 포함될 정도로 매출 규모가 큰 대기업이 많으나 우리나라는 15개사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경우 양국이 업체 수는 비슷하지만 일본의 종사자 수가 2.4배 많다.


게다가 일본은 원천기술 등을 보유한 경쟁력 높은 중소기업이 많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도 크지 않다. 기본급을 기준으로 일본 대기업 대비 중기업의 임금이 83.2%, 소기업 75.6%인 반면, 우리나라는 중기업 73.2%, 소기업 65.1%에 머물러 있다. 또한 본업중시,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로 장기존속 기업이 많아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더라도 고용이 안정적이다. 일본에는 △창업 1000년이 넘는 기업이 7곳 △500년 이상 32곳 △200년 이상 3146곳 △100년 이상이 5만곳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가업승계 문화로 인해 희망 구직 직종이 분산되는 문화적 특성이 있다.



韓, 10년 후엔 노동부족 문제 발생


일본도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버블경제 붕괴 및 인구구조 문제로 극심한 취업난을 겪은 바 있다. 단카이 세대의 은퇴 전이었고, 생산가능인구도 많아 노동인구가 넘쳐났다. 일본에서는 취업이 안된다는 의미에서 현재의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직원들을 ‘빙하기 세대’라고 불렀다. 아베 정부는 빙하기 세대를 구제하기 위해 정규직 전환에 연 50만~60만엔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 정점에 달하는 등 노동인구가 많아, 시기적으로 볼 때 일본의 빙하기 세대와 유사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구직자 10명이 6.3개의 일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데, 구인배수(일자리 수를 취업희망자 수로 나눈 것, 1 미만이면 일자리보다 취업희망자가 많다는 뜻)만 놓고 봤을 때 일본의 빙하기 세대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특히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출산율이 낮아 생산가능인구 감소속도가 빠르다. 2027년이면 생산가능인구의 7%가 감소하고, 20대 청년인구 20%가 줄어 노동부족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지 약 20년 후에 노동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장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나라도 장래에 겪게 될 구인난 문제를 암시하고 있어 출산율 장려정책 등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일자리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적인 일자리 수 확충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며 “일본 대기업은 고용의 약 30%를 감당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우수 중소기업을 대기업 규모로까지 육성해야 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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